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얘기하면 대박이다!
작년 말에 LG전자에서 LG씽큐 API를 공개했다는 기사를 봤었는데, 올해 7월에 공식 MCP 서버를 Github에 발표했었구나! 챗GPT한테 물어봐서 알게 됨! ㅎ
어차피 MCP 서버가 API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당연한 수순으로 생각하긴 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빠른 시기에 만들어 줘서 고마움. 바로 Claude 데스크톱 앱에 연결하고 시험해 봤다.
이제 데스크톱에서 가전과 채팅 가능!
실제 대화
나: 로봇청소기를 시작해 줘. Claude: 로봇청소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중간 코드 생략) 로봇청소기가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절전 모드에서 깨워서 정상적으로 작동을 시작했습니다.
나: 현재 실내 온도는 몇 도야? Claude: 에어컨을 통해 현재 실내 온도를 확인해드리겠습니다. (중간 코드 생략) 현재 실내 온도는 26도 입니다. 에어컨 센서에서 측정한 상세 정보: - 현재 온도 : 26°C (78°F) - 설정 온도 : 25°C (77°F) - 습도 : 63% - 에어컨 상태 : 전원 꺼짐 - 공기질 : 좋음 (PM1: 8, PM2.5: 8, PM10: 9) 현재 에어컨이 꺼져 있는 상태에서 실내 온도가 설정 온도보다 1도 높게 측정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MCP를 통해서 LG씽큐 앱에 등록되어 있는 가전을 제어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
세밀한 제어는 아직 숙제
어차피 AI가 수행할 수 있는 동작은 MCP 서버 제공자가 정의한 것에 한정되기 때문에 아주 많은 동작을 컨트롤할 순 없다. 단적으로, 로봇청소기를 시작하고 멈추는 단순 동작은 제어 가능하지만, 흡입력이나 걸레 물 분사량을 조절하는 등의 세밀한 조작은 LG ThinQ 앱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나: 지금 로봇청소기 걸레가 건조 중인데 건조를 중지해 줘. Claude: 로봇청소기의 걸레 건조를 중지하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먼저 현재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사용 가능한 제어 명령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중간 코드 생략) WAKE_UP 명령을 전송했습니다. 이 명령으로 로봇청소기가 현재 상태에서 깨어나면서 건조 과정이 중단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ThinQ Connect API로는 걸레 건조 기능을 직접 제어하는 명령이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 정확한 건조 제어를 위해서는 LG ThinQ 앱을 통해 직접제어하시거나, 로봇청소기의 물리적 버튼을 사용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렇게 Claude는 내 요청을 수행하려 시도했지만, 애초에 MCP에 없는 기능이기 때문에 수행하지 못했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이미 혁명
그럼에도 각종 기기의 현재 상태, 예컨대 냉장실과 냉동실 온도 등을 데스크톱에서 바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AI 사용자들에겐 큰 편의성 개선이다. 특히 나 같은 시각장애인에겐 더 그렇다.
참고로 개발자들이 스마트홈 허브로 많이 사용하는 홈 어시스턴트에서도 API를 이용해서 LG씽큐를 제어할 수 있다. 또한, 일반 사용자도 LG씽큐 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받아 홈 탭에서 자체 챗봇인 '챗씽큐'를 통해 가전을 편안한 자연어 대화로 제어할 수 있다.
아마도 곧 일반 소비자에게 출시될 예정인 씽큐온에서도 제어할 수 있는 범위는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씽큐온'은 LG전자가 작년 9월에 생성형 AI 기반 스마트홈 허브가 될 거라고 발표한 제품. 현재 우리 집에 있는 AI 스피커 가운데 국산 네이버 클로바가 가전 제어는 가장 잘하지만 곧 씽큐온이 그 자리를 넉넉하게 차지할 예정. ㅎ)
물론 이 중 가장 광범위한 조작이 가능한 플랫폼은 LG씽큐 앱 그 자체이다. 홈 탭에 있는 챗씽큐 말고 디바이스 탭에서 기기별로 제어하는 UI 말이다. 그 외에 다른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API에 제공된 대표적 기능 몇 가지로 크게 제약된다.
우리는 왜 통합 AI 비서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이미 똑똑한 스마트폰 앱 LG씽큐 앱이 있는데, 그리고 LG전자가 직접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AI 스피커 씽큐온도 개발하고 있는데 뭐하러 MCP까지 필요한 걸까?
그건 자신이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비서 한 명쯤은 두고 싶어하는 우리의 심리랑 맞닿아 있다. 그냥 내 일을 대신 해 줄 수 있는 믿을 만한 비서 한 명, 아니 하나의 AI를 두고 싶은 욕구 말이다.
챗GPT와 Claude는 그에 근접해 가고 있고, 이제 많은 서비스들이 MCP를 통해 AI와 연동되지 않으면 '구식' 취급을 받게 될 거다. 스마트폰 앱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단 얘기.
이번 주 HardFork 에피소드에서도 다뤘듯, 어쩌면 스마트폰은 AI의 등장으로 인해 대중의 머릿속에서 더 이상 '스마트'하지 않게 인식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걸 '앱의 종말'이라고까지 표현하는 건 너무 많이 나가는 것이겠지만, 아무튼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은 일을 개별 앱이 아닌 AI 플랫폼에서 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MCP가 출시된 이후 여러 MCP 서버를 Claude에 연동해 봤지만, 마침내 가전 제어라는 유용성을 직접 체감하니 그런 확신이 더 생긴다.
고민할 것은?
물론 편해지는 만큼 위험도 더 커진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Claude가 MCP 가지고 뭐 한 가지만 하려 해도 계속 허용 여부를 묻는 건 좋은 조치이다.
더불어 국내에서도 카카오 등에서 MCP 생태계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주요 기업들이 국내 플랫폼도 좋지만 Github에 좀 공개했으면 좋겠다. Github이 몇 번 써 보니 비개발자인 나도 유용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더라. 특히 MCP는 Github에 자세히 설명된 것 보고 하나하나 따라서 사용해 볼 수 있었다.
MCP(Model Context Protocol)란?
MCP는 2024년 11월에 Claude를 만든 Anthropic이 오픈소스로 발표한 소프트웨어 간 통신 표준이다. 각종 서비스나 데이터를 LLM 기반 챗봇 안에서 대화 중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대표적으로 Claude 데스크톱 앱에서 지원되고 있지만, 범용 프로토콜이어서 곧 있으면 ChatGPT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