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Daum에게 빼앗긴 뉴스 콘텐츠의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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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사이트가 뉴스 미디어 생태계에 미친 영향은 복잡하다. 그 중에서 네이버와 Daum과 같은 포털 사이트가 뉴스 기사 전문을 직접 제공하는 현행 방식은 소비자에게단기적 편익보다 장기적 손실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손실은 이것이다.


첫째, 포털 뉴스 서비스는 뉴스 미디어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 혁신을 저해했다. 포털이 뉴스 기사 전문을 제공하면서 각 언론사의 웹사이트는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경쟁력을 상실했다.콘텐츠는 내용만큼이나 형식도 중요한데, 뉴스 미디어들은 UI 개선의 기회를 근본적으로 놓쳤다. 최근 회원제나 구독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UI에 대한 축적된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섬세한 변화보다는 뉴스레터 같이 눈에 띄는 트렌드를 좇기에 급급하다.

둘째, 뉴스 미디어의 브랜드 가치가 약화되었다. 어느 콘텐츠이든 내용만큼이나 메신저에 대한 이미지도 중요하다. 그러나 포털을 통해 노출되는 기사는 그 뉴스 미디어의 정체성과 특성이 희석된 채 전달된다. 이는 각 미디어의 브랜드 이미지를 약화시켰고, 미디어들도 브랜드에 대한 고민을 상대적으로 덜 하게 만들었다. 브랜드의 평판이나 콘텐츠의 일관성은 장기적으로 콘텐츠의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뉴스 미디어들이 인스턴트성 기사에 집착하게 되면서 콘텐츠 품질이 하향 평준화되었다.


물론 포털 사이트가 뉴스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특히 공적 가치를 고려하면 접근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다. 하지만 포털 사이트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즈음 이미 공적 콘텐츠의 매개채로서의 기능은 상당 부분 상실했다고 본다.그리고 이제는 소비자가 뉴스를 접할 수 있는 접근 경로가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더 이상 포털 사이트의 중계가 필요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

오히려 뉴스 미디어들이 네이버나 Daum에 종속되기를 거부하고 UI와 브랜드에 대한 고민을 더욱 치열하게 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했다면 지금보다 더욱 견고한 뉴스 미디어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뉴스 미디어들의 노력 부족을 탓하기에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너무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가 요구하지 않는데 뉴스 미디어들이 스스로 험한 길을 택했어야 한다는 평가는 가혹하다.

누구 탓이든 간에 뉴스 미디어들의 오랜 기간 포털 사이트의 종속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뉴스 콘텐츠 다양성은 많이 축소되었다. 2010년대에 시도되었던 뉴 미디어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사라졌고, 소비자들은 뉴스 콘텐츠의 다양성 저하와 품질 저하를 경험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작은 변화로, 지금이라도 네이버와 Daum이 뉴스 기사 전문을 보여주는 대신 기사 제목을 누르면 해당 웹 페이지로 연결해주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이건 구글 방식이다. 구글은 기사 본문을 보여주지 않고 해당 웹 페이지로 리디렉팅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요즘 나는 육아를 하면서 틈틈이 뉴스를 구글의 모바일 앱으로 소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방식을 바꾼 이후로 하루 중 뉴스 콘텐츠를 읽는 시간이 비약적으로 늘었다. 뿐만 아니라 구독하는 뉴스 미디어도 늘었다. 예전처럼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같은 소셜 미디어에 의존하지도 않고, 이메일 뉴스레터에만 의존하지도 않는다. 무엇보다도 뉴스 콘텐츠의 깊이와 다양성에 매일매일 놀라고 있다.

구글 앱에 올라오는 뉴스를 보고 있자면 마치 소셜 미디어의 뉴스피드처럼 하루에도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진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중에는 나의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는 아티클도 많이 있다. 영상 콘텐츠가 대세라고 하지만 여전히 복잡하고 추상적인 정보는 글로 접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결론적으로 네이버와 Daum도 뉴스 기사 전문 제공 방식을 개선하면 좋겠다. 뉴스 미디어들도 포털이라는 보조 바퀴이자 족쇄를 벗어버리고 스스로 경쟁력을 높여가야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포털 사이트의 경쟁력도 강화해 줄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에게 더욱 다양하고 질 높은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