[팁] 아이폰 단축어(Shortcuts)로 챗GPT 음성 대화 모드 더 간편하게 시작하기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챗GPT의 고급 음성 대화 모드가 많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시각장애인 사용자들에게는 높은 접근성으로 더욱 유용한 기능인데요. 오늘은 아이폰의 단축어 기능을 활용해 챗GPT의 음성 대화 모드를 더욱 편리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왜 단축어를 사용해야 할까요?

챗GPT 앱에서 음성 대화를 시작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앱을 실행하고, 음성 대화 버튼을 찾아 누르는 과정이 필요하죠. 하지만 단축어를 사용하면 홈 화면에서 한 번의 탭으로 바로 음성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단축어 설정 방법 (보이스오버 사용 환경 기준)

  1. 아이폰에 기본 설치된 '단축어(Shortcuts)' 앱을 실행합니다. (앱을 찾기 어렵다면 설정 앱에서 '단축어'를 검색해도 됩니다.)
  2. 단축어의 홈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3. '앱 단축어' 헤딩 아래에서 챗GPT를 찾아 선택합니다.
  4. 'Start voice conversation' 항목을 더블 탭한 후 길게 누릅니다.
  5. 팝업 메뉴에서 '홈 화면에 추가'를 선택합니다.

활용 팁

  • 독(Dock)에 넣어두면 어느 화면에서든 빠르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 기본 이름인 'Start voice conversation' 대신 원하는 이름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예: "GPT 음성 대화" 등)
  • 자동화 기능과 결합하여 특정 시간이나 상황에서 자동으로 음성 대화가 시작되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예: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일정 체크하기, 취침 전 일기 쓰기 등)

다른 유용한 단축어 활용 사례

아이폰의 단축어 기능은 챗GPT 외에도 다양한 앱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 음성 메모 바로 시작하기
  • 자주 연락하는 사람에게 빠르게 전화하기 (저는 활동지원사님에게 전화 걸기를 단축어로 추가했습니다!)
  • 특정 앱의 특정 기능 바로 실행하기 (저는 Be My Eyes 앱에서 봉사자에게 전화 걸기를 단축어로 추가했습니다!)
  • 자주 사용하는 설정 토글하기

특히 미국의 주요 앱들은 대부분 단축어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스마트폰 사용 경험을 한층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며

단축어는 단순한 바로가기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보이스오버 사용자에게는 앱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켜주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챗GPT의 음성 대화 모드를 시작으로, 다른 유용한 단축어들도 찾아보시면서 여러분만의 효율적인 스마트폰 사용 환경을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팁] 구글 어시스턴트 앱으로 번호가 저장되어 있지 않은 곳에 음성으로 전화 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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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식당이나 카페 등에 전화해서 주차 공간이나, 휠체어 진입 가능 여부, 영업 시간 등을 확인해야 할 때가 있는데요. 이 때 지도 앱이나 검색엔진 앱을 열어 검색하고 통화를 하는 방법도 있지만 단 한마디의 음성으로 이 작업을 수행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구글 어시스턴트 앱을 사용하는 것인데요.


  1. 구글 어시스턴트 앱을 깔고 실행하면 바로 마이크가 활성화됩니다. 활성화되지 않는 경우 화면 하단 중앙에 있는 마이크를 탭합니다.
  2. "...에 전화 걸어"라고 말합니다. 가능하면 전화 걸고자 하는 시설의 정확한 명칭을 말합니다.
  3. 그럼 어시스턴트 앱이 자동으로 해당 전화번호를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전화까지 걸어 줍니다.


저는 일반 식당, 카페, 병원 등 여러 곳에 이런 방식으로 전화해서 통화를 많이 하는데요. 반응 속도도 빠르고 내 폰에 저장되어 있지 않은 전화번호도 말 한마디로 전화를 걸 수 있어서 매우 편리합니다. 오늘도 아기가 다니는 소아과에 이렇게 전화해서 진료 시간을 확인했네요.

구글 어시스턴트는 생성형 AI는 아닙니다. 하지만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를 연동하고 사용할 수 있어서 편리한데요. 예를 들어, 구글 캘린더에 일정을 저장하고 확인하는 것도 어시스턴트를 활용하면 음성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어시스턴트 앱 깔아서 사용해 보세요~

장애인 소비자, 국내 기업에겐 그저 투명인간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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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국 기업 셀바스의 미국 법인이 주최한 '브레일 이모션'이라는 제품의 데모 웨비나에 참여하며 씁쓸함을 느꼈다. 셀바스는 국내 기업으로 점자 디스플레이/태블릿 제품인 한소네를 만드는 회사이다. 한소네가 미국에서도 잘 팔리기 때문에 미국 법인이 있다.
웨비나의 말미에 마이크를 켜고 한국에서는 이런 웨비나가 잘 없어서 매우 흥미롭게 참여했다고 말하니 데모를 진행한 미국인 시각장애인이 대답한다.
"Ironic."
맞다. 내가 한국 제품에 대해 정보를 얻기 위해서 미국 사람들이 주최하는 웨비나에 참여해야 한다는 사실은 아이러니이다.

그런데 이런 경험이 처음이 아니다.
3년 전, 결혼을 앞두고 LG 가전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했을 때 나는 장애인 고객을 위한 안내가 전혀 없어서 모멸감을 느꼈었다. 당시 인권위에 차별 진정을 한 내용은 두 가지였다. 한 가지는 제품의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고 다른 한 가지는 장애인 고객에 대한 안내가 너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당시 한국에서는 무엇이 이슈가 되었었냐 하면 루시 그레코라는 미국인이 LG 세탁기를 리뷰하면서 접근성이 부족하다고 말한 것이 이슈가 됐다. LG는 미국에서 루시 그레코를 찾아가서 인터페이스에 대한 자문을 얻고 점자 스티커를 붙여주면서 제품 개선을 약속했다.
정확히 같은 일이 3년이 지난 올해 2월 내게도 있었다. 관련해서는 블로그에 포스팅도 했지만 매우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감사한 것과는 별개로 LG가 장애인 사용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먼저 한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야 수백 가지도 더 될 것이다. 미국은 시장도 크거니와 고객의 구매력도 크다. 그건 장애인 고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시장도 작고 그 중에 장애인 사용자의 구매력은 측정조차 불가능하다. LG 가전을 대규모로 구매할 수 있는 장애인 사용자가 국내에 과연 얼마나 될까? 아니, 시각장애인의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는 한소네조차도 온전히 자비로 구매한 한국인은 손에 꼽을 것이다. 그러니 LG전자는 물론이거니와 셀바스도 국내 시장에서 장애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영업과 마케팅에는 공을 들이지 않는다.

장애인의 소비자 권리와 관련해서는 풀어가야 할 문제가 많이 있다. 하지만 복잡한 솔루션을 생각하기 전에 먼저 씁쓸한 분노를 느끼자.
한국의 장애인은 소비자로서는 투명인간일 뿐이다. 보조공학기기 업체에게도 그렇다.

[강의안] AI를 장애인 번역사의 편으로 만드는 방법 - 2024 우리동작 번역 페스티벌

오디오로 들으시려면 play 버튼을 눌러 주세요. 이 음성은 인공지능 서비스 Elevenlabs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지난 8월 16일, 이룸센터에서 열린 2024 우리동작 번역 페스티벌에서 "AI를 장애인 번역사의 편으로 만드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이 강의는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변화하는 번역 환경 속에서 장애인 번역사들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자 준비했습니다.

ChatGPT, DeepL, 네이버 파파고, Claude 등 주요 번역 도구들에 대해 그 기능과 특징을 비교 분석하고,  실제 번역 실습을 통해 AI 도구를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번역사만의 고유한 역할과 필요 역량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논의했습니다.

특히, 장애인 번역사 들이 AI 기술을 통해 더욱 편리하게 번역 업무를 수행하고,  더 나아가 자신만의 강점을 살려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함께 모색했습니다. AI를 '두려움의대상'이 아닌 '든든한 조력자'로 만들어,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의 준비와 지금 이 블로그 글을 쓰는 과정에서도 AI 도구인 Claude를 활용해 초안을 작성했습니다. 글의 톤이 다소 추상적이고 부자연스러운 것은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강의안에 하고자 하는 말의 핵심 내용은 충분히 담았습니다.

AI 시대의 번역이 단순한 언어 간 전환을 넘어 다양한 경험과 관점을 포용하는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장애인 번역사들의 독특한 시각과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강사 소개: 김헌용

김헌용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한영 번역을 전공한 시각장애인 번역사입니다. 현재 신명중학교 영어교사로 재직 중이며,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번역가 양성과정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장애인을 대상으로 번역 강의를 운영해왔으며, AI 시대의 번역 기술과 접근성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요 번역 작업으로는 「로스트 보이스 가이(책덕, 2022)」의 공동 번역 참여가 있습니다.


참고: 본 강연 내용은 2024년 8월 16일 우리동작 번역 페스티벌 강연을 위해 작성되었으며,  AI 언어 모델인 Claude의 도움을 받아 초안을 작성하였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더 자세한 내용은 댓글로 문의해주세요!


강의안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교육부의 AI 디지털교과서 사업, 현실과 이상 사이의 딜레마

교육부가 AI 디지털교과서를 내년부터 도입하겠다고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야심찬 계획은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져 보인다. 수천억 원을 쏟아 붓는 미국 거대 테크기업들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게 AI 기술인데 교과서를 만드는 데 AI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기술력도 자금도 부족한 교육부가 어떤 근거로 이런 무리수를 두는 걸까?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과서 출판업계 관계자들은 '총체적 난국'이라고 하고, 기술 업계 관계자들은 코웃음을 친다. 냉정하게 말해 이번 사업의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 내년에 챗GPT처럼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AI" 교과서가 나오리라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AI가 진짜 AI가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AI 사랑을 보며 나는 이명박의 '자원외교'가 떠오른다. '뭔가 있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접근하다가는 이 사업을 추진하는 국가 교육행정기관과 출판사 몇 곳이 망가지는 건 순식간이다. 문제는 그 모든 기관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나라 교육의 질을 떠받치고 있는 중요한 기둥들이라는 사실이다.

AI 디지털교과서 사업이 어려운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교과서를 웹에 구현해야 한다. HTML, CSS, 자바스크립트 등 웹 기술을 기반으로 구현해 사용자가 브라우저를 통해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전통적인 출판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기술 전문성을 요구하는데 기존 출판사들에게는 생소한 분야이다. 둘째,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가 사용되기 때문에 철저한 보안 인증을 받아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은 최근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고도의 기술적 조치와 법적 대비가 필요하다. 셋째, 보편적 학습 설계(UDL) 원칙을 따라 개발해야 하고 웹 접근성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다양한 학습자의 요구를 고려하고 장애가 있는 학생들도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모두 고난도의 과제이다. 각각이 전문성을 요구하는 영역이며, 이를 모두 통합하여 교과서라는 형태로 구현해내는 것은 기존 교과서 개발과는 차원이 다른 도전이다.

당연히 출판사들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여러 에듀테크 기업들이 합류했지만, 역부족이다. 이러한 과제를 달성하려면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한데 국가가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은 거의 없고, 제시한 시한은 너무 짧다. 모두 2024년 말에 끝내야 하는 일정이다.

그럼에도 이번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의미 있는 이유가 있다. 바로 '웹 기반'이라는 점이다. 웹은 '접근성 표준'이 명확해서 개발자들에게 접근성 관련 요구사항을 전달하기가 비교적 수월하다. 이는 그동안 장애학생과 장애인 교원의 니즈를 무시하고 비장애인 중심으로 개발되어 온 교과서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다.

나는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장교조)을 통해 이 사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장교조는 교육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과의 협의를 통해 개발 가이드라인에 접근성 관련 내용을 반영했고, '모두를위한교과서공동대응그룹'이라는 협의체를 만들어 대응 중이다. 이제 곧 수십 명의 장애인 교원들이 발행사들을 직접 만나 접근성 관련 자문을 하게 된다.

이 사업이 실패하지 않기 위해 교육부가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눈에 보이는 혁신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혁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교육 주체 당사자들에게 공감과 설득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교육부는 시간에 쫓긴 나머지 이 중요한 과정을 건너뛰고 있다. 지금이라도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일정과 예산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이대로 추진할 경우 이번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시도가 성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제는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할 때이다. 기술 혁신과 교육의 본질, 포용성과 효율성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찾을 수 있을까? 우리는 최적의 균형을 찾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AI 기술의 발전은 ‘교육과 기술의 최적의 균형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교육 주체들이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

나는 이 기회가 단순히 정치인의 치적 쌓기가 아니라 우리가 궁극적으로 더 포용적이고 접근성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가는 모멘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한 방향만 제대로 설정한다면, 당장 내년에 AI 디지털교과서 사업이 시작하지 못하더라도 이 사업을 통해 미래 교육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것이 더 나은 교육적 선택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