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s Hunyong's Lab 2024-05-09T19:00:03Z 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07733 2024-05-05T03:57:53Z 2024-05-09T18:50:30Z 전맹 시각장애인 초보 아빠의 30일 육아 체험기 👶

도도가 세상에 나온 지 30일이 되었습니다! 🎉 원래 이 포스팅을 쓰기 시작한 건 5월 3일 밤인데 올리는 건 5월 5일 점심에서야 가능하네요~ 육아란 이런 것인가 봅니다! ㅎ


시각장애인 초보 아빠로서 어려운 점 😓

예상대로 아빠로서의 역할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눈이라는 감각 기관의 도움 없이 소리와 촉각으로만 새로운 기능과 행동양식을 배운다는 건 정말이지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간단하게는 아기를 안는 자세에서부터 분유를 타는 일까지 뭐 하나 자연스럽게 되는 일은 없더라고요.

예를 들어, 편안하게 안는 자세와 트림시킬 때 안는 자세가 다르고 젖병을 물리는 각도도 아이가 분유를 마시는 양에 따라 미세하게 달라져야 합니다. 조리원에 있을 때 관리사님들의 팔 각도를 일일이 만져보고 실습해 봤지만 추가로 유정의 가이드를 수도 없이 받고 나서야 아기의 머리와 허리가 일직선이 되는 각도에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젖병을 물리는 일은 아기의 입을 찾는 것부터 쉽지 않아 당황했습니다. 한 팔로 아기를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 젖병을 들다 보니 아이가 얌전히 입이 벌려줄 때는 그나마 쉽게 입의 위치를 찾을 수 있지만, 마구 몸부림을 칠 때는 정확히 젖병을 가져다 대주는 것부터가 어려웠습니다.


육아 과업별 난이도 분석 📊

아빠가 할 일에는 이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젖병을 끓는 물에 소독하고 제때 꺼내주는 일(이걸 '열탕 소독'이라고 부르더군요)은 조심스럽게 하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하면 젖병이 상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저는 아직 시도해 보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육아 과업은 다양한데요. 오늘은 육아 30일 동안 전맹 시각장애인 초보 아빠 입장에서 해 본 일을 중심으로 과업의 난이도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 안아주기 (난이도: 하): 처음에 안전한 자세 교육이 필요하지만 연습을 통해 자연스러워집니다.
  • 젖병 물리기 (난이도: 중): 입 찾기, 마시는 속도에 따라 각도 기울이기 등 섬세 작업이 필요합니다.
  • 젖병 씻기 (난이도: 하): 위생을 위하여 젖병 씻기 전용 세제, 전용 솔, 전용 바가지가 필요합니다. 이 외에는 설거지와 비슷.
  • 젖병 열탕 소독 (난이도: 상): 젖병을 끓는 물에 넣고 제때 꺼내어 전용 트레이에 올려놓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 젖병 소독기 사용 (난이도: 상): 열탕 소독까지 마친 젖병을 건조시키고 소독시키는 작업인데 전용 소독기에 음성 피드백이 없어서 세부 설정을 조작하기가 어렵습니다.
  • 트림시키기 (난이도: 하): 아기가 트림하기 좋은 자세로 안고 등을 문지르거나 살작 다독여 줍니다. 안는 자세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 기저귀 갈기 (난이도: 중): 기저귀 갈기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배변 상태를 봐서 적시에 해주는 것이 어렵습니다.
  • 옷/스와들업/속싸개 입히고 벗기기 (난이도: 중): 옷감이 부들거려서 모양을 파악하고 방향을 맞추는 것이 까다롭습니다. 하지만 연습을 통해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 분유 포트 사용 (난이도: 상): 물을 끓여주고 분유에 적당한 온도인 36°C~37°C에 맞게 보온시켜 주다가 설정한 양만큼 출수키시는 용도인데 터치 버튼이고 음성 피드백이 없어서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 목욕시키기 (난이도: 상): 세숫대야 2개와 아기 욕조 1개를 준비해 놓고 얼굴, 머리카락, 몸통을 차례로 씻겨준 후 헹궈주고 빠르게 건조시켜주어야 합니다. 아기 귀나 코에 물이 들어갈 수 있고 미끄러워서 놓치기 쉬우므로 옆에서 잡아주는 등 제한적인 역할만 가능합니다.
  • 엉덩이 물로 씻기기 (난이도: 상): 아기가 대변을 보았을 때 세면대나 씽크대에서 엉덩이를 씻겨줍니다. 판때기처럼 생긴 전용 비대를 받쳐놓고 씻길 수 있습니다. 목욕시키기보다는 난이도가 낮지만 역시 안전상의 이유로 역할이 제한됩니다.

시각장애인 아빠의 육아 필수템 🍼

그래도 분유를 타는 일은 기술의 발전 덕분에 수월해졌습니다. 브레짜 분유 제조기가 시각장애인들의 구세주이더라고요. 분유와 물을 넣어주면 7초 만에 정확한 비율에 따라 미리 설정해 둔 양의 분유가 제조되어 커피 머신처럼 젖병에 쏟아집니다. 비단 시각장애인이 아니더라도 많이들 사용하는 기계인데 시각장애인 육아 동지들에게는 필수품인 것 같습니다! (미리 알고 선물해 준 장교조 동지들에게 감사합니다!) 브레짜와 관련해서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설정한 양보다 10mL 정도 더 많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이 점만 기억한다면 거의 흠 잡을 데 없는 완벽한 육아템인 것 같습니다.


* 사진 by 유정

설명: 브레짜 분유 제조기. 제품의 윗면에 여섯 개의 버튼이 있다. 마치 한소네 버튼처럼 왼쪽에 3개, 오른쪽에 3개씩 있다. 중앙부에는 LCD 디스플레이가 있다. 버튼 아래 아이콘 모양의 LG전자 점자 스티커를 붙여 놓았다.


브레짜의 버튼 구성은 오른쪽부터 다음과 같습니다.

  • 전원 버튼
  • 시작 버튼
  • 출수량(mL) 조절 버튼
  • 온도 조절 버튼
  • 청소 버튼 (물 빼는 용도)
  • 분유 브랜드 선택 버튼 (분유 제조사별로 할당된 번호가 다르며 각 브랜드에 해당하는 번호는 브레짜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우리 부부를 행복하게 해주는 육아템 💡

제가 도도가 태어나기 전에 미리 해두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습니다. 온 집안에 AI 스피커를 설치한 일인데요. 그동안 모아놓은 아마존 에코, 애플 홈팟 미니, 구글 홈 미니, 네이버 클로바 등 AI 스피커 6종을 집안 곳곳에 설치하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해 놓았습니다.아기를 재울 때 자장가나 파도 소리를 틀어주고, 아기랑 놀 때는 AJR이나 빅터 우튼, 칙 코리아 같이 분위기를 띄워주는 아티스트(부모의 개취가 다분히 반영됨!)의 음악을 틀어줍니다. AI 스피커는 저만이 아니라 유정도 정말 많이 사용하는데 아기를 안고 있다 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AI 스피커는 조리원에 있을 때도 가져다 놨을 만큼 음악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게 매우 중요한 육아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


시각장애인 아빠로서 가장 힘든 점 🥲

초보 전맹 시각장애인 아빠로서 가장 난감한 것은 육아에 필요한 각각의 과업과 단계들이 글 또는 말로 되어 있는 것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유튜브 영상들은 대부분 내레이션이 없고 육아 관련된 수많은 글은 아주 디테일한 행동까지 묘사해 주지는 않습니다. 한마디로 눈으로 배워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는 게 가장 힘든 점인 것 같습니다.


시각장애인 아빠로서 가장 좋은 점 ❤️

그럼에도 아기가 내 품에서 곤히 잠들어 있을 때 이 모든 걱정과 절망감이 눈 녹듯이 사라집니다. 아기의 체온에는 어른의 마음을 녹이는 마술 같은 힘이 있습니다. 아기가 내 품에 폭 안겨서 잠들어 있을 때 저는 다른 아빠들과 똑같은 한 명의 아빠가 됩니다. 저의 장애를 잊고 오롯이 도도와 연결된 기분은 일종의 해방감이라고 표현할 만합니다.

이제 겨우 한 달 지났을 뿐이니 앞으로는 더 많은 난관이 있겠지요. 그래도 도도는 우리 가족에 찾아온 가장 큰 행운입니다. 도도만을 생각하며 더 열심히 배우고 더 행복한 육아생활해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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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01970 2024-04-07T13:00:00Z 2024-04-08T12:20:49Z 새로운 일상을 맞이하며 오늘 산후조리원으로 잘 옮겼습니다. 😂 유정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고 도도도 건강해요~ 축하해 주시고 걱정해 주신 분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첫 아이를 낳으면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다양한 감정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죠. 삶에서 이렇게 중요한 순간은 몇 번 되지 않을 것 같아요. 도도의 출산은 우리 커플이 2년에 걸친 긴 시간 동안 준비해 온 것이었습니다. 이것에 관해선 언젠가 따로 글을 쓰려고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엔 지난 2년보다도 더욱 강렬했던 지난 1주일을 돌아보며 그저 가슴을 쓸어내리고 우리에게 찾아온 행복을 가만히 받아들이며 감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우리 부부에게 서로 위로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았어요.

유정이 제왕절개 수술을 하던 날 새벽, 저는 묘하게도 슬픈 감정에 사로잡혔습니다. 아이가 찾아 온 것은 너무나도 큰 행복인데 그와는 별개로 우리 커플의 삶의 한 챕터가 마무리되어가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당황스럽게도 어떤 거창한 행동이나 말이 아니라 설거지 같이 사소한 일을 하면서 눈물이 왈칵 나더라고요.

오늘 산후조리원으로 옮기기 직전 유정과 잠시 집에 들렀을 때 유정 또한 같은 슬픔을 느꼈다고 합니다. 같이 수없이 탔던 엘리베이터인데 왠지 우리 둘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그 작은 순간이 그리울 것 같다며 눈물이 나더라면서요.

감정이란 참 신기한 것 같아요. 지난 9년 동안 유정과 제가 많은 곳을 여행하고 많은 도전을 함께했지만 어쩌면 정말 소중한 것은 이런 설거지나 엘리베이터 타기처럼 작은 일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젠 우리 둘만의 일상은 많이 줄어들 것 같아요. 대신 도도와 함께하는 더 행복한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잘살았다며 서로를 위로해 주고 이제 다시 함께 새로운 챕터를 쓰려고 합니다. 앞으로의 삶도 어떤 거창한 의미 때문이 아니라, 그저 반복되는 일상이 있기 때문에 행복하리라 믿습니다.

앞으로 당분간은 긴 글을 쓸 시간은 없겠지만, 그래도 종종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짧게라도 행복한 단상을 나누겠습니다.

도도야,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줘서 너무 고마워.
엄마랑 아빠랑 같이 추억 많이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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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01129 2024-04-03T22:21:07Z 2024-04-03T22:27:42Z 도도의 첫 모습!

도도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태어난 시각은 4월 3일 오후 3시 31분입니다.

아기와 산모 모두 건강합니다~ 😂

몸무게가 4KG나 되어서 제왕절개로 나왔는데요,

유정에 따르면 아직 만기일이 4일이나 남았는데 강제로 방을 빼야 해서 나오자마자 그렇게 서럽게 운 것 같다고... ㅎㅎㅎ

아빠고 뭐고 다 싫다는듯 우렁차게도 우네요~~ ㅋㅋㅋ


도도를 안아 봤습니다!

뱃속에 있을 때 꼼지락꼼지락하던 딱 그 느낌으로 손발을 움직이는데 어찌나 익숙하던지...

그래, 니가 엄마 뱃속에서 이렇게 놀았지! 그래그래, 너인지 딱 알겠다!

이젠 아빠랑 놀자!


도도는 아들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유정을 더 닮았다고 하는데 입술은 저를 닮았다고 하네요~

아기 때는 자주 얼굴이 바뀐다고 하던데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갈지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유정은 도도의 울음소리를 듣자마자 너무 귀여워서 눈물이 났다고 합니다.

저의 어머니도 도도를 보면서 연신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사실 저도 수술을 앞두고 새벽부터 계속 눈물이 났는데요.

2년 전, 임신을 결정한 그 순간부터 이 날만 바라보며 노력해 준 유정에게 너무 고마워서였습니다.

그런 엄마, 아빠, 할머니한테 "나도 힘들어요!" 하면서 앙앙 우는 도도가 마냥 예쁘네요!


도도야, 우리 행복하게 살자!

니 마음 잘 헤아리는 아빠가 될게!



[영상 캡션]


헌용: 도도가, 좀 늠름한 편인 것 같은데? 응? 늠름한 편인 것 같은데? 도도야, 벌써 막 꼼질꼼질...

도도: (귀찮다는 듯) 앙앙앙~~~

헌용: 괜찮아, 괜찮아~~ 에이그...

도도: (저리 가라는 듯) 앙앙앙~~~

헌용: 히히히 아빠야, 아빠야, 아. 빠.

도도: (여전히 귀찮다는 듯) 앙앙앙~~~

헌용: 사랑해~ 괜찮아~

도도: (사랑해도 소용 없다는 듯) 앙앙앙~~~


P.S.: 사진은 저녁에 신생아실 유리벽 넘어로 장인어른이 찍어주신 도도의 자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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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099703 2024-03-29T04:20:53Z 2024-03-30T06:45:20Z 📱 내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iPhone 앱: 영어 콘텐츠 및 생산성 도구 관련 앱 12개 🛠

현재 기준으로 나의 iPhone 홈 화면에 있고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앱을 소개하는 시리즈입니다. 지난번에는 시각장애인으로서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하고 실제로도 사용하고 있는 앱 13개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번에는 영어 콘텐츠 및 생산성 도구 분야에서 제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앱 12개를 모았습니다.

접근성과 사용자 경험(UX)은 이번에도 말할 나위 없이 앱 선택에 최우선 고려 사항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앱들 역시 iPhone의 스크린 리더인 보이스오버를 통해 충분히 접근 가능하고 사용하기 쉽게 설계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앱들은 영어교사로서 저의 전문성을 키우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한편, 제가 자주 사용하는 앱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오디오에 특화되어 있거나 오디오 기능이 강력한데요. 시각장애인으로서 콘텐츠나 생산성 분야 모두에서 오디오가 기본 매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오늘 소개하는 앱 중 다수는 유료 가입을 통해 이용하고 있습니다. 유료로 사용하는 앱은 괄호 안에 표시했습니다.


스포티파이(유료)

음악, 팟캐스트 및 오디오북을 스트리밍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고 다양한 플랫폼 및 기기와 쉽게 연동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음악 스트리밍 앱이다 보니 국내 트렌드에서 벗어나 다양한 아티스트의 음악을 찾아 들을 수 있고 추천 알고리듬도 훌륭합니다. 현재는 영어권 국가에서만 오디오북 스트리밍이 되고 있지만 향후 한국 등 다른 언어권에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포티파이의 가장 좋은 점은 PC 및 AI 스피커들과 심리스하게 전환된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iPhone에서 음악을 듣다가 ‘다른 기기로 연결’을 선택하면 음악이 끊김 없이 바로 선택한 기기에서 재생됩니다.


애플 팟캐스트

애플이 제공하는 기본 팟캐스트 앱으로, 다양한 주제와 장르의 팟캐스트를 쉽게 찾아 들을 수 있습니다. 팟캐스트를 들을 수 있는 다른 앱도 많지만 결국은 이 앱으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고 접근성이 좋습니다. 올해 초에 업데이트된 iOS 17.4 버전부터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로 된 팟캐스트는 자동으로 스크립트를 생성해 주는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나중에 한국어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Audible (유료)

아마존이 운영하는 세계 최대의 오디오북 및 오디오 콘텐츠 제공 서비스입니다. 수십만 개의 오디오북, 팟캐스트, 오리지널 시리즈 등을 제공하며, 다양한 장르와 주제를 아우릅니다.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는 플랫폼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Audible에서만 들을 수 있는 고품질의 오디오북과 콘텐츠가 많기 때문에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2008년부터 Audible을 듣기 시작했는데 편의성을 떠나 이 플랫폼에서 처음으로 접한 오디오북들이 많아서 정서적으로도 이 플랫폼을 떠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TuneIn

세계 여러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는 앱입니다. 뉴스, 음악, 스포츠, 토크쇼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실시간 방송을 들을 때 매우 유용합니다. BBC 라디오나 월드컵 중계와 같이 국내에서 접할 수 없는 외국 라디오 방송을 듣고 싶을 때 사용합니다.


Economist (유료)

1843년에 창간된 영국의 경제 주간지 The Economist를 오디오로 들을 수 있는 앱입니다. 경제, 정치, 과학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심층 분석과 해설을 들을 수 있습니다. 특정 국가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글로벌 이슈를 다룬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인터페이스가 매우 간단하고 직관적이며 거의 모든 주요 기사를 오디오로 재생할 수 있습니다.


NYT Audio (유료)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인 뉴욕 타임스의 주요 기사와 팟캐스트를 오디오 형식으로 제공하는 앱입니다. 기존의 NYTimes 앱과는 달리 오로지 오디오 콘텐츠만을 위해 만들어진 앱으로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고 오디오 퀄리티가 높습니다. 기자들이 직접 낭독하는 기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뉴욕 타임스의 팟캐스트는 여러 면에서 혁신적인데 오디오 뉴스 콘텐츠임에도 다양한 음향 효과와 편집으로 시네마틱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Speechify (유료)

텍스트-투-스피치(TTS) 기술을 사용하여 텍스트를 오디오로 변환해 주는 앱입니다. 책, 문서, 웹 페이지 등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고 Gmail, Dropbox, Kindle 등 다양한 서비스와의 연동을 통해 개인이 소유한 문서를 불러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Speechify의 가장 큰 장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품질의 목소리입니다. 미스터 비스트, 귀네스 팰트로, 스눕 독 같은 셀럽들의 목소리부터 자연스러운 AI 목소리까지 언어별로 다양한 목소리와 읽기 속도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창업자인 클리프 와이츠먼(Cliff Weitzman) 자신이 난독증이 있으며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보조 기술로 이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Zoom (유료 멤버십 제공)

원격 화상 회의, 웨비나, 온라인 교육을 지원하는 비디오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입니다. 연결 품질이 매우 높고 다양한 고급 설정을 할 수 있으며 뛰어난 접근성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Zoom은 이제 업무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앱이 되었습니다. 구글 캘린더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할 수 있고 Zoom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드파티 앱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구글

검색, 구글 렌즈, 맞춤화된 뉴스피드 등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하여 제공합니다. 최근에 제미나이(Gemini) 기능이 추가되어 GPT-4 수준의 채팅도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점은 뉴스피드에 올라오는 기사들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사를 선택한 후 ‘더 보기’를 누르고 소리내어 읽기를 선택하면 기사를 음성으로 재생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언어와 읽기 속도 조절이 지원됩니다.


구글 어시스턴트

검색, 일정 관리, 스마트 홈 제어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AI 기반 가상 비서입니다. iPhone에서도 이 앱을 설치하면 구글 어시스턴트를 음성 비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전화 걸기, 인터넷 검색, 음악 재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 앱에서 제어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기능은 구글 캘린더에 일정 추가하기입니다. 음성만으로 일정을 추가할 수 있고 나중에 별도의 앱이나 웹에서 손쉽게 수정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언어를 지원합니다.


챗GPT (유료 멤버십 제공)

오픈AI가 개발한 자연어 처리 기반의 대화형 챗봇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거대 언어 모델인 GPT-4를 사용하여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인터넷 검색과 이미지 인식 및 생성이 가능합니다.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궁금증을 해결하거나 특정한 주제에 관해서 브레인스토밍해야 할 때 대화 상대로 유용합니다. 특히 ‘대화 모드’를 사용하여 타이핑 없이도 음성으로 끊김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등 세계 주요 언어를 모두 원어민처럼 자연스럽게 발음하여 기술적으로만이 아니라 언어적으로도 장벽을 크게 낮추었습니다.


Perplexity (유료 멤버십 제공)

2022년에 설립된 스타트업인 Perplexity AI가 개발한 대화형 검색 엔진입니다. 구글과 달리 검색 결과 링크를 보여주는 대신 웹사이트와 기사를 요약해 대화 형태로 답변해 줍니다. 검색엔진에 LLM을 통합했다는 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 Bing의 코파일럿과 비슷하지만 최신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여 속도가 더욱 빠르고 직관적인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앱에서 음성 지원이 되며 다양한 언어를 지원합니다. SK텔레콤과의 파트너십으로 한국에 맞춤화된 서비스가 출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앱들은 영어로 된 (오디오) 콘텐츠를 즐기면서 동시에 업무와 학습 면에서 생산성을 높여주는 앱들입니다. 여러분이 즐겨 사용하는 영어 콘텐츠, 앱이나 생산성 도구 앱이 있다면 댓글로 소개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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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099134 2024-03-26T15:15:29Z 2024-03-26T15:15:55Z ChatGPT Meets the BrailleSense 6

The BrailleSense, or 한소네 in Korean, is one of my most useful gadgets. The latest model, version 6, is exceptionally useful as it runs smoothly on the Android operating system, making it a fast and versatile smart device. Basically, it's a tablet PC with a braille display designed for blind people like myself.

I use the BrailleSense 6 all the time, both at work and at home. It can function as a braille display when connected to my laptop or as a stand-alone device. One of its standout features is the ability to run applications like ChatGPT seamlessly. 

Below is a demonstration of how I utilize ChatGPT on this cool gadg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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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098931 2024-03-25T16:28:37Z 2024-03-25T16:40:34Z AI 사이트를 이용해서 유정과의 만남을 영어 그림책으로 만들어 보았어요! 📚✨

지난 2023년 크리스마스에 StoryBird라는 사이트를 이용해서 유정과의 만남을 그림책으로 만들어 보았어요. 🎄🎨

이 사이트는 이야기의 줄거리만 넣으면 그림책으로 완성해 주는데요. 제가 특히 마음에 드는 건 영어 내레이터 음성입니다. Sir Richard라는 내레이터가 나지막이 이야기를 읽어주는 것을 듣고 있자니 정말로 할아버지의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 지네요! 🎶

한국어로도 제작이 가능하지만 오디오 내레이션까지 입힐 수 있는지는 확인을 못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유정과 벚꽃 나리는 서울 거리에서 처음으로 손 잡고 걸었던 것이 9년 전 이맘때네요~ 🌸💑

아래 링크를 누르면 그림책을 감상하실 수 있어요! 🌟


Melodies of the Soul - Story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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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098305 2024-03-22T21:39:11Z 2024-03-23T21:12:28Z [후기] LG전자가 개발한 작지만 중요한 아이템, 점자 스티커 - 시각장애인 사용자라면 꼭 설치하세요. (워시타워 작동 영상 포함)

요약: 이 글에서는 3년 전에 가전의 접근성 개선을 기대하며 했던 노력들, 이번에 LG전자의 점자 스티커를 가전에 설치하는 과정에서 겪은 감동적인 경험, 점자 스티커의 종류와 부착 원리, 앞으로에 대한 저의 기대를 소개합니다.


들어가며


아기 도도의 출산을 기다리면서 예비 아빠로서 특별히 신경을 많이 쓴 분야는 가전의 접근성을 높이는 일이었습니다. 스마트 홈 구축을 위해 AI 스피커들도 연결하고 집 안에 있는 여러 기기의 사용법도 처음부터 다시 익혔습니다. 이제 곧 있으면 아이가 나올 텐데 집안일에서 버벅대면 안 되겠죠?


가전이 장벽으로 느껴졌던 3년 전...


문제는 몇 년 전부터 대부분의 가전이 버튼 없이 터치로만 작동하도록 개발되고 있다는 점인데요. 이것은 사실 시각장애인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만져지지도, 소리가 나지도 않는 가전 앞에서 시각장애인은 집안에서조차 소외되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3년 전, 저는 이 문제에 관해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기도 하고 국가인권위에 장애인차별 진정을 넣기도 했었죠. 저의 페이스북 글을 본 강민정 국회의원님께서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안도 발의해 주셨습니다. 저의 활동은 아래 기사들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번엔 다를까?


당시에는 큰 반향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를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했습니다. LG전자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티커를 개발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스마트 홈 앱인 LG 씽큐(LG ThinQ) 앱에 음성 피드백 기능이 개선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었거든요. 이른바 로테크(Low technology)에 해당하는 점자와 하이테크(high technology)에 해당하는 앱 활용을 잘 조합하면 가전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 모두를 가능케 하는 것도 불가능하게 하는 것도 언제나 서비스입니다. 제가 인권위 진정을 넣었던 내용 중 하나는 LG전자에서 장애인 사용자에 대한 안내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점이 얼마나 개선되었을지에 대해서는 큰 확신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검색해 보니 장애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LG전자의 블로그 글이 몇 편 나왔습니다.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좋은 징조였습니다.



사실 이런 마케팅은 중요합니다. LG전자가 장애인 등 다양한 사용자를 위에 어떤 것에 역점을 두고 있는지 보여주고, 고객 입장에서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심어 주니까요. 그래서 저는 바로 다음 날 LG전자의 대표 번호인 1544-7777번으로 전화를 걸었죠. 그러고 나서 경험한 일은 저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서비스는 시작부터 끝까지 감동이었다!


먼저, 고객센터 상담사는 매우 친절하게 저의 상황과 요구를 파악했고 필요한 정보를 수집한 후 저에게 콜백을 해 주었습니다. 저의 지역인 강동서비스센터에서 집에 직접 방문해 점자 스티커를 설치해 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설치 당일, 놀랍게도 강동서비스센터 직원만이 아니라 LG전자 본부에서 연구원님 두 분이 함께 나오셨습니다. H&A사업본부 고객가치혁신기획파트 박세라 선임 연구원님과 이지연 연구원님이었습니다. 눈이 휘둥그레진 제가 어찌 된 영문인지 확인할 틈도 없이 세 분은 저의 손에 LG전자가 직접 개발한 점자 스티커 꾸러미를 쥐여주며 점자 스티커의 원리와 가전 사용법을 친절히 설명해 주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박세라 선임 연구원님은 점자 스티커를 직접 개발한 분이셨습니다. 저처럼 많은 가전에 한꺼번에 점자 스티커를 설치하는 경우도 드물거니와, LG 고객센터에 점자 스티커 설치까지 신청한 사람은 제가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현장에서 고객의 만족도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방문해 보기로 결정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보통은 점자 스티커를 배송받아서 스스로 설치하거나 가전을 구매할 때 설치 기사님이 붙여주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 대목에서 잠시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점자 스티커의 종류와 원리에 관해서 짧게 소개해 보겠습니다.


[사진: LG전자가 개발한 가전용 점자 스티커]

사진 설명: LG전자의 점자 스티커 세트. 검은색의 포장지 위에 투명한 플라스틱 재질의 점자 스티커 세트를 올려놓았다. 다양한 가전 제품의 기능을 나타내는 아이콘(예를 들어, 전원, 재생 및 일시정지, 플러스, 마이너스 등의 기호를 상징하는 아이콘) 등이 점자로 표현되어 있다. 포장지에도 ‘LG전자’라는 글자가 점자로 표시되어 있다.


스티커의 종류는 어느 제품에나 붙일 수 있도록 범용성이 있는 아이콘 모양의 스티커 10종, 0부터 9까지의 숫자 스티커 그리고 (이게 정말 혁신적인데) 손가락이 움직이는 길을 표시해 주는 직선 모양의 가이드라인 스티커, 이렇게 세 가지로 개발되어 있습니다.

스티커를 부착하는 원리는 먼저 손가락이 닿을 만한 위치에 아이콘이나 숫자 스티커를 붙이고, 거기서부터 터치 버튼까지의 길을 가이드라인 스티커로 표시해 주는 것입니다. 터치 버튼이 보통 기기 본체에서 매우 좁은 면적에 위치해 있고 살짝만 닿아도 작동이 되기 때문에 아이콘이나 숫자 스티커가 터치 버튼에 겹쳐서는 안 되고, 실제 버튼의 좌우 또는 상하 2cm 정도 떨어진 지점에 붙여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가이드라인 스티커를 수직 또는 수평으로 정확히 붙여 줍니다.

이렇게 하면 시각장애인이 터치 버튼의 위치를 잘 모르더라도 점자 스티커를 따라가면서 원하는 터치 버튼을 한 번에 정확하게 누를 수 있습니다. (자세한 모양과 사용법은 게시물 하단에 있는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박세라 선임 연구원님은 저의 집에 있는 가전을 하나하나 돌며 점자 스티커를 붙여 주기 시작했습니다. 점자 스티커의 모양과 기능을 상세히 설명하며 스마트폰 앱과 어떻게 연동이 되는지까지 확인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가전제품의 기능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만이 해 줄 수 있는 설명이었습니다. 점자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도 미세 작업이어서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이번에 저희 집에서 점자 스티커를 설치한 가전은 로봇청소기, 에어컨, 스타일러, 오븐, 냉장고, 식기세척기, 워시타워, 등 LG 가전 7종과 밥솥, 인덕션, 제습기, 가습기, 보일러 온도조절기, 그리고 나중에 제가 따로 설치한 AI 스피커 등 다른 브랜드 가전 6종까지 총 13종이었습니다. 이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 LG전자가 개발한 점자 스티커는 꼭 LG 가전이 아니어도 집 안에 있는 어느 가전에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 보니 박세라 연구원님은 아이콘 모양의 스티커를 원래 30종 정도 개발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촉각 인지력을 고려하여 실제 패키지에는 10종만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10종은 직관적인 모양으로 디자인되어 있어서 밋밋한 터치 버튼을 불편해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점자 스티커가 의미하는 것은 점자 그 이상


집 안에 있는 거의 모든 가전에 점자 스티커를 붙이고 나니 3시간 정도가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이렇게까지 시간을 내준 것이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단순히 감사한 정도가 아니라 3년 전 혼자 싸우면서 느꼈던 서러움까지 다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단순한 점자 스티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걸 개발하기 위해 선임 연구원님이 거쳤을 수많은 기획 회의와 시행착오가 예상되어서 더욱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제품의 완성은 서비스라는 사실 또한 깨달았습니다. 가전제품은 궁극적으로 물건이 아니라 서비스인 것 같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의 문제는 소프트웨어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IoT가 발달할수록 예상하지 못했던 접근성 이슈가 발생할 수도 있고, 반대로 장애인 사용자에게 획기적인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최근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간과 기계 간의 상호작용이 더욱 직관적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언제까지나 기본은 충실히 지켜주어야 합니다. 점자 스티커는 시각장애인에게 스마트폰이 없이도 독립적으로 가전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고 스마트폰이 있다면 더욱 풍성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점자는 어떠한 첨단 기술로도 대체할 수 없는 직관적 매체이고 다른 모든 수단을 보완·강화 하는 토대가 되어 줍니다.


이후에 조사해 보니 LG전자는 디자인과 서비스 모든 면에서 가전을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포함시키려는 ‘심리스 테크놀로지(끊김 없는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기술 트렌드)’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많이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IoT 분야에서 국제 표준을 제정하는 단체인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에서 최근에 의장사를 맡았던 것도 가전과 생활의 연결을 중시하는 LG전자의 접근방식을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러한 화려한 기술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오히려 누구도 관심 갖지 않는 점자 스티커와 같은 작은 디테일에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닌까 합니다. 진정한 ‘심리스’가 구현되려면 역으로 현재 가장 심리스하지 않은 경험을 하는 사용자의 어려움을 반드시 살펴봐야 할 테니 말입니다. 앞으로 많은 브랜드가 LG와 같이 접근성(accessibility)을 사용자 경험(UX)의 사례 스터디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바라봐 주었으면 합니다.


한편, 그런 의미에서 LG전자가 개발한 점자 스티커를 어떤 기업이든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공공 샘플로 공개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일 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 세계에서 오픈소스가 기술 발전을 촉진하는 것처럼 LG전자의 점자 스티커가 범용화되면 더 많은 시각장애인 사용자가 혜택을 누림과 동시에 다양한 기업의 접근성 기술 발전에 좋은 자극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오며


도도의 출산을 기다리며 집을 더욱 접근성 높은 공간으로 바꾸는 과정은 무척 즐거웠습니다. 도도가 나오면 집 곳곳에서 점자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내 유정의 가사 부담도 조금이라도 더 덜어줄 수 있겠지요! 제가 아빠가 되어가는 과정은 시각장애인으로 살면서 늘 그랬듯 환경을 사소하게 변화시키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도도에게는 장애인 아빠가 비장애인이 중심인 세상에서 ‘심리스’하게 통합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P.S.: 점자 스티커를 사용해서 워시타워를 작동시키는 영상


더 살펴볼 만한 글과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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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093968 2024-03-02T20:40:46Z 2024-03-23T16:02:09Z 2024년 겨울방학 업그레이드 기록

1. 집안 환경 개선

1) 업그레이드 내역

  • 집안 공간 재배치
    • 벙커방을 옷방으로, 옷방을 서재방으로, 거실을 육아 공간으로, 베란다를 휴식 공간으로 변경
    • 책꽂이, 트롤리, 바구니 장만
    • 육아 용품 개시 및 배치
    • AI 스피커 방마다 배치
    • 작업용 책상 케이블 정리
  • 수리
    • 꺄페(자동차) 수리
    • 싱크대 수전 교체
  • 스마트홈 구축
    • AI 스피커(애플 홈팟 미니, 구글 홈 미니, 네이버 클로바, 아마존 에코 3종) 총 집합
    • LG 가전, 나비엔 스마트, 구글 캘린더 연동
    • 애플 뮤직 가입, 팟캐스트, Audible, 멀티룸 오디오 설정
  • 가전제품 점자 라벨링
    • 모든 LG전자 가전에 점자 스티커 설치
    • 가습기, 재습기, 온도조절기, 인덕션, 네이버 클로바에 점자 스티커 설치

2) 기대 효과

  • 공간 재배치로 육아 준비 및 방별 용도 명확화
  • 자동차 및 수전 수리로 안전성 확보
  • 스마트홈 기능을 통한 편의 및 만족감 증대
  • 점자 스티커를 통한 가전 접근성 및 활용도 제고

2.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1) 업그레이드 내역

  • 소프트웨어 OS 업데이트
    • 학교 업무용 데스크톱과 노트북 윈도우 11 업데이트
    • 한소네 6 OS 업데이트
  • 기기 수리 및 구입
    • 레오폴드 키보드, 브래들리 타임피스 수리
    • 샥즈 골전도 이어폰 구입

2) 기대 효과

  • 최신 OS 및 소프트웨어를 통한 보안성 및 효율성 향상
  • 기기 수리를 통해 예산 절감, 작업 효율 및 만족감 고취
  • 심리스한 업무 및 수업 경험 제공

3.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사용

1) 업그레이드 내역

  • 일정 관리 및 메신저 앱
    • 가족, 장교조 임원 간 일정 공유에 Google Calendar 사용 시작
    • 활동지원사와 연락에 Whatsapp 사용 시작
  • 스크린 리더, 점자 디스플레이, TTS
    • 윈도우 내레이터 사용 시작
    • 한소네 6의 각종 안드로이드 앱 사용 시작
    • 한소네 U2 및 한소네 6의 점자 디스플레이 블루투스 설정
    • Edge, Speechify 활용 범위 확대
  • 대화형 AI
    • 코파일럿 등 윈도우 11 기능 사용 시작
    • Gemini, Perplexity 가입

2) 기대 효과

  • 가족, 장교조 집행부, 활동지원사와의 커뮤니케이션 향상
  • 보조기기 및 소프트웨어 활용 범위 확대로 접근성 및 생산성 향상
  • 대화형 AI를 통한 맞춤형 정보 파악 및 일상 및 업무의 효율성 강화

4. 개인적 변화

1) 업그레이드 내역

  • 글 정리 및 업로드
    • 컴퓨터에 저장했던 텍스트 파일 550개 정리
    • Posthaven에 정리된 글 업로드 시작
  • 헤어 스타일
    • 생애 처음으로 펌하기
    • 펌 종류는 쉐도우 펌이라고 함

2) 기대 효과

  • 글 정리를 통한 지식 체계화
  • 외모 변화를 통한 자신감 및 관리 용이성 향상

Special Thanks

  • 집안 공간 재배치에 큰 도움을 주신 양가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 꺄페 수리를 해주신 길동 월드모터스 사장님과 수전 교체를 직접 해주신 길동 인아웃디자인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 LG가전 및 집안 모든 가전에 점자 라벨링 작업을 정성스럽게 해주신 LG전자 박세라 선임 연구원님과 이지연님, 강동서비스센터 기사님께 감사드립니다.
  • 한소네 6 점검 및 업그레이드, 레오폴드 수리, 브래들리 타임피스 수리를 도와주신 각 업체 고객서비스 담당자님, 감사합니다.
  • 유모차, 책꽂이, 구글 홈 미니 등 유용한 육아 용품과 물건들을 저렴하게 당근 거래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생애 첫 펌을 멋지게 해주신 길동 고우헤어 미용실 미용사님들, 감사드립니다.
  • 우리 부부에게 꼭 필요한 육아 용품들을 정성스럽게 골라 선물해 주신 소중한 친구, 동료, 가족들께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마지막으로, 임신 중에 몸이 무거운데도 늘 부지런하게 집안을 정리하고 꼼꼼하게 출산과 육아 준비하는 유정, 고마워요. 많이많이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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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085890 2024-02-07T00:11:07Z 2024-03-29T04:26:04Z 📱 내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iPhone 앱: 시각 보조, 보행 및 교통, 금융, 가전 관련 앱 13개 👀

현재 기준으로 나의 iPhone 홈 화면에 있고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앱을 소개합니다. 시각장애인은 앱을 사용할 때 접근성과 사용 경험(UX)이 매우 중요합니다. 소개하는 앱들은 iPhone의 스크린 리더인 보이스오버로 접근 가능할 뿐 아니라 화면 구성이 심플해서 사용이 간편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시각 보조, 보행 및 교통, 금융, 가전 분야에서 사용하는 앱 13개를 모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제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영어 콘텐츠 및 생산성 도구 분야의 앱 12개를 소개합니다. 그럼 먼저 저의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앱 13개입니다.


Be My Eyes

시각장애인과 자원봉사자를 연결해 실시간으로 영상 통화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는 앱입니다. 전 세계에서 봉사자를 연결해 주기 때문에 24시간 사용 가능합니다. 미리 설정해 둔 언어로 봉사자를 연결하기 때문에 서로 말이 안 통할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여러 가지 방법으로도 해결이 안 될 때 찾게 되는 최후의 보루 앱입니다. 개인적으로 가게 입구를 찾거나, 컴퓨터 화면을 보거나, 도시가스 계량기 숫자를 볼 때 제일 많이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집안에서 로봇 청소기가 어디에 멈췄는지 찾는 데 사용한 적도 있습니다. 


Seeing AI

AI를 이용해서 시각 정보를 알려주는 앱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했습니다. 문서 읽기, 사물 인식, 사람과 표정을 인식하고, 주변 환경에 대한 설명을 제공합니다.

Be My Eyes가 봉사자를 연결하는 데 대략 30초 정도 걸리고 누군가 내 사적인 공간을 본다는 부담이 있다면, Seeing AI는 빠르고 사생활 침해 걱정이 없습니다. 짧은 텍스트의 경우 실시간으로 읽어준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설리번 플러스

Seeing AI와 비슷한 기능의 국내 앱입니다. 투아트가 개발했습니다. 시각장애인의 독립적인 생활을 지원하는 AI 기반 앱으로 글자 인식, 색상 및 빛 감지, 사물과 얼굴 인식 기능을 제공합니다.

사진을 매번 찍어야 하는 점이 번거롭지만 화면 구성이 심플해서 편리합니다. 얼굴 인식 모드에서 나이를 젊게 이야기해 줘서 재미로 친구들과 가지고 놀기도 좋습니다.


Light Detector

빛을 감지하여 소리로 바꿔 줍니다. 밝은 빛은 높은음으로 어두운 빛은 낮은음으로 표현합니다. 앱을 실행하자마자 별다른 추가 동작 없이 바로 작동하므로 설치만 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수로 집안에 불을 켜둔 곳이 있는지 빨리 확인하고 싶을 때 쓸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빛을 소리로 바꿔준다는 발상이 기발해서 보조공학기술의 대표적 사례로 자주 소개합니다.


보행자용 지도 내비게이션

보행자를 위한 길 찾기 앱으로 최적의 도보 경로를 제공해 목적지까지 안내합니다. 박정규님이 개발했습니다.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미터로 표시해 주고, 가까워지면 실시간으로 미터 수가 1미터씩 줄어듭니다. 모퉁이를 돌아야 하거나 길을 건너야 할 때 10미터 전에 음성과 진동으로 알려주고 그 지점에 있는 상호도 알려줍니다.

대다수 내비게이션 앱이 접근성과 사용 경험이 좋지 않아 사용하기 어려운데 그에 비하면 혁신적입니다. 실제로 개발자가 시각장애인 사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길을 갈 때 사용하면 방향 잡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다만 경로를 이탈하면 다시 현위치를 파악하기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되므로 아예 모르는 길을 갈 때 이 앱에만 의지하는 것은 안전상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나비콜바우처

서울에서 사용하는 장애인바우처 택시 호출 앱입니다. 바우처를 이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나비콜이나 온다콜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앱을 사용하려면 먼저 주민센터에서 장애인 바우처 택시 서비스를 신청해야 합니다. 시각장애인, 신장장애인뿐 아니라 기존 장애인콜택시 회원도 사용 가능합니다.

최근에 이용자가 많아짐에 따라 콜센터 대기 시간이 길어져서 앱 사용이 필수가 되었습니다. 택시 위치가 지도에 뜨지만 보이스오버로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그러나 비시각장애인인 동행자가 있는 경우 이 기능도 유용합니다.


카카오지하철

지하철 이용자를 위한 앱으로 실시간 도착 정보, 최적의 경로 및 요금 정보를 제공합니다.

소요 시간을 정확히 알려줍니다. 무엇보다 역사마다 전화번호가 있어서 가고자 하는 역사에 도우미 신청을 할 때 유용합니다.


카카오T

택시 호출부터 대리운전, 주차장 찾기까지 다양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입니다.

개인적으로 나비콜택시가 잡히지 않거나 가까운 거리를 갈 때 가끔 사용합니다. 보이스오버로 접근 가능하지만 화면을 탐색할 때 포커스가 튀는 경우가 있어 사용 경험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장애인 할인 혜택이 없습니다. 꼭 요금 할인이 아니더라도 장애인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추가되고 UI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더 많은 장애인 사용자가 이용할 것 같습니다.


토스

간편 송금, 금융 관리, 다양한 금융 상품 비교 및 가입을 지원하는 종합 금융 서비스 앱입니다.

접근성과 사용 경험 면에서 어떠한 금융 앱보다 뛰어납니다. 개인적으로 송금과 자산관리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입니다. 장애인의 날 이벤트로 점자 카드 쓰기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높은 장애 감수성을 보여주어 사용자 평이 매우 좋습니다.


카카오뱅크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와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은행 앱입니다.

여타 금융 앱들과 비교해서 화면 구성이 심플합니다. 통장 개설이 간단하고 모임통장 관리 등 다른 금융 앱에는 없는 기능도 있습니다. 거래 내역을 엑셀로 변환하여 저장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주거래 통장으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경조사 때 입금 통장으로 사용해 본 결과 편의성이 매우 높았습니다.


KB스타뱅킹

KB국민은행의 모바일 뱅킹 앱으로 계좌 관리, 송금, 금융 상품 가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보이스오버로 접근이 용이하며 자산관리, 대출 상환 등 중요한 금융 업무를 충분히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창구에서는 몇 시간 걸릴 일을 단 몇 번의 탭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메뉴가 많고 복잡하여 사용 경험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모바일 앱이 처음 나왔을 때와 비교하면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습니다.


LG ThinQ

LG 가전 제품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는 앱입니다. 집안에 있는 LG 가전을 WiFi로 연결해서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가전이 터치 스크린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LG 가전을 사용한다면 필수로 설치해야 하는 앱입니다. 상태 변경, 예를 들어 세탁기의 세탁 종료나 냉장고 문 개방 알림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줍니다. 리모콘이 없는 가전 제품의 경우 특히 유용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세탁이나 건조의 남은 시간을 확인하고 에어컨 설정을 세부적으로 조절할 때 많이 사용합니다. 다만 안전상의 문제로 인덕션, 세탁기, 오븐 등의 전원을 앱으로 켜거나 끄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나비엔 스마트 (구 나비엔 스마트톡 보일러)

경동 나비엔 보일러를 원격으로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는 앱으로 온도 조절, 에너지 사용량 모니터링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온도조절기를 집안의 WiFi로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요즘 보일러 온도 조절기가 터치 스크린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비엔 보일러를 최신 모델로 교체하는 경우 사용하면 유용합니다. 회원가입과 연결이 번거롭지만 한 번 연결해 놓으면 인터페이스가 심플해서 사용하기 편리합니다. AI 스피커와 연동할 수 있고 집 밖에서도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온도를 스스로 정확히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이 13개 앱은 저의 독립적인 생활에 꼭 필요한 앱들입니다. 여러분이 사용하시는 일상생활 필수 앱은 무엇인가요? 추천하고 싶은 앱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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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084678 2024-02-04T03:51:51Z 2024-02-04T07:31:42Z 주호민 사건의 진짜 비극

1. 지난 2월 1일, 주호민 사건의 1심 결과가 나왔다. 피고인 특수교사의 일부 발언이 정서 학대로 인정되어 200만 원 벌금의 선고를 유예한다는 결정이었다. 선고유예는 형의 집행을 미룸으로써 형 집행의 효과를 달성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유죄 선고가 없었던 효력을 갖게 하는 제도이다.


2. 경미하다고는 하지만 정서학대가 인정되었다는 점에서 유감이다. 학생에 대한 교사의 정서학대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어떠한 이유에서도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정서학대는 그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것이다. 이참에 아예 근절하여야 한다.


3. 이 점에 대해서 교사들도 인정할 건 인정하자.


4. 그러나 여기에서 멈출 순 없다. 우리 모두가 이 문제가 한 교사 개인의 일탈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사실 학교 전체가 공범이다.


5. 대한민국의 학교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학대와 차별을 자행해 왔는가? 장애학생을 특수학교 또는 특수학급에 가두고 그들을 분리시키려는 노력을 얼마나 열심히 수행하여 왔는가? 장애학생의 문제행동을 교육적으로 해결하는 대신 의료적 치료를 넌지시 권유하고 그들이 ‘전문가’라고 부르는 몇몇 사람들의 문제로 축소하지 않았는가?


6. 이번 사건도 다르지 않았다. 주호민 작가의 아이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의 행동은 중재의 대상이지 처벌의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학교는 처음에는 성폭력 가해자로 다루려고 했고, 전학시키라는 말도 안 되는 피해학생의 부모의 요구를 들어주려고 했다.


7. 피해학생의 부모는 전학을 시킬 수 없으면 통합 시간을 최대한 줄여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장애아동을 격리하고 배제하려는 전형적인 차별적 발상이다. 당연히 피해 학생의 회복 지원은 학교가 할 수 있는 최대치로 이뤄졌어야 한다. 그렇지만 장애아동을 ‘가해자’로 낙인찍고 배제하려는 발상은 선을 넘은 것이다. 선을 넘어도 한참을 넘은 것이다.


8. 이런 야만에 가까운 발언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중재를 위해 노력한 것은 피고 특수교사뿐이었다. 아니 애초에 그 중재를 위하여 개별화지원팀 회의를 개최한 것이 특수교사였다. 여기서부터 문제이다. 장애아동을 지원해야 하는 책임은 학교 전체에 있지 특수교사 한 명에게 있지 않다. 애초에 학폭 사안으로 봤다면 더욱이 사건 해결의 책임은 특수교사에게 있지 않다. 사건 자체가 통합 학급에서 일어났다고 하지 않았는가? 담임교사는 어디에 있었는가? 그때 교장과 교감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회의에서 그들은 무슨 발언을 하였는가?


9. 학교가 비겁하다. 참으로 비겁하다. 지켜야 할 선도 지키지 못하고 특수교사에게 모든 일을 떠밀었다. 교육이 아니라 사건 처리를 맡겼다. 이것이 이 사건의 진짜 비극이다.


10. 학기 초부터 이런 어려운 일을 맡게 된 특수교사의 심정은 처참했을 것이다. 과도한 업무보다 더 비참한 것은 학교 내에서 아무에게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모든 책임을 뒤집어써야 한다는 철저한 고립감이었을 것이다. 특수교사도 사람이다.


11. 특수교사에게 법적 책임이 있을지언정 도의적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 학교 시스템이 고장나 있는데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 학교 구성원 모두에게 있다.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자는 돌을 던져라.


12. 나는 작년 서이초 사건부터 지속적으로 문제의 본질은 학교 밖이 아니라 내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내가 학교 문화와 시스템이 주범이라고 보는 이유는 장애가 있는 교사들이 비슷한 문제를 매우 자주 겪기 때문이다. 학부모의 갑질이 아니더라도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는 교사는 장애인 교사 중에도 많다. 청각장애인교원에게 상식적으로 이뤄져야 할 통역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보행상장애가 있는 교사에게 당연하게 이뤄져야 할 교통편의 및 근거리 배치가 이뤄지지 않고, 시각장애인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교재 및 업무 시스템 접근성 문제가 어디에서도 다뤄지지 않는다. 그래서 교육 활동에서 많은 문제가 생기는데 그것을 모두 개인의 탓으로 돌린다. 그러니 숨이 막히고 우울증에 빠진다.


13. 특수교사들도 차별적 대우를 많이 당한다. 아주 많이 당한다. 제발 학교가 할 일을 하자. 교사 개개인을 범죄자로 만드는 것은 바로 학교 운영을 책임지는 사람들이다. 인권과 권리가 뭔지도 모르는 후진 학교 문화와 시스템이다.


<참고 링크>


아래는 이 사건과 관련해서 2023년 8월 3일 자 슬로우뉴스에 기고한 칼럼이다. 이 글에서 나는 이 사건이 일반 학교에서 궁지에 몰린 장애 아동의 학부모와 그들을 필사적으로 지키려는 특수 교사 사이에 벌어지는 전형적인 ‘생존 게임’의 양상을 띈다고 지적했다.

진짜 빌런은 학교다: 장애인 통합교육의 현실 - 슬로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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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082393 2024-01-29T21:50:13Z 2024-01-30T11:08:22Z [Cover]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패닉) - Son & Dad's Weekly Garageband <2023 성장 리포트>에서 언급했던 원격 합주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 

그동안 유정과 저는 여러 밴드에서 취미로 음악을 하고 있었는데요. 이번 프로젝트는 그 중에서도 가장 신박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이역만리 떨어진 미국에 계신 분들과 함께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이죠! 🇰🇷🇺🇸🎸 

Son & Dad 가족은 작년 9월에 처음 직접 만났습니다! 원래 인스타에서 유정이 @blind.but으로 활동하면서 Dad 종영님과 연락을 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작년 9월에 무의의 홍윤희님이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에 저를 섭외해 주시고, 한국에 들어올 계획이 있으셨던 종영님에게 유정이 그때 같이 보자고 제안하면서 모임이 성사되었습니다. 🤝 

시냇물은 결국 강물에서 만나게 되어 있었던 것일까요? 한국과 미국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살던 우리가 음악이라는 공통 분모로 원격 합주를 하고 이렇게 멋진 음악으로 탄생하게 되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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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082331 2024-01-29T19:11:35Z 2024-01-30T09:20:08Z Microsoft Edge에서 ‘소리내어 읽기’로 편하게 글 읽는 방법

Microsoft Edge 브라우저에는 ‘소리내어 읽기’ 기능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 자연스러운 퀄리티 음성을 언어별로 선택할 수 있어서 특히 외국어로 된 뉴스나 문서를 읽을 때 매우 유용합니다. 최소 7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하고 각각 다양한 억양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

다만 이 기능을 사용하면서 항상 아쉬웠던 것이 한국어였습니다. 🇰🇷 선택할 수 있는 음성이 무척 제한적이었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에 살펴 보니 한국어에 ‘현수’라는 한국어 음성이 추가되어 있었습니다. 들어 보면 사람처럼 무척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매우 감미로운 목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소리내어 읽기’는 긴 글을 읽기 어려워하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특히 저와 같은 시각장애인에게는 더욱 큰 도움이 되죠. 🦯 화면에는 포커스가 함께 움직이고 있어서 눈으로 글을 따라가기 어려운 저시력이나 난독증이 있는 사람에게도 편리합니다. 👓

‘소리내어 읽기’는 PC와 모바일 어디에서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법도 무척 간단합니다. 아래는 Windows PC와 iPhone에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


Windows PC에서 소리내어 읽기 사용하기 👇


  1. Microsoft Edge 브라우저를 엽니다. 🌐
  2. 소리내어 읽기를 사용하려는 웹 페이지나 PDF 파일을 엽니다. 📄
  3. 주소 표시줄에서 소리내어 읽기를 클릭하거나 Ctrl+Shift+U 키보드 단축키를 누릅니다. 🔊
  4. 소리내어 읽기 도구 모음이 나타납니다.
  5. 재생 버튼을 클릭하여 소리내어 읽기를 시작합니다. ▶️
  6. 일시 정지와 문단별 이동이 가능합니다. ⏸️
  7. 음성 드롭다운 메뉴에서 속도 슬라이더를 사용하여 소리내어 읽기 속도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
  8. 음성 드롭다운 메뉴에서 언어별 다른 음성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


iPhone에서 소리내어 읽기 사용하기 👇


  1. Microsoft Edge 브라우저 앱을 엽니다. 📱
  2. 소리내어 읽기를 사용하려는 웹 페이지나 PDF 파일을 엽니다. 📄
  3. 주소 표시줄에서 소리내어 읽기를 탭합니다. 🔊
  4. 주소 표시줄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하단의 공유 아이콘을 클릭하고 소리내어 읽기를 선택합니다.
  5. 소리내어 읽기 도구 모음이 나타납니다.
  6. 재생 버튼을 탭하여 소리내어 읽기를 시작합니다. ▶️
  7. 일시 정지와 문단별 이동이 가능합니다. ⏸️
  8. 음성 드롭다운 메뉴에서 속도 슬라이더를 사용하여 소리내어 읽기 속도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
  9. 음성 드롭다운 메뉴에서 언어별 다른 음성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


Mac PC와 Galaxy폰에서는 테스트해 보지 않았지만 대동소이한 방법으로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젠 인터넷에서 ‘소리내어 읽기’를 사용해서 어떤 글이든 편하게 귀로 들으면서 읽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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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078200 2024-01-20T16:54:58Z 2024-05-09T19:00:03Z 한글문서에서 키보드로 v 표시된 체크상자(☑) 빠르게 입력하는 방법

컴퓨터로 서류를 작성하다 보면 동의 여부에 체크하는 란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때마다 기호를 찾아서 입력하는 것이 생각보다 번거롭습니다.

아래는 한글과컴퓨터의 한글에서 마우스를 사용하지 않고 키보드만으로 v 표시된 체크상자를 입력하는 방법입니다. ⌨️🚀


  • Ctrl + F10을 눌러 문자표 대화상자를 엽니다.
  • 유니코드 문자표 페이지 탭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 Alt + u를 눌러 유니코드 입력창으로 포커스를 이동합니다. 
  • 키보드에서 2611을 치고 엔터를 누르면 커서가 있던 자리에 ☑가 입력됩니다.
  • 보통 Ctrl + F10을 누르면 유니코드 편집창에 포커스가 위치하기 때문에 바로 2611을 입력하고 엔터를 치면 됩니다.


이 외에 각종 문서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호들에 대한 유니코드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숫자만 있는 것도 있고 숫자와 알파벳의 조합도 있습니다. 대소문자는 구분하지 않습니다.


  • 동그라미 1 ①: 2460
  • 동그라미 기역 ㉠: 3260
  • 동그라미 안 가 ㉮: 326e
  • 동그라미 안 나 ㉯: 326f
  • 동그라미 안 다 ㉰: 3270
  • 동그라미 안 대문자 A Ⓐ: 24b6
  • 동그라미 안 소문자 a ⓐ: 24d0
  • 로마숫자 대문자 1 Ⅰ: 2160
  • 왼쪽 화살표 ←: 2190
  • 오른쪽 화살표 →: 2192
  • 낫표 열고 「: 300c
  • 낫표 닫고 」: 300d


위 방법은 유니코드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유니코드(Unicode)는 전 세계의 모든 문자체계를 컴퓨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국제 표준 코드입니다. 한컴오피스의 한글뿐 아니라 다양한 문서 작성 프로그램에서 유니코드를 지원합니다.

더욱 간단한 기호들은 아스키 코드를 사용해서 쉽게 입력할 수 있습니다. 키보드로 아스키 코드를 입력하는 방법은 이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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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075234 2024-01-14T18:12:07Z 2024-01-14T23:47:20Z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컨벤션 센터의 장애인 응대 수준

유정과 내가 둘이 일정이 안 맞는 바람에 오래 전부터 가려고 했던 베이비페어에 함께 갈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순 없지 않은가. 다음 베이비페어는 출산 후가 될 텐데...

모처럼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이미 고마운 지인 새내기 부부들이 육아용품도 많이 보내주었고 유정이 미리미리 당근거래도 해놓은 터라 새로 살 물건이 많진 않았다. 육아 용품 구매보다는 정말 모처럼 부모님과 떠나는 나들이라는 기분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컨벤션 센터로 향했다. 강남 한복판에 있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컨벤션센터라면 장애인이 혼자서 쇼핑하는 것을 어느 정도는 지원하는 시스템이 있으리라. 게다가 박람회가 열리는 홀까지만 가면 박람회 안전 요원들의 도움을 받아서 충분히 혼자 쇼핑도 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렇게까지 모험은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보다는 베이비페어가 주는 그 활력과 꿈과 희망을 부모님과 함께 즐기고 싶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컨벤션센터와 박람회 안전요원들의 장애인 지원 시스템을 굳이 테스트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오늘은 나들이하는 날이니까. 만약 조금 더 도전 의식을 발휘했더라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컨벤션 센터와 베이비페어는 나 한 명쯤이야 충분히 지원해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기대하는 것도 과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것이 바로 자유주의 대한민국의 품격이라고 나는 믿고 싶다.


그런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컨벤션센터의 장애인 응대 시스템은 내가 택시에서 내려서 부모님을 만나기까지 단 2분 사이에 냉혹한 현실을 철저히 자각하게 만들어주었다. 마치 내가 지난 30년 동안 장애에 관해서 잘 모르고 살았던 사람인 것처럼, 내가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알려주겠다고 작정한 것처럼 나를 대했다.

내게 일어난 일은 이것이다.


택시에서 나는 컨벤션 센터의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먼저, 상담원에게 베이비페어가 열리는 홀이 어느 쪽 문과 가까운지 물어 택시에서 내려야 할 위치를 정확히 확인했다. 상담원은 매우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다음으로, 조금 난이도를 높여서 나의 장애 상태를 설명하고 택시 하차 후 컨벤션 입구부터 홀까지 안내해 주는 서비스를 요청했다. 물론 그런 서비스를 명시적으로 안내받은 적은 없다. 그리고 정말 그럴 리는 없겠지만 서비스를 거부할 것을 대비해서 이전에도 그런 서비스를 받은 적이 잆다고 덧붙였다. 상담원은 잠시 해당 팀에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확인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잠시 후 다시 연결된 상담원이 조금 난처한 목소리로 그런 서비스는 없는 것 같지만 일단 내 전화번호를 전달해주겠다고 얘기하고 전화를 끊었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정말 이 정도 서비스가 없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잠시 후 담당 팀의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다. 그는 나에게 매우 친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객님, 이전에도 그런 서비스를 받았다고 하셨는데 아마 그때 안내를 제대로 못 드린 것 같아요. 저희는 그런 서비스가 없어요. 고객님을 지원하러 나가려면 그 사이에 누군가는 자리를 이탈해야 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불가능해요.”

“아, 그런가요? 제가 분명 그런 서비스를 받았는데요.”

“아마도 그때도 안 되는데 저희가 해드렸던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오늘도 도와드리긴 할게요. 할 건데 일단 이런 서비스가 없다는 건 알아 주시고 다음부턴 어렵다는 점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도착하시면 전화 주세요. 저희가 마중 나가겠습니다.”


잠시 후 목적지에 도착해서 담당 팀으로 전화했고 금세 안내요원이 나왔다. 입구 문을 열고 들어가서 몇 발자국을 더 가니 바로 베이비페어가 열리는 홀이 나왔다. 마침 바로 부모님이 나를 발견해서 내가 안내를 받은 시간은 채 30초가 되지 않았다. 내가 담당자와 통화한 시간과 안내를 받은 시간을 합하면 2분이 채 되지 않는다.

다행히 그 2분을 제외하면 이후의 일정은 아무런 문제 없이 스무스하게 흘러갔다. 부모님과 기분 좋게 박람회를 둘러보았고 기분 좋게 물건을 구매했고 우리 가족에겐 또 하나의 추억이 쌓였다. 하지만 나는 나의 장애를 뼛속까지 자각했다. 내 가슴에 남은 것은 또 하나의 상처다. 돌이켜 보면 상처받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던가?


• 부모님께 같이 가달라고 요청하면서 애써 나들이로 포장했다.

  실은 베이비페어에 혼자 갈 수 없다는 철저한 현실 인식이 아니면 애초에 부모님께 부탁을 안 했을 수도 있다. 나는 나를 기망했다.

• 상담원과 담당 직원에게 이전에도 서비스를 받았다고 신신당부했다.

  실제로 안내 서비스를 한두 번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을 한 이유는 서비스가 없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였다.

• 이번 한 번만 더 도와준다는 말에 웃으며 고맙다고 인사했다.

  실은 속이 쓰렸다. 다음 번에 서비스를 거절당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다른 장애가 있는 예비 부모일 수도 있다.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했는데 그 짧은 2분 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컨벤션 센터는 내가 컨벤션 센터에 혼자 올 수 없는, 혼자 와서는 안 되는 장애인이라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마치 명백한 진리인 양 설파했다. 이것이야말로 실질적인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이 아닌가? 이래서 학교에서 하는 장애 이해 교육, 직장에서 하는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은 다 위선이고 거짓인 것이다.

정작 장애인 당사자는 매일 같이 이런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을 받으며 살고 있다.

헛웃음이 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컨벤션 센터가 이 정도 수준이라면 다른 수많은 행사장들은 어느 정도란 말인가? 이 점을 일깨워주기라도 하듯 내 통화를 듣고 계시던 택시 기사님이 말씀하셨다.


“안내를 해준다니 코엑스는 다르군요. 제가 일산에 있는 킨텍스에 시각장애인 손님을 네 번 정도 모시고 갔는데 한 번도 전화 통화가 안 되더라고요. 매번 제가 안쪽까지 모셔다 드렸죠. 그래도 여긴 전화를 받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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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074034 2024-01-12T14:27:43Z 2024-01-29T19:24:25Z 시각장애인으로 30년 살아 보니 좋은 점 5가지와 안 좋은 점 5가지

오늘은 김헌용 장애인 등록 30주년이다! 🦯

기념으로 시각장애인으로 30년 동안 살면서 좋았던 점 Best 5와 안 좋았던 점 Worst 5를 꼽아 본다.

참고로 사진은 장애인등록 30주년을 인증하는 복지카드. 최초 발급일이 1994년 1월 12일로 되어 있다. 중요한 개인정보 부분은 캐릭터 이미지로 가려놓았다.


🙌 시각장애인으로 30년 살아 보니 좋은 점 Best 5

  • 군대를 안 가도 된다.
  • 가족과 자가용으로 이동할 때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에 주차할 수 있다. 
  • 주변 사람들이 내 앞에서 외모를 신경쓰지 않아도 돼서 나를 편하게 생각한다.
  • 인권과 언어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진다.
  • 남들과 조금 다르게 살아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 시각장애인으로 30년 살아 보니 안 좋은 점 Worst 5

  • 자가용이 있어도 운전을 못한다.
  • 말이 별로 없는 사람과는 어울리기가 힘들다.
  • 직업적으로 능력을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 남들과 대중 문화를 소재로 공감대 형성이 안 된다.
  • 밝은 대낮에도 자꾸 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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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073440 2024-01-11T08:17:37Z 2024-01-14T23:49:54Z 키보드만으로 이모지와 불릿 기호(•) 빠르게 입력하는 방법

요즘엔 소셜 미디어나 메신저에서 이모지를 사용하는 빈도가 매우 높습니다. 뿐만 아니라 키보드에 별도 키로 존재하지 않는 불릿 기호(•, ‘글머리 기호’라고도 함)와 같은 흔한 기호를 입력하는 것도 여전히 곤욕입니다. 심지어 작은따옴표(‘ ’) 같은 쉬운 기호도 키보드에 있는 아포스트로피(') 키로 쓰다 보면 앞뒤가 뒤집혀서 속까지 뒤집히는 경우가 일상다반사이죠. 😅

문제는 이런 디지털 소통 방식이 저와 같은 시각장애인에게는 단순히 답답한 것을 넘어 관계의 장벽이 된다는 사실인데요. 마우스 사용이 어렵다 보니 이모지 패널에서 고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

하지만 PC를 사용하는 분이라면 키보드를 통해 다양한 이모지와 기호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단, 기호 입력을 위해선 숫자패드가 있는 키보드가 있어야 합니다! 🌟

아래는 키보드만으로 이모지와 다양한 기호들을 손쉽게 입력하는 방법입니다. 🎉👩‍💻


1. 키보드로 이모지 입력하는 방법


  • 윈도우 사용자는 윈도우 키 + . 또는 윈도우 키 + ;을 동시에 누르세요.
  • 맥 사용자는 Cmd + Ctrl + Space를 누르세요.
  • 이모지 패널이 열립니다. 여기서 원하시는 이모지를 선택하고 엔터를 누르신 후 esc를 누르시면 커서가 있는 자리에 이모지가 나타납니다.
  • 이모지의 카테고리는 최근에 사용한 항목, 웃는 얼굴 및 동물, 피플, 축하 행사 및 물건, 음식 및 식물, 교통편 및 장소, 기호로 나뉘어 있고, 각 카테고리에 수백 개씩 있습니다. 원하시는 이모지를 골라 쓰시면 됩니다.


2. 키보드로 다양한 기호 입력하는 방법


  • 아스키 코드(ASCII Code)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영어 알파벳(대문자와 소문자), 숫자, 일반적인 구두점, 특수 문자 등 128개의 문자를 키보드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 윈도우 사용자는 숫자패드의 Num Lock을 활성화한 후, Alt키를 누른 상태에서 숫자패드로 숫자를 입력하세요.
  • 예를 들어, Alt 키를 누른 채로 숫자패드에서 0149를 입력하고 Alt 키를 떼면 커서가 있는 자리에 불릿 기호(•)가 입력됩니다. 
  • 여는 작은따옴표의 아스키 코드는 0145, 닫는 작은따옴표는 0146이고, 여는 큰따옴표의 아스키 코드는 0147, 닫는 큰따옴표는 0148입니다.
  • 맥 사용자는 Option 키를 누르고 다른 키를 조합해서 원하는 기호를 입력합니다. 다만 윈도우에서의 아스키 코드와 조합하는 키가 다릅니다.
  • 예를 들어, 불릿 기호(•)를 입력하려면 Option + 8을 누릅니다.


제가 사용한 운영체제는 윈도우 10입니다. 하지만 맥에서도 위에 안내한 방법으로 무리 없이 이모지와 다양한 기호를 입력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부턴 소셜에서 대화하거나 문서 작성할 때 이모지와 기호를 풍부하게 사용해 보세요! 🌈🌟 모두가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만들어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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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073313 2024-01-11T03:58:12Z 2024-01-29T19:29:18Z 센스리더로 인터넷 탐색할 때 자주 사용하는 키 13개

윈도우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때 일반적으로 Chrome이나 Edge와 같은 브라우저를 사용하게 됩니다. 저 같은 시각장애인이 인터넷을 사용할 때는 브라우저에 장착된 TTS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웹 페이지와 다양한 인터랙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스크린 리더를 사용하는데요. 한국에서 시각장애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크린 리더는 (주)엑스비전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센스리더입니다.

요즘처럼 다양한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웹에서 구현되는 시대에는 웹 페이지를 탐색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웹 페이지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파악을 해야만 그 웹 페이지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테니까요.

아래는 센스리더를 사용해서 인터넷을 탐색할 때 알아두면 유용한 키 13개입니다. 실제로 저는 이 13개의 키를 인터넷에 접속할 때마다 거의 매번 사용하고 있는데 탐색이 매우 빨라져서 편리합니다. (아래 목록은 피드백을 통해 계속 업데이트하겠습니다)


* 운영체제는 윈도우 10이며 센스리더 탭키 설정 중 ‘브라우저 탭키’ 환경을 기본으로 합니다.


[웹 브라우저에서 자주 사용하는 센스리더 탐색 키 13개]


  • h: 다음 헤딩으로 이동
      - 다음 제목이나 소제목으로 포커스를 이동합니다. 인터넷 기사나 블로그에서 목차별로 빠르게 이동해야 할 때 유용합니다.
  • 숫자 1~6키: 헤딩1부터 헤딩6까지 다음 헤딩 레벨로 이동
      - 다음 헤딩 레벨로 포커스를 이동합니다. 큰 제목부터 작은 제목까지 헤딩1~헤딩6으로 분류되는데 같은 헤딩 레벨 사이를 탐색할 때 유용합니다.
  • n: 다음 컨트롤로 이동
      - 다음 주요 컨트롤로 포커스를 이동합니다. 버튼, 라디오버튼, 체크상자, 풀다운 메뉴, 편집창 등 주요 컨트롤을 빨리 탐색해야 할 때 유용합니다.
  • l: 다음 링크로 이동
      - 다음 링크로 포커스를 이동합니다. 웹 페이지에서 링크만 빠르게 탐색할 때 유용합니다.
  • z: 본문 영역으로 이동
      - 해당 페이지의 본문 영역으로 포커스를 한 번에 이동합니다.
  • i: 목록 내에서 다음 항목으로 이동
      - 목록 안에서 다음 항목으로 포커스를 이동합니다. 목록 안에 텍스트나 컨트롤이 구분점이나 숫자로 나열되어 있는 경우 빠르게 탐색할 때 유용합니다.
  • Ctrl + Alt + 방향키: 테이블 내에서 항목 간 이동
      - 테이블 안에서 항목 간에 좌우, 위아래로 포커스를 이동합니다. 행과 열이 있는 테이블 안에 텍스트나 컨트롤이 배치되어 있는 경우 빠르게 탐색할 때 유용합니다.
  • F2: 다음 편집창으로 이동
      - 다음 편집창으로 포커스를 이동합니다.
  • F3: 다음 검색한 문자열로 이동
      - 웹 페이지 내에서 Ctrl + f를 이용하여 문자열을 검색한 경우 다음 같은 문자열이 있는 위치로 포커스를 이동합니다.
  • F4: 다음 텍스트로 이동
      - 다음 텍스트로 포커스를 이동합니다.
  • F6: 다음 브라우저 기능 영역으로 이동
      - 브라우저 내에서 다음 기능 영역으로 포커스를 이동합니다. 페이지 영역, 툴바, 탭바, 사이드바 등 브라우저 영역 사이를 탐색할 때 유용합니다.
  • Tab키: 다음 링크 또는 컨트롤로 이동
      - 다음 링크나 컨트롤로 포커스를 이동합니다. 단 탭키는 센스리더 포커스뿐 아니라 브라우저의 포커스도 함께 이동시킵니다.
  • Ctrl + Tab키: 다음 페이지 탭으로 이동
      - 다음 페이지 탭으로 창을 전환합니다. 브라우저에 여러 개의 페이지 탭이 열려 있을 때 그 사이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위 키는 모두 Shift 키와 함께 누르면 반대 방향으로 포커스를 이동합니다. 예를 들어 이전 헤딩으로 이동하고 싶다면 Shift + h 키를 누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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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073114 2024-01-10T16:26:05Z 2024-01-14T23:51:45Z [도도에게 들려주는 유정과 헌용의 모험] 프롤로그. 아빠가 도도에게

아빠에겐 여행이 꽤나 어려운 일이야. 흰지팡이가 없으면 집 밖에 한 발자국도 못 나가거든. 그런데 가끔은 흰지팡이가 있어도 길을 헤맬 때가 있어. 나갈 땐 괜찮은데 돌아올 때가 문제지. 종종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다가 근처에서 의도치 않게 여행을 하곤 해. 엉뚱한 데 한눈을 팔다 보면 길을 잃는 거지(‘한눈 판다’는 표현이 아빠에겐 적절한지 모르겠구나! ‘정신이 다른 곳에 팔려 있다’는 뜻으로 쓴 표현이야). 그럴 땐 귀를 쫑긋 세우고 흰지팡이를 고쳐 잡아. 정처없는 나그네처럼 한참을 헤매다 보면 익숙한 지면이 발바닥에 느껴질 때도 있고 끝끝내 방향을 못 찾을 때도 있어. 못 찾을 때면 아빠는 엄마한테 영상 통화를 건단다. 엄마는 “헌용~”하고 외치면서 전화를 받지. 그리곤 카메라를 요리조리 돌려보게 한 후 길을 알려줘. 그럼 아빠의 여행은 안전하게 끝이 나는 거야. 무사히 집에 돌아오는 거지.


엄마는 아빠에게 늘 그런 존재였단다. 응, 그래. 내비게이션 같은 존재. 아빠가 가고 싶은 곳이 있다고 하면 엄마는 길을 안내해주곤 했어. 그런데 엄마도 여느 내비게이션이랑은 조금 달라서 빠른 길을 알려주진 않았단다. 항상 아빠가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길로 데리고 가곤 했거든. 그렇게 아빠는 엄마랑 많은 여행을 했어. 응, 맞아. 엄마만의 여행 방식 있잖아. ‘유정 투어’. 엄마는 그게 세상을 재미있게 사는 방법이라고 했어. 남들은 목적지를 정하고 어떻게든 거기까지 빨리 가려고 하는데 엄마는 달랐지. 그렇게 갈 거면 택시를 부르라는 거야. 엄마랑 갈 거면 엄마가 하자는 대로 해야 해.


앞으로 쓸 글은 그렇게 아빠랑 엄마랑 유럽에 다녀온 내용을 정리한 것이란다. 2023년 1월이었어. 아빠가 유럽에 가고 싶은 이유는 하나였어. 생애 최초의 기억을 찾아가는 여행. 아빠는 그것만으로 족했지. 멋지지 않니? ‘기억을 찾아가는 여행’. 아빠가 세상을 볼 수 있을 때 마지막으로 본 것들이 거기에 있었어. 쾰른대성당의 첨탑과 라인강변. 그리고 그것들은 아빠가 나이가 들면서 기억 속에서 조금씩 흐려졌거든. 엄마랑 같이 그때로 돌아가서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고 싶었어. 그리고 정말 그렇게 했단다.


그런데 있잖아. 엄마랑 같이 여행을 간 이상 그걸로만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웠단다. 그때부턴 엄마에게 모든 걸 맡겼어. 신나는 아빠와 엄마의 모험이 그렇게 시작됐지. 이 글은 아빠가 유럽에 있는 동안 그리고 유럽에서 돌아온 후 페이스북에 올린 일기와 엄마가 여행하는 동안 남긴 이미지랑 영상을 주재료로 사용했어. 아빠는 텍스트에, 엄마는 멀티미디어에 강하거든. 아빠가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은 엄마가 명쾌하게 설명해 줄 거야. 이 글을 다 읽고 나면 도도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 아빠랑 엄마가 얼마나 흥미진진한 여행을 했는지 알게 될 거야. 그리고 아마 도도도 같이 다시 가보자고 할 수도 있겠다. 그땐 우리 셋이 더 즐거운 모험을 떠나자! 훨씬 더 흥미진진한 모험을!

 

2024년 1월

사랑하는 아빠 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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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069459 2024-01-02T20:06:12Z 2024-01-14T23:53:18Z 2023 성장 리포트: 성찰과 희망

한 해를 결산하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그런 것 같다. 하지만 2023년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작성한 엑셀 일지 덕분에 내가 뭘 하면서 정신없이 보냈는지 정리할 수 있었다.

유정과 한 해를 돌아보며 우리가 이렇게 많은 일을 함께했다는 사실에 놀랐고 큰 틀에서 잘살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2023년 나의 삶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었다.


첫째,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이 늘었다. 유정은 출산 준비를 위해 2월에 직장을 그만두고 3월부터 근처에 있는 외국어고등학교에 프랑스어 교사로 출강을 나가기 시작했다. 평생 남들의 2배, 3배 인생을 살던 유정에게 강동구라는 테두리 내에서 삶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게 해결되는 생활은 그동안 미뤄두었던 삶의 여유를 한꺼번에 가져다주었다.

신체적으로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는 유정에게 너무나 필요한 라이프스타일이었고 그것을 위해 유정은 직장을 그만두는 결단을 해야 했다. 7월에 찾아온 도도는 그런 엄마의 결정에 완벽히 부흥하는 선물이었다.

우리 가족은 셋으로 늘었다. 그리고 도도를 중심으로 우리의 삶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아침과 저녁 배 속에 있는 도도와 대화를 나누고 집밥을 자주 먹고 양가 식구와도 자주 본다. 지난 9월에는 호주에 사는 사촌 누나네가 한국을 방문해서 함께 봤고 11월에는 유정 외가에 가서 김장을 했다. 12월엔 이젠 전통이 된 처가에서의 1박 크리스마스 파티도 했다.


둘째, 유정과 함께하는 퀄리티 타임이 늘었다. 유럽 여행처럼 긴 여행도 있었고 건강을 위한 동네 마실도 자주 나갔다. 공연이나 전시도 정리하고 보니 이렇게 많나 싶을 정도로 많이 보았다.

강동아트센터와 올림픽공원, 어린이대공원 등 생활권에 문화생활이 가능한 곳이 많은 이점을 십분 활용한 덕분이었다. 음악을 취미 또는 직업으로 하는 지인 찬스도 많이 썼다. 도합 18번이나 공연 또는 전시를 보았다. 사실 비싼 티켓으로 가는 공연보다 로컬에서 싸게 본 공연이 더 많았고 그래서 더 좋았다.

동네에서 공연을 본 날엔 어김없이 우리 동네에 처음 생긴 위스키 바인 스킵먼데이에 들렀다. 자주 가다 보니 역시 로컬에서 아는 사람들이 생겼다. 그 또한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셋째, 음악 프로젝트가 다양해졌다. 정기적인 합주 연습이 줄어든 반면 단기 프로젝트가 늘었다. 유정과 ‘베란다 긱’ 같은 프로젝트도 시작했고 이전에 함께 근무했던 음악 선생님의 제안으로 교사밴드를 구성해 서울교육청 예술몽땅축제에 출전하기도 했다.

가장 신박한 건 12월에 시작한 프로젝트인데 미국에 살고 있는 지인이 제안한 원격 연주 녹음 프로젝트이다. 지인은 아들과 Son & Dad's Weekly Garageband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계시는데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과 원격 프로젝트를 많이 하신다. 덕분에 유정과 나도 홈 레코딩 장비를 본격적으로 연결하고 녹음했다. (결과물은 1월 중에 나올 예정)

음악은 아마추어치고도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평생의 취미는 된다. 특히 음악은 삶이 힘들 때 구원처럼 다가온다. 2023년에도 어김없이 여러 번 나를 절망에서 끄집어내어 삶의 트랙으로 다시 올려놓곤 했다. 아니, 반대일지도 모른다. 풍파가 정신없이 몰아칠 때 잠시 삶의 트랙에서 나를 끌어내어 쉴 수 있게 해주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넷째, 덕질을 열심히 했다. 내가 평생 열심히 하는 게 하나 있다면 그건 나를 둘러싼 세상을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2023년은 인공지능의 발전이 티핑 포인트에 도달한 해였다. 하지만 챗봇이라는 텍스트에 기반한 전통적인 방식으로 찾아올 것이라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공지능에서 시작한 덕질은 브라우저 덕질, 음성 기술 덕질, 오디오 에디팅 덕질로 이어졌고 연말에는 테스트해 본 서비스가 50개를 넘었다. 인공지능 쪽에서 유명하다 하는 건 접근성이 허용하는 한 다 테스트해 보려고 노력했다. 챗봇, 이미지 생성기, 동영상 생성기, 그리고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데모 서비스들도 한 번씩은 써 봤다.

그런데 인공지능 툴 10개를 테스트하면 그중에서 실제로 구독료까지 내면서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건 한두 개뿐이다. 그나마도 내가 영어교육에 종사하다 보니 유용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비영어권 국가에서 일반인이 일상생활에서 유의미하게 사용하기까지는 아직 2~3년의 숙성 기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그런데 이미 완숙 단계에 있는 산업이 있다. 바로 구독 기반 저널리즘 산업이다. 내가 덕질한 또 다른 분야가 바로 이건데 오터레터, 커피팟, 슬로우뉴스 등 한국인에게 맞춤화된 뉴스 플랫폼부터 뉴욕 타임즈이코노미스트 같은 영어권 최강 뉴스 플랫폼까지 모두 열혈 구독자가 되었다. 여기에 Google 앱이 매일 보여주는 맞춤화된 뉴스들까지. 2023년에 나의 뉴스 소비 채널이 모두 디지털로 바뀌었다.


마지막으로, 장애인 교사로서 나의 전문성이 어느 정도는 인정받는 한 해였다. 2023년에는 교육공동체벗이 나를 빡시게 단련시켰는데 <별별 교사들> 출간부터 네 차례에 걸친 격월간 오늘의 교육 칼럼 기고를 통해 장애인 교사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가 확보되었다. 여기에 슬로우뉴스에서 주호민 사건을 다룬 나의 페이스북 글을 칼럼으로 게재해 준 것도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무의의 홍윤희 이사장님은 나를 성수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루트임팩트의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에 데뷔시켜주셨다.

하지만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해준 기반은 바로 다름 아닌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장교조)이었다. 장교조는 세계 유일의 장애인교원으로 구성된 교원노동조합이다. 2023년에는 창립 4년 만에 교육부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기염을 토했고 연말에는 조합원과 후원회원을 합쳐 회원 수가 200명을 넘겼다. 감사하게도 장교조의 비전과 가치에 공감해 주는 분들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이다. 이젠 교육부와 교육청은 물론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 유관 기관들에서도 장교조의 존재를 대부분 알고 있다.

장교조는 양적으로만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단단해지고 있다. 장교조를 운영하는 집행부를 구성하는 선생님들의 장애 유형은 2023년에 시각, 청각, 지체, 뇌병변장애로 다양해졌다. 성별도 남성 60% 여성 40%로 어느 정도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집행부는 장교조의 대표성을 띠기 때문에 조합원 구성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좋은데 그 점에서 대표로서 늘 신경 쓰고 있고 아직까지는 성공하고 있다. 그리고 직역 특성상 조합 내에 정신장애가 있는 선생님은 거의 없지만 2023년에는 ADHD가 있는 선생님도 조합원으로 가입해 주셨다.

다양성과 포용성은 교육의 기치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장애인이 모인 단체여서가 아니라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는 가치를 내건 단체이기 때문에 우리의 활동은 보편성을 획득한다. 개별성이 강한 정체성을 가진 선생님들이 장교조 내에서 어우러질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보편적 가치를 조합 내에서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활동이 2023년 한 해 동안 나를 아주 많이 성장하게 해주었다.


이렇듯 2023년 나의 삶은 가족과 보내는 시간 증가, 유정과의 퀄리티 타임 증가, 음악 관련 프로젝트의 다양화, 테크놀로지와 저널리즘 덕질, 장애인 교사로서의 활동 기반 확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정말로 많이 성장한 해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성장에는 반드시 아픔이 따르게 마련이다. 이 리포트에는 좋은 이야기만 담았다. 하지만 2023년은 시련과 아픔도 많은 해였다. 도도가 찾아오기까지 우리 부부가 감내해야 했던 고생(주로 유정이 감내하고 나는 서포트하는 입장이었지만), 퀄리티 타임과 여러 프로젝트의 양립을 위해 잠을 줄여가며 무리하다가 세 번이나 몸져누웠던 일, 장교조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내홍, 그리고 랜덤하게 발생하는 여러 사건·사고들. 어쩌면 제3자에게는 그런 이야기들이 훨씬 더 도움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복기하는 일은 좋은 일을 복기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힘들다.

그래서 아마 2023년의 어두운 순간들을 이런 한 편의 리포트로 정리하는 일은 실현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내 엑셀 일지에는 찬란한 순간보다 어두운 순간이 더 많았다는 사실이다. 과거를 미화시키는 인간의 본성에 충실하며 이 리포트를 썼다.

2024년에도 많은 좋은 일과 그것보다 많은 힘든 일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이런 성장 리포트를 쓸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내게는 후회와 고난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유일한 힘, 그러니까 희망이다. 그래서 이 리포트는 이렇게 마무리하려고 한다.

희망을 품게 해준 2023년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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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1959129 2023-03-29T20:53:54Z 2024-01-14T23:55:15Z 가상 자원봉사자 추가한 비마이아이즈, 챗GPT와 챗봇에 베팅하며 접근성 소프트웨어를 새롭게 정의하다 - 포브스 [전문 번역]

2023년 3월 14일, 오픈AI가 GPT-4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버전이 기존의 GPT 시리즈와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 중 하나는 이미지를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오픈AI는 발표에서 새로운 이미지 인식 기술을 비마이아이즈(Be My Eyes)에 적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비마이아이즈는 시각장애인 및 저시력인들을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자원봉사자와 연결해주는 앱입니다. 비마이아이즈는 오픈AI와의 협업으로 가상 자원봉사자(Virtual Volunteer)를 두게 되었습니다. 시각장애인 사용자들은 바로 비마이아이즈 앱에서 가상 자원봉사자 베타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시연 영상을 보면 시각장애인 사용자가 앱에서 바로 사진을 찍거나 업로드한 후에 그 이미지에 관해 챗GPT와 채팅을 하며 이미지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원래 비마이아이즈가 자원봉사자와 실시간 연결해서 영상으로 도움을 받는 서비스라는 것과 비교하면 이번 가상 자원봉사자 기능은 정지된 이미지에 대해서 정보를 얻는다는 점에서 채팅이 가능한 설리번 앱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포브스(Forbes)에 실린 인터뷰 기사를 번역했습니다. 기사를 기고한 스티븐 아퀴노(Steven Aquino)는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기술 저널리스트로 접근성 및 보조 기술을 주로 다룹니다. 이 기사에는 비마이아이즈가 어떻게 오픈AI와 협업하게 됐는지 배경 설명이 상세하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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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자원봉사자 추가한 비마이아이즈, 챗GPT와 챗봇에 베팅하며 접근성 소프트웨어를 새롭게 정의하다 - 포브스 [전문 번역]

스티븐 아퀴노(Steven Aquino) 기고

2023년 3월 20일, 오후 05:12


비마이아이즈가 새로운 ChatGPT 기반 가상 자원봉사자 기능을 발표했습니다. BE MY EYES


이번 달 초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제니 레이-플러리(Jenny Lay-Flurrie)와 앉아 이야기를 나눌 때 인공지능이 향상된 챗봇이 보조 기술(assistive technology)로서 어떤 잠재력이 있는가가 뜨거운 화두였습니다. 그녀는 자폐증과 ADHD를 가진 십대 딸이 최근 학교가 왜 수어 수업을 제공해야 하는가에 대한 에세이를 쓰는 과정에서 챗GPT 기반의 새로운 Bing 검색엔진이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개인적인 경험담을 들려주었습니다. 플러리는 이러한 챗봇들이 운동과 인지의 부하로 인한 마찰점을 줄여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신경 발달이 남들과 다른(neurodivergent) 사람들에게는, 기존의 자료를 조사하는 방법이 다루기 어렵고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 챗봇들은] 아주 빠르게 상당량의 정보를 수집해주죠.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요.” 플러리는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변화시킬 챗봇의 잠재력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말했습니다. 운동성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10개에서 20개의 다른 검색을 수행하고 여러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대신 몇 번의 클릭으로 손끝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어요. 원하는 게 바로 나타나죠. 이것은 특히 신경 다양성에 큰 영향을 미칠 거예요... 저는 난독증과 통합운동장애(dyspraxia)를 생각하고 있어요. 학습 과정이 필요하죠. 확실히 우리는 써 보면서 배우고 있고, 이러한 도구에서 최선을 얻는 방법을 배우고 있어요. 파급력이 크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플러리만 그렇게 흥분한 것은 아닙니다. 비마이아이즈도 매우 흥분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게시된 블로그 글에서 비마이아이즈는 가상 자원봉사자(Virtual Volunteer)라는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는 것에 “매우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소개하자면, 비마이아이즈는 시각장애인 및 저시력인을 시력이 있는 자원봉사자와 연결하는 서비스(iOS 및 Android에서 사용 가능)입니다. 자원봉사자는 우유 팩의 유통 기한과 같은 물리적 라벨을 해독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2021년 WWDC에서 사회적 영향 부문의 애플 디자인상을 받았습니다. 비마이아이즈는 전 세계적으로 150개 국가에 걸쳐 180개 언어를 사용하는 630만 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를 자랑합니다.

비마이아이즈의 정신에 충실한 가상 자원봉사자는 사람 자원봉사자와도 개념적으로 매우 유사합니다. 차이점은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폭과 깊이입니다. 요리 레시피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가상 자원봉사자는 소위 “동적” 이미지-투-텍스트 생성기를 통해 작동하는데 사용자가 소프트웨어에 이미지를 입력하면 즉시 그 결과를 얻는 식입니다. 비마이아이즈는 이 발표에서 이 도구가 사람들이 “물리적 환경을 더 잘 탐색하고, 일상적인 필요를 해결하고, 더 많은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하고 새로운 자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혁신적(transformative)”이라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지난주 말에 실시한 화상 회의 인터뷰에서, 비마이아이즈의 의장 겸 최고경영자인 마이크 버클리(Mike Buckley)는 이 기능을 도입하게 된 계기가 두 가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첫째, 회사가 사용자들이 왜 전화를 거는 것을 꺼리는지 알아보기 위해 설문을 진행했는데 버클리의 표현을 빌리자면 가장 큰 이유가 “사려 깊음” 때문이었다는 것입니다. 즉, 사람들이 봉사자의 시간을 “도움이 더 필요한” 사람으로부터 빼앗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른 이유로는 전화로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가상 자원봉사자의 존재 이유를 설명해주는 대목)과 전화 통화가 자율성과 독립성에 대한 기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둘째, 버클리에 따르면, 가상 자원봉사자를 도입하게 된 또 다른 계기는 오픈AI와 나눈 GPT-4 기술에 대한 대화였습니다. 두 회사 간의 대화는 최근인 1월에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성격의 논의가 이루어졌고, 플러리가 저에게 AI 챗봇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견해에 대해 공유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월에 버클리는 오픈AI가 당시 발표되지 않은 챗GPT의 새 버전에 대해 비밀이 있다며 비마이아이즈를 찾아왔다고 말했습니다. 비공개 계약은 없었으며, 오픈AI는 접근성 맥락에서 엄청난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비밀을 비마이아이즈를 믿고 맡겼다는 것입니다.

“그들[오픈AI]은 우리에게 데모를 보여주며 ‘함께 작업하고 제품의 베타 테스터 그룹을 구성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어요.” 버클리는 비마이아이즈가 OpenAI와 파트너십을 맺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 흥미진진하게 들리네요. 안전성에 관해 이야기해 주세요. 제품의 효능에 관해 이야기해 주세요, 우리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이 제품을 개발하고 피드백을 주고 개선하는 데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시겠습니까?’라고 물었죠. 그들은 ‘예’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계속했습니다. “우리는 그들[OpenAI]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정말로 신중하게 생각하고, 안전과 사회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모델로 접근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일하기가 아주 수월했죠. 글쎄요, 이 제품[가상 자원봉사자)을 만드는 건 대략 5주 반 정도의 단거리 경주였습니다. 출발선에서 보면 우리는 2월 첫째 주에 작업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해서, 그들과 함께 일하는 건 정말로 좋았습니다. 그 일은 실제로 일어났으니까요.”

다른 많은 앱처럼, 비마이아이즈는 iOS에서 먼저 가상 자원봉사자를 출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회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예스퍼 헨릭센(Jesper Henriksen)은 이 선택이 매우 의도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버클리와 동시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헨릭센은 이러한 결정의 큰 이유 중 하나로 아이폰 내부의 강력한 칩과 아이폰의 보편성을 들었습니다. 또한 비마이아이즈는 작은 조직이며, 따라서 팀이 처음부터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대체로, 헨릭센은 애플이 iOS와 macOS를 최대한 접근 가능하게 만드는 데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꾸준한 헌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칭찬해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안드로이드도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지만, 보조 기술 분야에서 애플이 역사적으로 “업계 나머지 회사들보다 꽤 오랫동안 앞서 있다”고 명확하게 말했습니다.

버클리는 가상 자원봉사자의 출현이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커뮤니티에서 이 정도의 흥분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아마도 아이폰이 출시되었을 때였을 겁니다. 커뮤니티는 이 새로운 접근성 기능이 아이폰과 비슷하거나 적어도 그에 필적하는 기능이라는 사실에 매우 흥분한 것 같습니다. 흥분이기도 하고, 낙관주의이며, 희망이기도 하죠.”

피드백 면에서 지금까지 가장 초기 단계임에도 가상 자원봉사자는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버클리는 가상 자원봉사자가 발표된 후 처음 48시간 동안 “4000명 이상”의 시각 장애인과 저시력인이 서비스에 가입했다고 말했습니다. 헨릭센은 가상 자원봉사자를 사용하여 집안에서 애완용 카나리아의 위치를 찾아 새장에 다시 넣을 수 있도록 도와준 한 가족의 이야기를 공유했습니다. 이 사례는 이 기능의 유용성을 보여주는 예외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이 기술이 어디로 갈지”를 예측할 수 있는 좋은 예시라고 헨릭센은 말했습니다.

버클리는 기술의 미래는 커뮤니티와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인이 기술 개발의 모든 단계와 제품 구축에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버클리가 말했습니다. “우리가 내부적으로 이야기하고 거의 매일 하는 말이지만, 우리는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인이 자신의 필요에 맞게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커뮤니티에 힘을 실어주면 장기적인 비즈니스 모델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 제품 로드맵에 대해 버클리는 비마이아이즈 팀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많으며 그 가능성은 매우 흥미진진하다고 말했습니다. 가상 자원봉사자가 온라인 쇼핑이나 여행과 같은 서비스를 더욱 접근하기 쉽고 포용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또한 몇 주 안에 초기 기업 베타 테스터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이 말들과 함께 버클리는 AI 챗봇에 대한 끊임없는 과대광고와 디스토피아적 사고의 홍수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며 AI 챗봇이라는 카테고리에 대한 흥분을 재빨리 누그러뜨리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가상 자원봉사자를 통해 장애인을 위해 긍정적인 방식으로 게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챗GPT의 능력을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는 가상 자원봉사자의 잠재적 영향력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접근성을 혁신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한 감정은 비마이아이즈의 지향점(North Star)과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버클리는 “2억 5천만 명의 사람들에게 세상을 더 접근 가능하게 만들고 그들을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목표예요.”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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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1954067 2023-03-16T17:49:21Z 2024-01-14T23:56:37Z 센스리더를 사용해 웹 브라우저 제대로 사용하기: 툴바, 탭바, 페이지의 효과적인 탐색 방법

I. 들어가는 말


스크린 리더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이라면 웹을 탐색하다가 길을 잃고 끝없이 한 곳을 맴돈 경험을 누구나 한번은 했을 것이다. 마치 자동차 바퀴가 진흙탕에 빠져서 헛도는 것처럼 아무리 탭키를 눌러도 포커스가 해당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탭키는 웹을 탐색할 때 없어서는 안 되는 흰지팡이와도 같은 키이지만, 탭키만으로는 웹을 효과적으로 탐색할 수 없다.

웹을 탐색하게 해주는 인터페이스가 브라우저이다. 어떤 브라우저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웹에 대한 접근성도 달라지고 생산성에도 영향을 준다. 브라우저 시장은 2012년에 Internet Explorer가 시장 점유율에서 Chrome에 처음으로 추월당하면서 Microsoft의 전성시대가 막을 내렸고 그 후엔 줄곧 속도, 안정성, 단순성 및 확장성을 앞세운 Google의 Chrome이 독점적 지위를 구가했다. 하지만 브라우저 시장이 완벽한 독점 체제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Apple 제품의 인기에 따라 Safari의 점유율도 늘어났으며 Firefox와 Opera도 꾸준히 사용자의 요구에 맞게 발전해왔다.

각각의 브라우저는 사용자에게 저마다 다른 웹에서의 UX를 제공한다. 그런데 많은 스크린 리더 사용자가 이러한 브라우저의 기능과 장점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예를 들어, Edge는 놀랄 만한 퀄리티의 소리내어 읽기 기능과 몰입형 리더 기능을 기본(built-in)으로 제공한다. 어느 페이지에서나 컨트롤 + 쉬프트 + U를 누르면 소리내어 읽기가 실행되고 F9키를 누르면 몰입형 리더가 실행된다. 이는 Edge가 스크린 리더 사용자 및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사용자에게 다른 브라우저보다 더 나은 웹에서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브라우저의 특장점을 이해하고 자신의 요구에 맞게 사용하는 것은 스크린 리더 사용자가 스스로 정보 접근을 향상시키는 강력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아래는 PC에서 스크린 리더를 사용해 브라우저를 탐색하는 간단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단, 웹 페이지 내에서 탐색하는 방법은 이 글에서는 설명하지 않는다. 스크린 리더를 사용하여 페이지를 탐색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고 이 또한 매우 유익한 주제이지만, 이 글의 초점은 페이지 내 탐색이 아니다. 이 글에서는 브라우저를 전반적으로 탐색하는 방법만을 다룬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브라우저의 시각적 구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II. 브라우저의 시각적 구성


1. 브라우저 화면은 크게 상단에 있는 툴바와 그 밑에 경계선 역할을 하는 탭바, 그 하단에 넓게 펼쳐진 페이지로 나뉜다. 수직으로 볼 때 위에서부터 툴바, 그 밑에 탭바, 그 밑에 페이지. 이 세 가지 영역을 기억하면 좋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가 시선을 움직이는 방향은 수직이다.

2. 툴바(Toolbar). 브라우저 화면의 최상단을 점령한 이 툴바 영역에는 주소창 및 검색창, 메뉴, 각종 버튼이 위치한다. Chrome을 예로 들면, 사용자가 설치한 각종 확장 프로그램이 이 툴바 영역에 여러 가지 아이콘으로 표시된다. 그 외에도 기본적으로 뒤로 버튼, 새로고침 버튼, 메뉴 버튼 등이 여기에 있다.

툴바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주소창이다. 주소창은 워낙 많이 쓰여서 핫키가 있다. 브라우저 어디에 있든지 간에 알트 + D를 누르면 포커스가 툴바의 주소창으로 이동한다. 또한 매우 자주 쓰이는 버튼인 메뉴 버튼(주로 점 세개 아이콘으로 표현)도 알트키를 눌러서 접근할 수 있다. 툴바는 웹 브라우저의 정체성과 같은 곳으로 브라우저마다 서로 조금씩 다른 기능과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다.

3. 탭바(Tab bar). 툴바 영역과 페이지 영역 사이에 경계선처럼 탭바가 있다. 비무장지대(DMZ)라고 보면 된다. 여기에는 현재 열려 있는 페이지탭들이 좌우로 나열해 있다. 탭을 새로 만들 수도 있고 열린 페이지탭을 닫을 수도 있고 보고 싶은 페이지탭을 선택할 수도 있다. 브라우저에서 어디에 있든 간에 컨트롤 + 탭키나 컨트롤 + 쉬프트 + 탭키를 누르면 이전 탭 또는 다음 탭으로 이동하는데 그렇게 일일이 직접 이동하지 않더라도 현재 브라우저에 어떤 페이지탭들이 열려 있는지 확인하고 싶으면 이 비무장지대를 방문하면 된다.

4. 페이지(Page). 탭바 밑에 넓게 펼쳐져 있는 영역이 우리의 스크린 리더 포커스가 주로 머무는 페이지 영역이다. 이 영역을 콘텐츠 영역이라고도 부르고 문서라고도 부른다. 웹을 '정보의 바다'라고 하는데 맞다, 여기가 바로 그 바닷물을 담는 곳이다. 여기는 텍스트나, 링크, 미디어 등 웹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위치한다. 유튜브 영상, 구글 검색 결과, 페이스북 게시물, 웹툰 만화, 인터넷 기사, 공공기관의 홈페이지 등 웹 페이지의 종류와 목적에 따라 이 공간에는 너무나 다양한 것들이 올 수 있다.


III. 센스리더 Tip


대한민국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스크린 리더는 (주>엑스비전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센스리더이다. 이 글에선 센스리더 기준으로 설명한다. 운영체제는 윈도우 10이다.


5. 수직으로 탐색하고 싶을 땐 F6키를 사용하라.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브라우저 화면은 상단부터 툴바, 탭바, 페이지, 이렇게 세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세 영역 간에 수직으로 이동하는 단축키가 프레임 간 이동키인 F6키이다. 어느 페이지에 있든 F6키를 누르면 툴바, 탭바, 페이지를 순환할 수 있다. 우리의 포커스가 어느 한 영역에 갇혀버린 상황에서도 F6키만 누르면 그 영역에서 탈출해서 다른 영역으로 넘나들 수 있다. 남한에서 비무장지대로, 비무장지대에서 북한으로, 북한에서 다시 남한으로 언제든 이동할 수 있는 자유시민이 된 듯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6. 수평으로 이동하고 싶을 땐 좌우 방향키를 사용하라. 특히 툴바와 탭바 내에서 유용한 탐색 방법이다. 좌우 방향키를 사용하면 해당 영역을 벗어나지 않고 같은 영역에서만 계속 탐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탭바에서 현재 어떤 페이지탭들이 열려 있는지 보고 싶으면 좌우 방향키를 누르면 열려 있는 탭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한 바퀴를 돌고 나면 다시 포커스가 처음 시작한 탭으로 돌아온다. 무한 순환이 가능한데 탭키를 누르면서 페이지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무한 순환하는 것보단 훨씬 길을 잃을 가능성이 작다. 만약 여기서 탭키를 누르면 다른 영역으로 튕겨 나가기도 한다.

단, 좌우 방향키로 탐색하다가 탭키를 꼭 써야 하는 경우가 딱 하나 있다. 바로 툴바에서 주소창을 만났을 때이다. 주소창에 포커스가 위치하는 순간 센스리더가 편집모드로 들어가기 때문에 다시 나오려면 탭키를 눌러야만 한다. 그 외에는 툴바 내에서도 좌우 방향키로 툴바 영역을 벗어나지 않고 버튼과 메뉴 등을 탐색할 수 있다.

7. 기타 영역으로 이동할 때도 F6키를 사용하라. Chrome에서 측면 패널, Edge에서 사이드바 등 브라우저가 제공하는 별도의 프레임에 접근할 때도 F6키를 사용하면 된다. 단, 이런 부가적 프레임 안에서는 좌우 방향키가 아닌 탭키로 이동한다.


IV. 나오는 말


내가 브라우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많은 사람이 그랬듯 Chrome의 등장이었다. 그때까지 웹 브라우저는 Internet Explorer (IE)밖에 없는 줄 알았고, 솔직히 말하면 Chrome 등장 훨씬 이후에도 많은 한국의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은 여전히 IE를 업무용 기본 브라우저로 사용했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자들은 점점 더 빠르고 쉬운 브라우저를 찾게 되었고 한국에서도 2016년 정도가 되면 Chrome이 가장 우세한 브라우저로 등극하게 된다. 참고로 스크린 리더 사용자의 경우는 비사용자보다 새로운 브라우저로의 적응이 훨씬 느렸다. 국산 스크린 리더와 Chrome의 호환성 문제가 일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은 국내 스크린 리더 제조사도 Chrome으로의 전환을 더 이상 늦출 수는 없었고 2020년이 되면 Chrome과의 호환성 문제도 대부분 해결된다.

지난 10년 동안 Chrome은 모든 인터넷 사용자의 웹 경험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런데 2023년이 되자 다시 한 번 브라우저 시장에 의미 있는 변화가 찾아온다. 2월, Microsoft가 OpenAI와 합작하여 자체 검색엔진인 Bing에 인공지능 부조종사를 탑재하면서 자체 브라우저인 Edge와 연동시켜버린 것이다. 일명 Bing AI (후에 ‘코파일럿’으로 명칭이 확정되었다)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부조종사는 전통적인 키워드 검색 대신 대화형 검색을 가능하게 한 기술로 OpenAI의 챗GPT(정확히 OpenAI에서 출시한 어떤 버전을 사용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GPT-4가 정식 출시되기 전부터 이미 Bing은 GPT-4 버전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됨)를 검색엔진에 접목한 성공 사례이다. 이 시도 덕분에 Bing 사용자는 약 한 달 사이 30%가 늘어 매일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엄밀히 말하면 인공지능 부조종사 기능(Chat mode)은 브라우저보다는 검색엔진에 더해진 기능인데 Microsoft가 이를 Edge에서만 돌아가게 함으로써 Bing AI를 경험하고 싶은 사용자는 어쩔 수 없이 브라우저로 Edge를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것을 계기로 나 또한 익숙한 Chrome을 떠나 Edge를 집중적으로 사용해 보게 되었다. Edge는 어차피 Chrome과 같은 Chromium 기반의 브라우저이므로 Chrome 사용자가 적응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다만 스크린 리더 사용자의 경우 아주 작은 차이에도 큰 허들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나 또한 주저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약 2주일 간 집중적으로 사용해 본 결과 Edge를 사용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으며 소리내어 읽기, 몰입형 리더 등 의외로 Edge만의 빛나는 기능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을 통해 국내 스크린 리더 사용자들도 새로운 브라우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의심을 불식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Chromium 기반 브라우저들끼리도 서로 작은 차이점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브라우저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나면 작은 어려움이 큰 허들로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그 경험을 통해 전 세계의 정보를 더욱 편리하게 연결하고자 노력하는 브라우저들의 혁신 경쟁을 느긋한 마음으로 지켜보면서 그 과실을 마음껏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정보는 그 정보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사람들만 접근할 수 있으면 안 된다. 때로는 서점이나 도서관을 거닐다가 마음에 쏙 드는 책을 우연히 발견하듯 자신에게 맞는 브라우저를 선택하면 마음에 쏙 드는 웹 페이지를 발견할 가능성도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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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1952807 2023-03-09T15:58:00Z 2024-01-15T00:01:05Z A Hidden Charm of Edge

I started using Edge in earnest to try out Bing's AI co-pilot (great name, which for some reason sounds fancier in English than in Korean) and found it surprisingly compelling.

I found one feature that was unexpectedly fascinating.


No matter what page you're on, pressing Ctrl + Shift + U will read aloud what's on that page...

 * SenseReader users must first select the Ignore SenseReader function key by pressing Ctrl + Shift + N.


By the way, the voices are all super high quality!

You can choose different voices and adjust the reading speed, which is very easy to set up.

It's also very intuitive to be able to move to the previous or next paragraph.

My favorite voices are Sonia for English and SunHi for Korean. LOL

There are a lot of visually impaired people who are obsessed with voice selection alone, but I wish there were more Korean options. (What about different dialects?)


However, there is one small but very important feature that is unique to Microsoft.

Microsoft has made it possible to toggle the read aloud feature using keyboard shortcuts.

As someone who works exclusively on the keyboard, the presence or absence of keyboard shortcuts is one of the most important factors in my work efficiency and fatigue...

The fact that they not only put it in the most exposed toolbar in the Edge browser, but designated it as a shortcut, shows that they have a clear idea of the kind of people who will actually use it.

This is true for all of Microsoft's classic applications, such as Word, Excel, and PowerPoint.


In fact, keyboard shortcuts are probably only important to traditional PC users like me.

If you're someone who uses your smartphone or tablet to browse the web, you don't need them at all.

I think this is a great example of what kind of company Microsoft really is.


* This has been translated by DeepL and edited b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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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 Korean)


[Edge의 숨겨진 매력]


Bing의 인공지능 부조종사(이거 이름 잘 지었다. 영어로 AI copilot라고 할 때 더 있어 보이는 건 왜일까?ㅎ)를 써 보려고 Edge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너무나 매력적인 기능 발견.


어느 페이지에 있든 컨트롤 + 쉬프트 + u를 누르면 그 페이지에 있는 내용을 소리내서 읽어준다...

  * 센스리더 사용자는 컨트롤+쉬프트 + n을 눌러서 센스리더 기능키 무시를 먼저 선택해야 함.


그런데 보이스가 모두 엄청난 고퀄!

목소리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고 읽기 속도도 조정할 수 있는데 설정이 매우 간단하다.

읽기 단위를 이전 단락, 다음 단락으로 이동하게 해놓은 것도 매우 직관적.

내 목소리 취향은 영어는 영국 Sonia, 한국어는 SunHi이다. ㅎㅎ

목소리 선택만 가지고 덕질하는 시각장애인들도 많은데 한국어 선택은 조금 더 늘어났으면 함. (사투리 표현 안 되나?ㅎ)


그런데 여기서 세부적이지만 매우 중요한 마이크로소프트만의 특징이 하나 있다.

바로 내레이션 기능을 키보드 숏컷으로 토글할 수 있게 해놓았다는 것이다.

컴퓨터를 하면서 키보드만 사용하는 내게 키보드 숏컷의 존재 여부는 업무 효율성과 피로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단순히 Edge 브라우저에서 가장 노출된 툴바에 이 기능을 배치했을 뿐 아니라 숏컷을 지정해놓았다는 것은 이 기능을 실제로 사용할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명확히 알고 있다는 뜻.

이건 워드나 엑셀, 파워포인트 등 대표적인 마이크로소프트 앱에 모두 적용되는 얘기이다.


사실 키보드 숏컷은 나처럼 전통적인 PC 사용자에게나 중요한 기능일 거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인터넷 서치를 주로 하는 사람에겐 전혀 필요 없는 기능~ㅎ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떤 회사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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