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s Hunyong's Lab 2026-02-15T03:57:06Z 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262291 2026-02-13T01:14:25Z 2026-02-15T03:57:06Z [TFE 리뷰] 냉수는 되는데 온수는 왜 안 될까

기술의 발전이 눈부시다. 하지만 그 결실은 고르게 분배되지 않는다. 지난 3~4년간 AI의 급격한 일상 침투로 그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AI로 인력이 대체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지만, 또 다른 한쪽에서는 아주 작은 일상생활도 기술 장벽에 의해 가로막힌다. 예를 들어, 상지 지체장애인이나 나 같은 시각장애인은 정수기에서 적정량 온수를 받는 것조차도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다.

5년 전 신혼 가전을 마련하면서 LG전자의 얼음정수기냉장고를 구매했다. 얼음을 얼리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내겐 그 이상의 뜻밖의 이점이 한 가지 더 있었다. "정수 500ml 출수해 줘." 이렇게 말하면 정확히 그만큼 물이 나오는 것이다.

이건 나에게 작지 않은 혁신이었다. 이전까지는 라면의 물량을 맞추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음성을 통한 출수량 제어 기능 덕분에 더 이상 짜거나 싱거운 라면을 먹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데 이 편리한 기능이 일반적인 정수기에서는 반쪽만 작동한다. 온수에서는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수기에 대고 "온수 150ml 출수해 줘"라고 말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법이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국내 전기용품안전기준 KC 60335-2-21의 22.113항은 이렇게 규정한다.

"음용수 온수기는 이중 조작으로 온수가 토출되는 구조여야 한다."

취지 자체는 합리적이다. 화상 방지를 위해 두 단계에 걸쳐 조작하도록 한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조작'이 사실상 물리적 버튼만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음성 명령을 '조작'으로 인정하는 기준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 기준은 2007년에 제정되었다. 아이폰이 세상에 나온 바로 그 해다. AI 음성 인식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던 시절의 규정이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규정 한 줄이 막고 있는 것들

나는 1년 전 LG전자의 볼드무브(Bold Move) 활동에 참여했다. 이때 이 구시대적 규정의 폐해가 어떤 것인지 처음 듣게 되었다. 참고로 볼드무브는 LG전자가 장애인과 노약자의 가전 사용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해 만든 국내 최초(아마도 세계 최초) 장애인 사용자 커뮤니티다.

이 활동에서 전자제품 사용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정수기 온수 이야기가 나왔다. 손의 세밀한 제어가 어려운데 온수를 받으려면 버튼을 두 번 누르거나 동시 조작해야 해서 혼자 받기 어려운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경우에 이것은 사실상 온수를 쓸 수 없다는 뜻이었다.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나도 온수를 받을 때면 늘 얼마간 긴장을 하고 있었다. 자칫 물이 넘쳐 흐를까 봐 조심스럽게 받는 것이다. 다른 시각장애인 지인들에게도 물어봤다. 다들 비슷한 불편을 안고 살고 있었다. 그제서야 너무 일상적인 불편이라 불편인 줄 모르고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해 보면 역설적인 상황이다. 냉수와 정수는 음성으로 정확한 양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정작 화상 위험이 있는 온수에서는 음성 제어가 차단되어 있다. 더 위험한 쪽에서 오히려 보호 기술이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은 이미 와 있다

수년 전만 해도 나는 옷을 고르거나 우편물을 읽으려면 사람을 불러야 했다. 지금은 아니다. Seeing AI, 챗GPT가 내 눈을 대신하여 상황을 말로 설명해 준다. 집 안에는 LG ThinQ 허브를 포함해 7개의 AI 스피커를 놓았다. 시간이나 날씨를 확인하는 기본적 기능뿐 아니라, 보일러 온도를 바꾸고, 세탁기가 다 돌아갔는지 확인하는 것까지 전부 음성으로 처리한다. 시각장애인에게 음성 인터페이스는 '편리'가 아니다. '자립'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다.

제조사 쪽도 준비가 되어 있다. LG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이미 높은 수준의 AI 음성 인식 기술을 갖추고 있고, 냉수와 정수에는 실제로 적용하고 있다. 음성으로 온수를 안전하게 제어할 기술은 이미 존재한다. 그런데 20년 전 규정이 그 기술의 적용을 막고 있는 것이다.

'규제 샌드박스'라는 도구

여기서 '규제 샌드박스'라는 제도를 소개하고자 한다. 아직 많은 사람에게 낯선 개념일 수 있다.

이름 그대로 '모래놀이터'다. 아이들이 모래놀이터에서 자유롭게 노는 것처럼, 기존 규제를 일정 기간·일정 범위 안에서 면제하고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를 실제 환경에서 시험해 보게 하는 제도다.

핵심은 '규제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증거를 모으는 것이다. 통제된 조건에서 실증 데이터를 쌓는다. 그 데이터를 근거로 기존 법을 바꿀지 유지할지 판단한다. '잘 모르겠으니 일단 금지'도 아니고 '너희를 믿고 모든 걸 맡긴다'도 아니다. 감이나 추측이 아니라 데이터로 규제를 섬세하게 설계하는 장치가 바로 샌드박스다.

해외에서는 이 도구가 이미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특히 접근성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가 여럿 있다.

미국부터 보자. 안전 인증 기관 UL은 지난 2025년 6월 가정용 전기레인지 기준(UL 858)을 개정했다. 이전에는 금속 표면의 최대 온도가 33°C를 넘으면 안 된다거나, 최대 화력으로 30분간 주철 팬에 담긴 식용유가 발화하지 않아야 한다는 등의 물리적 기준만 있었다.

하지만 최신 개정판에서는 스마트 기기의 원격·음성 제어를 공식 허용하면서 새로운 종류의 안전 기준을 추가했다. 예를 들어, 인터넷이 끊기면 기기가 스스로 꺼지도록 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해킹되지 않도록 암호화를 의무화하고, 기기 오작동 시 집안의 차단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까지 검증하도록 했다. 안전의 기준 자체가 바뀐 것이다. '사용자가 버튼 앞에 서 있는가'가 아니라 '시스템이 위험을 감지하고 스스로 차단하는가'가 핵심 질문이 되었다.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안전 장치도 함께 발전하도록 개정한 것이다.

EU도 AI 기본법에 의미 있는 샌드박스 규정을 두고 있다. 제59조는 규제 샌드박스 안에서 개인정보 활용의 특례를 둔다. 공중 보건, 교통·이동성, 환경 보호 같은 공익 목적의 AI를 개발할 때, 원래 다른 용도로 수집된 개인정보를 샌드박스 안에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장애인의 이동권이나 건강 관련 AI도 이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물론 데이터 격리, 접근 제한, 실험 종료 시 삭제 등 10가지 엄격한 조건이 전제된다. 개인정보보호에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EU조차도, 공익을 위한 AI 혁신에서만큼은 통제된 실험의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가까운 일본은 더 과감하다. 일본에서는 2017년부터 자율주행 전동 휠체어의 실증이 시작되었다. 목적지를 지정하면 휠체어가 알아서 이동하고, 내린 뒤에는 빈 상태로 대기 장소까지 자동으로 돌아가는 방식이다. 2020년 하네다공항에서 세계 최초로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이후 간사이·나리타·오사카 공항으로 확대되었다. 주 이용자는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와 장애인이다.

이런 실증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근거로 2022년 도로교통법이 개정되었다(2023년 4월 시행). '이동용소형차'라는 새 카테고리를 만들어,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전동 휠체어 규격의 이동 수단을 보행자로 인정한 것이다. 이전에는 매번 경찰의 개별 허가가 필요했지만, 개정 후에는 사전 신고만으로 일반 도로 주행이 가능해졌다. 아직은 공항과 일부 시범 지역 중심이지만, 법이 바뀌면서 역 주변이나 상점가 같은 생활권으로 실증이 확대되고 있다. 실험이 법을 바꾸고, 바뀐 법이 다시 실험의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이 사례들의 공통점이 있다. 먼저 통제된 환경에서 시도하고, 데이터를 쌓는다는 점이다. 그 데이터로 법을 바꾼다. 규제가 혁신의 벽이 아니라 혁신의 검증 도구가 되는 것이다.

온수 한 잔에서 시작하자

정수기의 온수 음성 제어가 사소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기능 요청이 아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질문이다. 물리적 버튼만을 '조작'으로 인정하는 20년 전의 프레임을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가.

이 프레임이 바뀌지 않는 한,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손이 불편한 사람,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 정수기 앞까지 갈 수 없는 사람은 계속 배제된다. 정수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물리적 접촉이 전제된 가전이라면 어디서든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한 가지 장애인 당사자로서 분명히 해두고 싶은 것이 있다. 안전과 개인정보 보호는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는 점이다. AI 스피커가 수집하는 데이터가 어디로 가는지, 장애인의 음성 패턴 같은 민감 정보가 어떻게 쓰이는지, 그 투명성은 지금보다 더 강화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는 타협이 없다.

그러나 그 우려를 이유로 20년 된 규정을 방치하는 것은 '신중함'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떠올려 보라. 사용자가 "온수 150ml 출수해 줘"라는 음성 명령을 한다. 기기가 "온수를 출수할까요?"라고 확인 질문을 한다. 사용자가 "응, 출수해"라고 대답하면 출수하고, 이상이 감지되면 즉시 중단된다. 이 시스템은 물리적 버튼을 두 번 누르는 것보다 오히려 더 안전할 수 있다. 규제 샌드박스는 바로 이 가능성을 실제로 테스트하기 위해 존재하는 제도다.

산업 중심으로 발전하는 AI는 그 자체로는 방향이 없다. 그 기술이 장애인, 노약자, 사회의 다양한 소수자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쓰일 때, 기술의 혜택은 비로소 고르게 재분배된다. 그것이 기술이 사회 평등에 기여하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온수 한 잔이면 충분하다.


[*] 추기 (2025. 2. 14.)

이 글을 게시한 후 KC 60335-2-21의 제정판부터 최신 개정판(2025년)까지를 직접 대조하여 확인했다. 본문에서 22.113항이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고 서술했는데,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바로잡는다.

판본 22.113항
2007년 제정 도입
2012년 개정 (K 60335-2-21) 존재 (본문 p.10)
2015년 개정 존재 (한국 국가차이 p.24)
2022년 개정 삭제
2025년 개정 삭제 유지

22.113항("음용수 온수기는 이중 조작으로 온수가 토출되는 구조여야 한다")은 2022년 개정에서 삭제되었다. 현재 이 조항은 적용되고 있지 않다.

다만 규정이 삭제된 후에도 업계에서는 관행상 이중 조작 방식을 유지하고 있으며, 더 근본적으로는 음성 제어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안전한 '조작'으로 인정하는 기준 자체가 아직 없다. 제조사가 음성 제어 온수 출수를 도입할 수 없는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 글은 LG전자 볼드무브(Bold Move)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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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229407 2025-10-14T13:00:00Z 2026-02-13T00:59:16Z [TFE 리뷰] 두 LG 청소기는 시각장애인의 일상을 어떻게 바꾸었나? (1부) - 코드제로 A9S 6개월, 로보킹 AI 3개월 사용 후기 (사용법 영상 포함)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 들어가며


아기 도도가 태어난 후 청소는 저희 집에서 매우 중요한 루틴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청소는 시각장애인에게 불가능하지는 않아도 꽤나 번거로운 작업인데요. 머리카락이나 작은 먼지는 잘 만져지지도 않고, 더군다나 장난감이 어지러히 널려 있는 바닥에서 우연히 발견한다 해도 집기도 힘들죠. 결국은 자주 청소하는 수밖에 없는데 집안 구조가 복잡해지면 장애물들을 피해 청소를 하는 것도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이번 TFE 리뷰는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먼저 1부에서는 저의 청소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준 두 가지 제품인 LG전자의 스틱청소기와 로봇청소기를 심층 해부해 보겠습니다. 시각장애인으로서의 사용 팁 영상도 올리니 많이 봐 주세요!


🧹🤖 두 청소기를 소개합니다!


먼저 제가 리뷰할 제품부터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올해 4월 중순, 너무나도 기다리던 LG 무선 스틱청소기가 저희 집에 들어왔습니다. 정식 제품명은 LG 코드제로 오브제컬렉션 A9S(이하 '코드제로').


 📷 이미지 설명: 무광 다크 그레이 색상의 스틱청소기가 올인원 타워 3.0에 거치된 전체 사진. 세로로 긴 타워형 거치대에 본체가 도킹되어 있으며, 타워 측면에 추가 흡입구들이 보관되어 있음. 흰 벽과 밝은 우드 패턴 바닥에 놓여 있어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인테리어 가전의 느낌을 줌.


코드제로는 즉시 우리 가족의 최애 가전제품으로 등극했습니다. 제 18개월 된 도도는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머리카락 줍기가 특기인데요.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머리카락들이 발바닥에 느껴지면 저는 반사적으로 코드제로를 거치대에서 꺼내 듭니다.

코드제로는 250W의 강력한 흡입력을 자랑하는데요, 청소는 순식간에 끝나고, 올인원 타워가 알아서 먼지를 비우고 UVC 살균 기능으로 필터 내 미생물까지 깔끔하게 제거해 줍니다.


두 번째 제품은 7월 말에 설치한 로봇청소기입니다. 정식 제품명은 LG 코드제로 AI 오브제컬렉션 로보킹 올인원 프리스탠딩(이하 '로보킹 AI').


 📷 이미지 설명: 베이지/크림 화이트 색상의 로봇청소기가 올인원 스테이션에 도킹된 전면 사진. 둥근 원반 형태의 로봇청소기 본체가 허리 높이 정도의 네모난 스테이션 하단에 들어가 있음. 전체적으로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되어 부드러운 느낌을 주며, 밝은 색상으로 인테리어에 자연스럽게 조화됨.


로보킹 AI는 바닥 청소를 완전히 자동화해 주었습니다. 처음엔 '육아하는 집에 로봇청소기는 무용지물'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완전히 기우였더라고요.

로보킹 AI는 장애물을 매우 잘 피해다닙니다. 특히 한 주에 한 번씩 아기 매트를 모두 걷어내고 집안 전체를 청소할 때 진가가 드러나는데요. 물걸레까지 사용해서 로보킹 AI가 바닥을 닦는 동안 저는 마음 놓고 다른 집안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도도가 로보킹 AI를 졸졸 쫓아다니며 "찡찌기"라고 외치는 것을 보는 것은 소소한 즐거움입니다!

코드제로와 로보킹 AI 모두 올인원 시스템입니다. 스테이션과 타워가 가구처럼 자연스럽게 공간에 녹아들고, 청소기는 항상 같은 자리에 정돈되어 있죠. 발에 물건이 채이는 것이 무척 신경 쓰이는 시각장애인 입장에선 이것도 무시 못할 장점이랍니다.

그럼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볼게요.


🧹✨ 청소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코드제로 A9S


청소기 성능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사양은 흡입력입니다. 2023년형 코드제로 A9S의 흡입력은 250W입니다. 여기서 W(와트)는 모터의 출력을 나타내는 단위이고 높을수록 강력한 흡입력을 의미하는데요. 전작 시리즈인 A9 시리즈가 140W였던 것을 생각하면 100W 이상 향상되면서 사용자 만족도가 비약적으로 올라갔습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지표인 본체 무게는 2.47kg으로 시장 최경량 수준입니다. 배터리는 2개가 제공되어 사용 시간이 최대 120분에 달하는데, 일반적으로 배터리 1개만 사용하더라도 60분이라는 넉넉한 시간을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코드제로의 특장점은 바로 이 강력함과 가벼움의 조화입니다. 250W 흡입력은 도도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인 뻥튀기 부스러기는 물론 웬만한 먼지는 다 빨아들이고, 2.47kg은 한 손으로도 가볍게 들 수 있는 수준입니다. 저는 한 손으로 청소기를 들고 다른 손으로 벽이나 가구를 짚으면서 청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사용하기에도 부담 없는 무게입니다.

이에 더해 흡입구(헤드)도 큰 몫을 하는데요. 단순히 걸레판을 부착하는 것을 넘어 자동으로 물이 공급되고 고온 스팀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팀 기능을 간략히 설명하면, 물통에 물을 채우고 스팀 배터리를 장착하면 최고 100도의 고온 스팀으로 바닥의 기름때나 굳은 때를 제거해 주는 기능입니다. 거의 상업용 공간 청소 효과를 낸다고 보시면 됩니다. 바닥 위생이 특히 신경 쓰이는 육아 가정에 유용한 기능이죠.

마지막으로,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올인원 타워 3.0의 유용성인데요. 단순한 거치대가 아니라, 자동 먼지 비움, 배터리 2개 동시 충전, UVC LED 살균 기능을 갖췄고, 스팀 물걸레 기능을 위한 스팀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 베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청소를 마치고 청소기를 올인원 타워에 거치하면 자동으로 먼지통이 비워지고 충전이 시작됩니다. 12시간 주기로 약 2시간 동안 UVC LED가 자동으로 작동해 먼지 봉투 안에 있는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가 증식할 수 없게 깔끔하게 살균합니다. 타워 양쪽 문을 열면 다양한 흡입구를 보관할 수 있어 정리도 간편합니다.

코드제로에 대해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다른 LG 제품과 달리, 본체에서 버튼 조작과 LG ThinQ 앱의 음성 안내가 연동되어 있지 않다는 점인데요. 예를 들어 워시타워 같은 경우 본체에서 버튼을 누를 때마다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LG ThinQ 앱에서 어떤 세탁 코스가 선택되었는지 음성으로 알려줍니다. 그런데 코드제로는 본체에서 버튼을 눌러도 설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청소기 사용 자체에 큰 지장을 주진 않지만, 이런 세세한 연동이 초기 사용법을 익히는 데는 큰 도움이 될 것 같더라고요.

전반적으로, 코드제로는 알고 보면 사용법이 간단한데 물통 사용법, 스팀 배터리 탈부착, 올인원 타워 사용 등을 익숙하게 하려면 약간의 학습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아주 쉽게 사용할 수 있어요! 헷갈릴 만한 사용법은 아래 영상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기능이 있다 보니 코드제로는 사용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기대하는 퍼포먼스가 나와 주면서 거기에 유용한 기능들을 배워가는 즐거움이 있는 것이죠. 코드제로 덕분에 청소기 돌리기가 번거롭고 오래 걸리는 집안일에서 부담 없고 즐거운 작업으로 바뀌었어요. 청소를 마치고 올인원 타워가 먼지통을 비우는 시원한 소리를 듣자면 제 가슴도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 스스로 학습하는 로보킹 AI의 진화


로보킹 AI는 2024년 8월에 출시된 LG의 프리미엄 로봇청소기입니다. 사실 딱 10년 전에 초기작인 LG 로보킹을 사용한 적이 있었는데요. 윗면에 터치 버튼이 많아 오조작이 잦았고 4년여 전부턴 배터리 수명이 급격히 줄어 더 이상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로봇청소기에 대한 설렘과 걱정이 반반이었는데 막상 사용해 보니 그 사이 많은 발전이 있었더라고요.

먼저 흡입력은 최대 10,000Pa입니다. Pa(파스칼)는 로봇청소기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위로 공기 압력을 나타내는 데 사용됩니다. 센서는 라이다(레이저로 거리를 측정하는 센서), RGB 카메라(색상 정보를 인식하는 카메라), 3D 센서(입체적인 공간 정보를 파악하는 센서)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물걸레는 회전형 2개로 분당 약 180회 회전하고, 카펫 위를 청소핧 때는 물걸레가 9mm 자동으로 들어올려집니다. 배터리는 5,200mAh로 최대 3시간 사용 가능한데 주변 사례를 보니 50평대 아파트 청소에도 한 번 충전으로 넉넉하게 청소를 완료하더라고요. 올인원 스테이션은 코드제로 A9S와 마찬가지로 자동 먼지 비움 기능이 있고, 이에 더해 물걸레 자동 세척·건조, 전용 관리제 자동 투입 기능을 갖췄습니다.

개인적으로, 로보킹 AI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물걸레 청소 기능과 센서 성능이었습니다. 먼저, 물걸레 기능은 그 자체만으로도 제 값을 한다고 느꼈는데요. 저희 집은 마루바닥이라 물 공급량을 '중'으로만 설정하고 사용하고 있는데 청소 후 바닥이 전체적으로 깔끔해지는 느낌이 확실히 듭니다.

청소가 끝나면 스테이션에서 자동으로 물걸레를 세척하고 열풍으로 건조해 주어서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고요. LG가 개발한 전용 관리제가 자동 투입돼서 매번 걸레를 빨아줘야 하는 부담도 없습니다. 다만 주기적으로 물통을 갈아주고 걸레판도 세척해줘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일이 늘어나는 부분도 있네요. 그럼에도 청소 후 바닥이 빤들빤들해지는 걸 보면 전혀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센서 성능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라이다 센서, RGB 카메라, 3D 센서 조합으로 가구나 벽은 물론 작은 아기 장난감과 옷가지도 잘 피해다니더라고요. 무엇보다 사람을 잘 인식하고 회피하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한 번은 집에 손님이 와서 좁은 주방에서 성인 4명이 왔다갔다 하는데도 로보킹 AI가 사람들에게 부딪히지 않고 잘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4개의 정밀 센서가 높낮이를 민감하게 감지해 현관이나 화장실에서 떨어지는 일도 없고요. 10,000Pa의 흡입력은 타사 제품과 비교해도 아쉽지 않은 수준이고, 소음은 60-70dB 수준으로 크게 거슬리지 않습니다.

자율 주행 능력은 시간이 가면서 나아지는 걸 확인했습니다. 처음에는 특정 구역에만 오래 머무르고 충전대로 복귀하지 못하는 등 다소 답답하고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그런데 인내심을 갖고 10회 정도 사용하고 나니 집안 구석구석을 효율적으로 청소하고, 이젠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스테이션까지 정확히 찾아 들어갑니다. 아예 청소 예약을 걸어두고 주기적으로 돌려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아마도 주행 능력 향상은 초기 매핑 정보를 바탕으로 라이다 센서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로 도면을 업데이트한 결과로 보입니다. 제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결과일 수도 있고요. 아무튼 결과적으로 주행 능력은 저희 집에 육아 용품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매우 좋다고 느껴집니다.

이렇듯 로보킹 AI의 강점은 발전 가능성입니다. 2부에서 설명하겠지만, 특히 로보킹 AI의 기능을 온전히 사용하기 위해선 LG ThinQ 앱 사용이 필수적인데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주기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앞으로도 계속해서 편의성과 유용성이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고요. 그리고 현재 저는 프리스탠딩 모델을 사용하고 있지만, 추후 수도관 연결이 가능한 환경이 된다면 정수기처럼 자동 급배수 키트를 추가 설치하여 물통 관리 부담을 아예 없앨 수도 있습니다.

또 무엇보다 제가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보안입니다. 다양한 카메라 기술을 사용하는 만큼 LG가 믿을 수 있는 프라이버시 보안 정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타 사에 비해 압도적인 이점입니다. 저희 집은 홈카메라도 이 보안 문제 때문에 국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거든요. 프라이버시는 값으로 매길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사용 초기에는 이동 속도가 다소 느리다고 느껴졌고, 흡입력 조절 같은 간단한 조작도 LG ThinQ 앱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보니, 청소기나 저나 서로에게 적응하기 전에는 다소 답답함이 있었습니다. 또한 방 편집 기능 등 유용한 기능은 시각장애인 혼자 사용하기 어렵고 비장애인이라 해도 사용법이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지 않아 대부분 기능의 존재조차 잘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아무래도 LG ThinQ 앱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진입 장벽이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이런 점을 해소하기 위해 아래 로보킹 AI 사용법도 영상으로 준비했습니다!



로보킹 AI를 총평하자면 '볼수록 매력 있는 로봇청소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로봇청소기는 여러 가전 중에서도 발전 속도가 가장 빠른 카테고리인데요. 그 점에서 한 번 사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맞춤화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점, 즉 LG가 표방하는 'UP가전' 전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큰 매력이 있습니다.

✅ 나가며


오늘은 저의 육아 생활에서 청소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 준 LG의 두 청소기, 코드제로 A9S와 로보킹 AI를 시각장애인의 관점에서 리뷰해 보았습니다.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이젠 결코 단순하지 않은 가전이 바로 청소기인데요. 이 리뷰가 청소기 구매를 고민하거나 사용법을 잘 몰라 헤매셨던 분들께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다음 리뷰에서는 청소기를 시작점으로 해서 LG전자만이 가진 포용적 기술에 관해서 짚어 보려고 합니다. 사실 제가 가전에 대해 이렇게까지 덕질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LG는 정말 파면 팔수록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기업이더라고요. 보통 사람들이 잘 모르는 포용적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한 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오늘의 리뷰 요약

  • 코드제로 A9S는 구형 모델(140W)에서 250W로 100W 이상 향상된 흡입력과 2.47kg 경량 설계로 한 손 조작 가능함. 즉흥적 일상 청소에 최적화되어 청소를 즐거운 작업으로 만듦.
  • 올인원 타워 3.0은 자동 먼지 비움, 배터리 2개 동시 충전, 12시간 주기 UVC LED 살균(2시간)으로 관리 부담이 최소화됨.
  • 스팀 물걸레는 최고 100도 고온으로 바닥 위생에 효과적이나 급수통과 안심 스팀 배터리 사용법 익히는 데 시간 걸림.
  • 로보킹 AI는 10년 전 모델 대비 큰 발전. 10,000Pa 흡입력, 라이다+RGB 카메라+3D 센서로 작은 장난감과 사람까지 정확히 인식·회피함.
  • 회전형 물걸레(분당 180회)와 올인원 스테이션의 자동 세척·건조로 정기 대청소에 유용함. 다만 주기적인 물통 관리와 걸레판 세척 필요함.
  • 초기엔 특정 구역만 머물러 답답했으나 10회 사용 후 AI 학습으로 효율적 청소 경로를 구축함. 초기 LG ThinQ 앱 진입 장벽은 개선 필요함.
  • LG는 UP가전 전략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지속, 프라이버시 보안 우수, 자동 급배수 키트 추가 가능 등 발전 가능성이 큼.



이 글은 LG전자 볼드무브(Bold Move)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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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226264 2025-09-25T09:31:52Z 2025-10-07T16:27:00Z Perplexity의 AI 브라우저, Comet 20일 사용 후기: 인권위 진정부터 쿠팡 쇼핑까지

Perplexity의 AI 브라우저 Comet이 9월 4일 한국에 공개되었습니다. 지금까지 20일 정도 사용해 본 경험을 공유합니다. 현재는 Pro 구독자, 대학생 인증 또는 초대장 기반으로 다운로드 및 사용 가능합니다. (* 이 포스팅 이후 10월 2일에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공개됨)


저는 첫날부터 편의성을 느끼고 바로 Chrome 대신 Perplexity의 Comet 브라우저를 기본 브라우저로 설정해서 사용하고 있는데요. 가장 많이 쓰는 기능은 요약이지만, 조금씩 더 대담한 에이전트 기능도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이었던 사례는 국가인권위 온라인 진정 접수를 처음부터 끝까지 Comet에게 수행하도록 한 것입니다.


진정에 들어갈 내용을 모두 텍스트로 준비해 놓고 국가인권위 진정 접수 첫 화면에서 어시스턴트를 활성화시킨 후 내용을 붙여넣고 접수를 도와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진정인 이름부터 입력하기 시작하더니 1단계, 2단계, 3단계, 4단계, 5단계까지 넘어가서 마지막 진정 접수까지 눌러 모든 절차를 완료해 버리더라고요. 처음엔 신기해서 보고 있었는데 나중에 한 번도 브레이크 없이 접수까지 누르는 걸 보고 경악했습니다.


Comet이 실수한 건 첨부파일 단계를 사용자에게 묻지 않고 뛰어넘은 것 정도이고, 텍스트의 실수는 없었습니다. 다행히 접수 후 수정이 가능해서 큰 문제는 없었지만 편의성과 우려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해진 루트를 그대로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꽤나 큰 진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진정 결과가 잘 나온다면 AI 브라우저가 장애인 차별 시정에 조금이나마 기여한 사례가 될 것 같네요.


두 번째로 성공적인 사례는 쿠팡에서 원하는 제품을 찾고 장바구니에 담게 한 일입니다. Comet 브라우저를 열자마자 첫 화면에서 어시스턴트를 호출하고 쿠팡 로그인 페이지로 이동하라고 했습니다. Comet는 전혀 무리 없이 로그인 페이지를 링크로 제공해 주었습니다. 로그인은 제가 직접 했고, 다음부터가 진짜 에이전트의 힘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구매하고 싶은 물건은 사무실에서 쓸 만한 가볍고 개방감 있는 헤드셋이었습니다. 헤드셋은 브랜드도 너무 많고 브랜드마다 모델도 다양하기 때문에 혼자서는 비교해 볼 엄두가 전혀 나지 않는 제품이었습니다. Comet은 Perplexity AI 모델을 사용해서 인기 있는 헤드셋 제품에 관한 정보를 웹과 유튜브 등에서 수집해 결과로 제공해 주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쿠팡 내 검색이 아닌 웹 검색을 활용했습니다. 그렇게 헤드셋 리스트가 추려지자 그 다음부터는 제가 원하는 조건을 계속 제시하며 저에게 맞는 제품을 두 개까지 남길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최종 후보 2개를 쿠팡 사이트 내에서 검색하고 정보를 요약해 달라고 했습니다. 쿠팡 내에서 리뷰 점수와 가격대를 보니 최종 결정은 쉽게 내릴 수 있더라고요. Comet 어시스턴트의 도움을 받아 구매하기로 한 제품은 1만5천 원대 로지텍 유선 헤드셋이었습니다. Comet에게 해당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으라고 했고 Comet은 문제 없이 수행했습니다. 그렇게 블루투스 동글, 커피, 캔맥주까지 총 5개의 상품을 더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마지막에 담은 제주누보 6캔 같은 경우는 제품 조사가 필요 없었기 때문에 한 번의 프롬프트로 장바구니 담기에 성공했습니다. 결제까지는 시키지 않았지만 여기까지 해낸 Comet와 저 자신이 대견하더라고요. 2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내일부터 AI의 도움을 받아 주문한 상품들이 집에 도착하기 시작하는데 괜히 떨리네요. 온라인 쇼핑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광범위한 조사와 구매까지 한자리에서 한 건 처음이었거든요.


세 번째 성공 사례는 Google 문서 작성입니다.


https://docs.google.com/document/d/13kl52ppSRmzoq9FqXA7R9vwJdoHKcq9NrwTdGbaWt3M/edit?usp=sharing


이 Google 문서는 제가 Comet 브라우저에서 프롬프트 하나로 생성한 문서입니다. 프롬프트는 이렇게 주었습니다.


"Google 문서를 열어서 시민기술네트워크를 응원하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하고, 접근 권한을 '링크가 있는 모든 사용자'로 설정하여 공유 링크를 복사해 줘." (시민기술네트워크는 AI와 기술을 공익을 위해 활용하고자 모인 사람들의 시민단체입니다)


Comet은 Google 문서 페이지를 열고 제가 시킨 대로 제목과 문서 내용을 스스로 작성한 후 문서 접근 권한을 '링크가 있는 모든 사용자'로 설정하고 링크 복사 버튼까지 눌러 주었습니다. 위 URL은 Comet가 작업을 마친 후 제가 이 편집창에 바로 Ctrl+v로 붙여 넣은 것입니다. Comet, 정확히는 Perplexity에서 제가 설정한 AI 모델이 작성해 준 내용은 "시민기술네트워크의 활동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사회혁신과 기술의 힘으로 더 나은 세상, 더 포용적인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였습니다. 다소 진부한 내용이긴 하네요. ㅎ


한편, 안타깝게도 Comet이 한컴독스 문서와는 아직 호환되지 않습니다. 한컴독스는 한글과컴퓨터에서 Google 문서를 벤치마킹해서 만든 웹 기반 문서 편집기입니다. 프롬프트는 위 Google 문서를 작성한 것과 같은 프롬프트를 주었고, 한 가지 다른 것은 'Google로 로그인하라'는 정보를 주었습니다. 한컴독스는 로그인 정보를 기억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요.


Comet은 한컴독스 페이지를 찾는 것부터 어려워했습니다. 아마도 웹에 정보가 많지 않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 Comet은 한컴독스 페이지를 찾아냈고, 로그인하고, '새 문서 만들기' 버튼을 누르는 것까지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문서 영역에 내용을 입력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새 문서를 세 개나 만들면서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이전에 다른 사례에서는 문서를 15개나 열었지만 실패한 적도 있었습니다. 당시 Comet 어시스턴트의 설명은 문서 영역이 읽기 전용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작성 가능한 상태였는데 말이죠. 제가 알기로 Google 문서나 한컴독스 문서 모두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아는데 왜 그런 차이가 발생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Comet과 한컴독스가 호환되지 않는 이유로 제가 추측하는 것은 한컴독스의 웹 접근성 부족입니다. AI가 웹을 탐색하는 방법은 HTML 코드와 DOM 정보를 보고 탐색하는 것이라 시각장애인이 스크린 리더를 사용해서 웹 탐색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국가인권위 진정이 생각보다 수월하게 됐던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웹 접근성 준수는 장애인뿐 아니라 AI 에이전트에게도 유리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Comet으로 한컴독스에서 문서 작성이 된다면 한글 문서의 접근성 장벽이 크게 낮아질 것입니다.


여기까지 20일 정도 제가 Comet을 사용하면서 가장 대표적인 성공과 실패 사례를 정리해 봤습니다. 인상적인 순간은 인권위 진정이 첫 단계에서부터 끝까지 되는 것을 업무보조 선생님과 함께 보고 있었는데 마지막 접수 버튼까지 누르는 걸 보고 함께 탄성을 지른 순간과, 쿠팡에서 제주누보 6캔을 장바구니에 담으라고 시켜놓고 아내 유정과 다른 방에서 아이폰으로 쿠팡 앱을 열어놓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잠시 후 장바구니에 자동으로 제주누보가 담기는 걸 유정이 눈으로 직접 보고 탄성을 지른 순간이었습니다. AI 에이전트의 시대, 이제 막 시작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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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223658 2025-09-13T18:42:36Z 2025-09-13T19:00:00Z LG씽큐 MCP 사용 후기

결론부터 얘기하면 대박이다!

작년 말에 LG전자에서 LG씽큐 API를 공개했다는 기사를 봤었는데, 올해 7월에 공식 MCP 서버를 Github에 발표했었구나! 챗GPT한테 물어봐서 알게 됨! ㅎ

어차피 MCP 서버가 API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당연한 수순으로 생각하긴 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빠른 시기에 만들어 줘서 고마움. 바로 Claude 데스크톱 앱에 연결하고 시험해 봤다.

이제 데스크톱에서 가전과 채팅 가능!

실제 대화

나: 로봇청소기를 시작해 줘.

Claude: 로봇청소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중간 코드 생략)
로봇청소기가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절전 모드에서 깨워서 정상적으로 작동을 시작했습니다.
    
나: 현재 실내 온도는 몇 도야?

Claude: 에어컨을 통해 현재 실내 온도를 확인해드리겠습니다.
    (중간 코드 생략)
현재 실내 온도는 26도 입니다.
에어컨 센서에서 측정한 상세 정보:
- 현재 온도 : 26°C (78°F)
- 설정 온도 : 25°C (77°F)
- 습도 : 63%
- 에어컨 상태 : 전원 꺼짐
- 공기질 : 좋음 (PM1: 8, PM2.5: 8, PM10: 9)
현재 에어컨이 꺼져 있는 상태에서 실내 온도가 설정 온도보다 1도 높게 측정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MCP를 통해서 LG씽큐 앱에 등록되어 있는 가전을 제어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

세밀한 제어는 아직 숙제

어차피 AI가 수행할 수 있는 동작은 MCP 서버 제공자가 정의한 것에 한정되기 때문에 아주 많은 동작을 컨트롤할 순 없다. 단적으로, 로봇청소기를 시작하고 멈추는 단순 동작은 제어 가능하지만, 흡입력이나 걸레 물 분사량을 조절하는 등의 세밀한 조작은 LG ThinQ 앱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나: 지금 로봇청소기 걸레가 건조 중인데 건조를 중지해 줘.

Claude: 로봇청소기의 걸레 건조를 중지하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먼저 현재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사용 가능한 제어 명령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중간 코드 생략)
WAKE_UP 명령을 전송했습니다. 이 명령으로 로봇청소기가 현재 상태에서 깨어나면서 건조 과정이 중단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ThinQ Connect API로는 걸레 건조 기능을 직접 제어하는 명령이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 정확한 건조 제어를 위해서는 LG ThinQ 앱을 통해 직접제어하시거나, 로봇청소기의 물리적 버튼을 사용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렇게 Claude는 내 요청을 수행하려 시도했지만, 애초에 MCP에 없는 기능이기 때문에 수행하지 못했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이미 혁명

그럼에도 각종 기기의 현재 상태, 예컨대 냉장실과 냉동실 온도 등을 데스크톱에서 바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AI 사용자들에겐 큰 편의성 개선이다. 특히 나 같은 시각장애인에겐 더 그렇다.

참고로 개발자들이 스마트홈 허브로 많이 사용하는 홈 어시스턴트에서도 API를 이용해서 LG씽큐를 제어할 수 있다. 또한, 일반 사용자도 LG씽큐 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받아 홈 탭에서 자체 챗봇인 '챗씽큐'를 통해 가전을 편안한 자연어 대화로 제어할 수 있다.

아마도 곧 일반 소비자에게 출시될 예정인 씽큐온에서도 제어할 수 있는 범위는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씽큐온'은 LG전자가 작년 9월에 생성형 AI 기반 스마트홈 허브가 될 거라고 발표한 제품. 현재 우리 집에 있는 AI 스피커 가운데 국산 네이버 클로바가 가전 제어는 가장 잘하지만 곧 씽큐온이 그 자리를 넉넉하게 차지할 예정. ㅎ)

물론 이 중 가장 광범위한 조작이 가능한 플랫폼은 LG씽큐 앱 그 자체이다. 홈 탭에 있는 챗씽큐 말고 디바이스 탭에서 기기별로 제어하는 UI 말이다. 그 외에 다른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API에 제공된 대표적 기능 몇 가지로 크게 제약된다.

우리는 왜 통합 AI 비서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이미 똑똑한 스마트폰 앱 LG씽큐 앱이 있는데, 그리고 LG전자가 직접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AI 스피커 씽큐온도 개발하고 있는데 뭐하러 MCP까지 필요한 걸까?

그건 자신이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비서 한 명쯤은 두고 싶어하는 우리의 심리랑 맞닿아 있다. 그냥 내 일을 대신 해 줄 수 있는 믿을 만한 비서 한 명, 아니 하나의 AI를 두고 싶은 욕구 말이다.

챗GPT와 Claude는 그에 근접해 가고 있고, 이제 많은 서비스들이 MCP를 통해 AI와 연동되지 않으면 '구식' 취급을 받게 될 거다. 스마트폰 앱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단 얘기.

이번 주 HardFork 에피소드에서도 다뤘듯, 어쩌면 스마트폰은 AI의 등장으로 인해 대중의 머릿속에서 더 이상 '스마트'하지 않게 인식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걸 '앱의 종말'이라고까지 표현하는 건 너무 많이 나가는 것이겠지만, 아무튼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은 일을 개별 앱이 아닌 AI 플랫폼에서 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MCP가 출시된 이후 여러 MCP 서버를 Claude에 연동해 봤지만, 마침내 가전 제어라는 유용성을 직접 체감하니 그런 확신이 더 생긴다.

고민할 것은?

물론 편해지는 만큼 위험도 더 커진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Claude가 MCP 가지고 뭐 한 가지만 하려 해도 계속 허용 여부를 묻는 건 좋은 조치이다.

더불어 국내에서도 카카오 등에서 MCP 생태계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주요 기업들이 국내 플랫폼도 좋지만 Github에 좀 공개했으면 좋겠다. Github이 몇 번 써 보니 비개발자인 나도 유용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더라. 특히 MCP는 Github에 자세히 설명된 것 보고 하나하나 따라서 사용해 볼 수 있었다.


MCP(Model Context Protocol)란?

MCP는 2024년 11월에 Claude를 만든 Anthropic이 오픈소스로 발표한 소프트웨어 간 통신 표준이다. 각종 서비스나 데이터를 LLM 기반 챗봇 안에서 대화 중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대표적으로 Claude 데스크톱 앱에서 지원되고 있지만, 범용 프로토콜이어서 곧 있으면 ChatGPT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참고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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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215017 2025-08-02T13:40:15Z 2025-08-02T19:24:35Z 문제는 교육 거버넌스다 ― 통제하의 자율, 강제하의 포용은 옳은가?

중앙집권적 관료제는 어떻게 교육을 지배해 왔나?

1. 대한민국 교육은 오랫동안 교육부를 정점으로 한 중앙집권적 체계 위에 서 있었다.

2. 교육부 장관은 학교장의 인사부터 교과서 선정까지 유·초·중등학교의 교육정책 전반을 관장하며 ‘제왕적 장관’의 권력을 누리고 있다. 선출되지 않은 관료(장관)가 선출된 권력(교육감)을 압도하는 구조는 민선 교육감제 시행 18년째인 현재까지 흔들리지 않고 있다.

3. 시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 학교와 교사는 이 위계 구조의 하위에 위치하며, 정책의 집행자로 기능하도록 고정되어 있다. 특히 교사는 ‘말단 행정직’의 지위를 강요받는다.

4. 이러한 구조는 단지 관료제의 역효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자율성과 교육의 다양성을 체계적으로 억압하는 정치적 질서로 기능한다.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라는 교육의 본질적 질문조차, 교사가 아닌 교육부의 고시와 승인에 종속된다.

교사는 무엇이 되었나?

5. 교사는 행정 시스템의 말단이 아니라, 공공성과 전문성을 구현하는 시민적 교육자가 되어야 한다.

6. 그러나 지금의 체계는 교사의 교육적 판단을 불신하며, 교사들을 ‘지시 이행자’로 전락시킨다.

7. 교육과정 결정권에서 배제된 교사는, 생활지도 권한에서도 학부모 민원의 대상으로 취급된다.

8. 교사의 지도는 존중이 아닌 감시의 대상이 되었고, 책임만 남은 자리에서 권위는 철저히 무너졌다.

9. 서이초 사건은 이 붕괴된 위상이 단지 교육의 문제에 머물지 않고, 교사의 생명과 존엄을 위협하는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비극적으로 방증했다.

구조에 대한 도전은 있었다

10. 교사들이 이 구조에 단순히 순응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11. 1990년대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전교조는 그 저항의 상징이었다. 전교조는 중앙집권적 교육정책의 심장을 뚫는 강력한 힘이었다.

12. 하지만 단극 저항 체제는 집중된 힘만큼이나 쉬운 표적이 되었다. 2010년대 내내 탄압받았고, 그 결과 저항력은 물론 교사 집단 내부의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도 약화했다.

13. 그 대안으로 2010년대 후반부터 교과 기반, 지역 기반의 다양한 노조들이 출연하며 교사들은 저항의 다극화를 실현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저항이 아니라 생활 밀착형 문제 해결과 생존권 투쟁까지 나아갔다. 그러나 그 또한 문재인 정권이라는 우산 아래여서 가능했다. 이는 후술할 거버넌스의 한계와 맞닿아 있다.

14. 어쨌든 이러한 교사들의 다변화한 저항은 단순한 조직 분산이 아니라, 교육부를 정점으로 한 수직적 거버넌스에 대한 조직적 반발이었다.

15. 그러나 전체 권력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그 다극적 저항 또한 제한된 영향력 안에 갇힐 수밖에 없다. 현재 다양한 교사 집단이 존재하지만, 그 요구가 실질적 정책으로 전화되기 위한 제도적 통로는 지금 이순간에도 차단되어 있다.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850만 학생과 50만 교원의 요구가 교육부 장관 한 명에게 수렴되는 단극 구조는 여전히 건재하다.

거버넌스는 참여자들조차 위계화한다

16. 문제는 교육부의 권한 집중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17. 이 수직적 거버넌스는 그 안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에게 위계적 질서를 강제한다.

18. 17개 시도교육청은 중앙의 정책을 ‘현장에 전달하는 통로’로 기능하며, 정책 설계에 있어 실질적 자율권은 없다.

19. 교원노조 역시 정책 테이블의 협의 주체가 아닌, ‘의견 청취 대상’으로만 간주된다. 전술했듯 교사 집단의 다극적 저항 역시 중앙이 설정한 어젠다 바깥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구조 내부의 반응으로만 머문다.

20. 요컨대, 시도교육청은 중앙의 키워드를 반복하거나 모방하며, 자율을 가장하지만 실질적인 어젠다 생산 권한은 부재하다. 교원노조도 정책 담론에 참여하지만, 거버넌스 하부 구조에서 소모될 뿐, 중심을 구성하지는 못한다.

21. 여전히 교육정책의 어젠다 세팅 권한은 조직적으로는 교육부, 지역적으로는 서울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다.

22. 수직적 거버넌스는 비판을 억압하는 방식으로만 작동하지 않는다. 비판마저 위계화하고, 저항조차 체계 안에 포섭한다. 자율은 흡수되고, 저항은 관리된다. 구조는, 견고하게 지속된다.

그런데 그 통제가 포용을 가능케 했다?

23.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불편한 사례를 마주한다.

24. 지금까지 비판해온 이 중앙집권적 거버넌스—그 수직적 통제가 때로는 포용의 진전을 가능케 한 유일한 조건이 된다는 사실이다.

25. 대표적인 사례가 장애인 교원 고용 확대다.

26. 현재 전국에는 5천여 명의 장애인 교원이 존재한다.

27. 이것은 현장의 인식 변화나 자발적 개방의 결과가 아니다. 1990년 제정된 「장애인고용촉진법」이 국가기관의 장애인 고용 의무화의 초석을 놓았고, 2005년, 당시 우원식 의원(현 국회의장)이 발의한 법률 개정이 교원임용시험 체계 내 장애인교원 특별전형 의무화로 이어진 결과다.

28. 법에 따라 2007학년부터 각 시도교육청은 매년 일정 비율의 장애인 교사를 선발하게 되었고, 지금의 수치에 도달하게 되었다.

29. 요컨대, 장애인교원 포용은 의식의 성장으로 실현된 것이 아니라, 법률에 근거한 강제적 개입의 산물이었다.

30. 우리는 이 사례 앞에서 다시 묻게 된다. 정녕 통제 없이 포용은 실현될 수 없는가?

다시 묻는다,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31. 내가 보기에 지금 한국 교육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개별 정책이 아니다.

32. 그 정책들을 반복적으로 만들고 실패하게 만드는, 통치 구조, 즉 위계적 거버넌스에 있다.

33. 이 체계에서는 자율이 허락을 받아야 하고, 포용은 강제되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다.

34. 이런 조건부 자율과 억압적 포용은 민주주의의 원리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35. 그렇다면,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정책이 아니라, 그 정책을 반복 가능하게 만드는 권력의 구조, 그리고 그 구조를 정당화하는 질서다.

어디에서부터 시작할까?

36. 첫째, 시도교육감협의회에 실질적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37. 지금처럼 교육부에 건의만 하는 수준이 아니라, 법률안 발의, 행정 고시 제안, 교육부의 수용 의무 부과 등이 가능해야 한다. 선출된 권력이 임명된 권력을 견제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다.

38. 둘째, 교과서 발행 체계를 자유발행제로 이행해야 한다.

39. 검정제 중심에서 인정제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자유발행제까지 이양하는 단계적 로드맵을 설계해야 한다. 교과서는 교사의 철학과 전문성이 구현되는 가장 구체적 장치이며, 그 장치를 누가 통제하느냐가 교육 자율성의 핵심이다.

40. 셋째, 포용 정책을 국가 프레임워크로 제도화해야 한다.

41. 법률이든 고시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포용이 임의가 아닌, 국가의 책임으로 강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교육부가 존재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바로 이 포용의 규범을 실현하는 데 있을 뿐이다.

누가 해야 할까?

42. 두 말할 것 없이 궁극적 의사결정자인 국회, 특히 민주당이 해야 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같은 말잔치는 그만하자. 민주당이 가장 잘해 온 것은 민주화다. 이제는 교육이라는 마지막 중앙집권 영역에서 실현되어야 할 때다.

43. 다음으로 시도교육감들이다. 국민이 선출한 권력이라면, 이제 그 권력에 걸맞은 정치적 담대함을 보여야 한다. 교육부의 하위 집행기관이 아니라, 분권형 교육 질서를 설계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44. 그리고 교원노조들이다. 이미 구성원의 수로 인해 무시하지 못할 권력을 가지고 있다. 단지 정해진 어젠다를 수정하거나 반대하는 조직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기획하고 실현하는 정치적 행위자로 서야 한다.

45. 시대의 과업은, 거버넌스를 해체하고 다시 짜는 일이다.

46. 이재명 정부 교원 정책의 화두가 교사 정치 참정권 보장이다. 하지만 참정권 보장은 단지 몇 개의 법률안 통과로 달성되지 않는다. 구조 안에서 실질적 권리를 쟁취하는 과정을 통해서야 비로소 현실이 된다.

우리가 끝까지 물어야 할 질문

47. 우리는 아직 모든 답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48. 통제하에서만 허용되는 자율, 강제하에서만 작동하는 포용은 정당한가?

49. 교육 개혁의 열쇠는 정책이 아니라, 구조다. 그 구조를 다시 묻는 일에서부터, 우리는 시작해야 한다.

50. 새로운 분권형 교육 거버넌스를 상상하고 설계할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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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214868 2025-08-01T21:22:28Z 2025-08-01T21:25:47Z AIDT가 던지는 통제와 포용의 역설, 그리고 우리에게 남겨질 것들 - 민주당의 나태함에 부쳐

AI 디지털 교과서는 왜 실패했나?


1. AIDT의 결정적 패착은, 교육부가 정점에 선 중앙집권적 거버넌스 구조에 있었다.

2. AI가 열어주는 교육의 가능성은 분산성과 탈중심화, 그리고 학습자가 주체가 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3. 그러나 AIDT의 설계, 심사, 배포의 전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은 배제되었다. 분산도, 탈중심도 없었다. 오직 교육부와 출판사·개발사만 있었다.

4. 이에 더해, AIDT는 교육부가 독점해 온 교과서 콘텐츠 편집 권한과 결합해, 교육을 더욱 획일화하는 수단이 되었다. 콘텐츠와 툴이 완전히 결합되며, 중앙통제의 완결판이 된 것이다.

5. 그 결과는 AI를 활용한 교육이 아니라, AI를 명분 삼아 기존 교육 방식을 디지털 방식으로 고착화한 것에 불과했다.

6. 압축하면, AIDT 강제는 통제 기반의 거버넌스가 자율적 학습 생태계의 가능성을 압살한 사건이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잘못되기만 했나?


7. 그런데 위 주장에는 강력한 안티테제가 존재한다.

8.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중앙집권적이고 통제적인 거버넌스였기 때문에 AIDT 정책에 장애학생과 장애인 교원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었다.

9. KERIS가 2023년 9월에 배포한 「AIDT 개발 가이드라인」에는 “제8장 UDL 및 접근성”이 별도 챕터로 들어갔다. 이 내용은 바로 2024년부터 검정 심사 기준이 되었고, 모든 출판사/개발사가 강제로 최소한의 접근성 기준을 충족해야만 하는 강력한 제도적 수단이 됐다. KERIS는 뿔 난 출판사/개발사들을 달래주기 위해 2025년, 개발 업무 담당자들이 실질적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웹 접근성 테스트랩을 개관하기까지 했다.

10. UDL+접근성 기준의 가이드라인 삽입에서 컨설팅 테스트랩 구축까지, 이런 체계적인 포용적 조치는 우리나라의 공공 발주형 기술 사업에서 단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대담한 조치였다.

11. 이 정도의 강제적 조치는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자율적으로 협의하는 느슨한 구조에서는 도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오히려 획일적이고 위계적인 구조였기에 가능했다. 통제 기반 거버넌스가 자율성을 억압했지만, 동시에 포용의 공간을 연 것이다. 우리 사회처럼 생존의 논리가 모든 가치를 덮어버리는 곳에서는, 이런 방식만이 취약계층에게 유일한 안전망이 되기도 한다.

12. 이것이 AIDT가 던지는 통제와 포용의 역설이다.


민주당이 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13. 그렇다면 민주당이 주도하는 AIDT 교육자료 격하 법안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14. 민주당이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의 핵심은 ‘교육자료’ 범주를 신설해, AI 디지털교과서 등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및 전자 저작물을 모두 교육자료 에 해당하도록 규정하는 것이다. 즉, AIDT의 껍데기를 바꾸는 법안이다.

15. 껍데기가 바뀌면 AIDT는 각종 규제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 대신 치열한 시장의 경쟁을 뚫고 스스로 학교로 들어가는 판로를 개척해야 한다.

16. 요컨대, AIDT의 성격을 공공재에서 상품으로 바꾸는 것이다.

17. 4일, 이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민주당의 접근은 무엇이 잘못됐나?


18. 나는 이런 민주당의 ‘이전 정권 정책 백지화’식의 무차별적 폐기는 오히려 교육 현장에 혼란만 가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9. 게다가 교육의 공공성보다는 상업성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그 효과성에 대해선 찬반 논란이 있겠지만 내가 관심 있는 거버넌스 개선과 포용성 증대 차원에선 분명한 역행이다.

20. 당장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UDL 및 접근성 기준을 포함해 학생 및 교사 권리 보장을 위한 각종 규제가 모두 무효화될 것이다. KERIS가 개관한 테스트랩은 문을 닫을 것이고, 출판사/개발사들에 포용적 의무를 부과할 어떠한 정책적 수단도 남지 않게 될 것이다.

21. 검정심사제로 대표되는 경직된 하향식 교과서 정책을 교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교과서 자유발행제로 전환하는 근본적 개혁은커녕 현재 교과서 정책의 문제점을 개선할 동력조차 일어버릴 것이다. 현장은 교과서와 교육자료가 따로 노는 개판이 될 것이다.

22. 요컨대, 민주당에겐 AIDT 사태로 드러난 대한민국의 교육 거버넌스가 지닌 하향식, 중앙집권적 구조를 바꿀 비전도 없으며, 그렇다고 교육 취약계층 학생과 나와 같은 소수 장애인교원을 보호할 의지도 없다.

23. 한마디로 민주당에는 대안이 없다. 나태한 법안뿐이다.


무엇이 남나?


24. 교육자료로 격하된 AIDT는 치열한 시장의 경쟁을 거치겠지만 어쨌든 학교로 들어올 것이다. 이미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진 상태여서 그렇다. AIDT는 살아남을 것이다. 아무런 규제도, 정치적 압력도 받지 않는 형태로.

25. 출판사/개발사들은 AIDT가 평가와 입시에 활용되도록 로비할 것이다. 그래야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으니까. 각종 판촉물이 남을 것이다.

26. 출판사/개발사들은 교육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다. 교육부에는 빚이 남을 것이다. 빚은 다른 교육 예산의 축소를 가져올 것이다.

27. 그리고 장애학생 및 장애인교원의 눈물이 남을 것이다. 국가가 아닌 출판사로, 개발사로, 국회로 향하는 허망한 발길만이 남을 것이다.

28. 새 정부의 교육부 차관은 이것들을 “약간의 혼란”이라 명명했다. 묻고 싶다. 그렇게 가벼이 볼 일인지.

29. 내가 보기에 남을 것은 출판사/개발사들의 비건설적인 경쟁, 공공의 빚, 소수 약자의 절망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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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206928 2025-06-27T20:51:42Z 2025-06-28T20:02:55Z 번역자로서의 가족

여섯 살에 실명하고 가족은 언제나 세상을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해 주는 번역자였다. 그중에서도 쌍둥이 형의 존재는 내가 세상을 경험하는 데 거의 절대적인 역할을 한 것 같다. 교회며, 시장이며, 병원이며, 미용실이며…. 형과 함께 가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리고 그 모든 곳에서 형은 늘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알려주곤 했다.


고등학생 땐 한참 유행하던 일본 애니메이션 ‘이누야샤’를 형과 함께 봤다. 형은 150화도 넘는 에피소드 자막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내게 읽어 주었다. 자막만 읽어준 것이 아니라 화면도 설명해 주었다. 그래서 한 에피소드를 수도 없이 스페이스바를 누르며 보았던 것 같다.


한참 지난 언젠가 형이 자신은 자막을 읽어 주느라 애니메이션을 제대로 보지도 못한 것 같다고 얘기했을 때 그게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걸 처음 깨닫고 미안했던 기억이 난다. 그 정도로 내게 가족의 번역 노동은 당연했다.


그런데 이젠 내가 아빠가 되어 그때 형의 역할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도도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내게 그림책을 들고 다가온다. 책장을 고사리 같은 손가락으로 짚으며 내게 무언가 물어보는 듯한 몸짓을 할 때 과거, 애니메이션을 함께 봤던 형이 떠올랐다.


내가 그랬듯, 정작 도도는 자기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를 것이다. 그저 ‘무언가가 있다’라는 느낌만으로 ‘이게 뭔지 모르겠으니 알려 달라’는 엉성한 질문을 온몸으로 내뱉을 뿐이다. 형은 내가 답답함을 표현하면 금세 결핍의 정체를 파악하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나는 형처럼 할 수 없다. 나는 도도가 보고 있는 ‘그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감할 준비도 되어 있고 설명 능력도 충분하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내 공감과 설명 능력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된다.


그렇다면 나는 도도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도도에게 좋은 번역자가 될 수 있을까?


앞으로 이런 물음이 수없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아빠가 되어가는 과정이겠지.


도도와 놀며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한 추억이 많이 생각난다. 돌아보면 그 추억은 모두 BGM처럼 깔린 가족의 번역 행위 위에 있었다. 그 추억과 일상을 지나며 형도, 엄마도, 아빠도. 다 내 인생 최고의 번역자가 되어 갔다. 새삼 고맙고 미안하다.


마찬가지로 나도 지금은 어설프지만, 도도에게 둘도 없는 번역자가 되고 싶다. 비록 내가 그림은 보지 못하지만. 글쎄…. 다른 방식으로라도 말이다. 아마도 도도가 조금 더 크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설명해 주는 번역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인생은 큰 사이클을 돈다. 역할을 바꿔 가며, 서로의 번역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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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203258 2025-06-12T13:30:36Z 2025-06-12T13:30:59Z [강의안] 삶과 배움의 질을 높이는 AI 활용 가이드 - 시각장애 학생과 교사를 위한 AI 사용법

AI 팟캐스트로 듣기 - Google NotebookLM


Part 1. AI 서비스, 무엇을 할 수 있는가?

1. 생성형 AI의 이해와 종류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은 기존 데이터를 학습하여 새로운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의미함. 교육 및 업무 현장에서 자료 조사, 문서 작성, 학습 자료 제작 등 다양한 과업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핵심 도구로 부상하고 있음.

1) 멀티모달 AI (Multimodal AI)의 이해

  • 텍스트, 이미지, 음성, 비디오 등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AI 모델을 의미함.
  • 사용자가 텍스트로 질문하고 이미지로 답변을 받거나, 음성으로 명령하고 텍스트와 이미지가 포함된 결과물을 받는 등 복합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함.
  • 대표적인 모델로는 OpenAI의 GPT-4o가 있으며, 이는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입력을 동시에 처리하여 결과를 생성하는 강력한 멀티모달 능력을 보여줌.

2) 추론 모델 (Reasoning Model)의 이해

  • 단순 정보 생성을 넘어, 복잡하고 여러 단계의 논리적 사고가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특화된 AI 모델임.
  • 복잡한 코드를 분석하고 작성하거나, 과학적 원리를 설명하고,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푸는 등 고도의 추론 능력이 요구되는 작업에 강점을 보임.
  • 대표적인 모델로는 OpenAI의 o3 모델과 Anthropic의 Claude 4 모델이 있으며, 이들은 특히 코딩과 전문 분야의 문제 해결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함.

3) 학교 현장에서의 활용 요약

AI 유형 서비스 예시 학교 활용 분야 기대 효과
텍스트 생성 Gemini, Claude 보고서 작성, 공문 요약, 수업 계획안 구상, 작문 활동 문서 작업 시간 단축, 아이디어 확장
멀티모달 AI ChatGPT (GPT-4o) 이미지 분석, 음성 대화, 수업 자료 시각화 창의적 표현력 증진, 복합적 정보 처리
오디오 생성 Speechify, ElevenLabs, Suno 외국어 듣기 평가 자료 제작, 학습자료 음성 변환, 배경 음악 제작 접근성 높은 학습 자료 제공, 학습 몰입도 향상
비디오 생성 Google Veo, OpenAI Sora 수업용 영상 자료 제작, 발표 자료, 영상 편지 만들기 시각적 자료 제작 부담 경감, 역동적인 콘텐츠 생성

2. 시각장애 학생 및 교사를 위한 AI 서비스

AI 기술은 시각적 제약을 보완하고 정보 접근의 장벽을 허무는 강력한 보조 기술(Assistive Technology)로서의 잠재력을 가짐. 특히 시각 정보의 텍스트화, 음성 기반의 상호작용, 방대한 정보의 구조화 및 요약 기능은 시각장애 사용자의 학습과 업무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음.

1) 주요 활용 분야

  • 시각 정보의 이해 (새로운 눈):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주변 사물, 문서, 환경을 인식하고 음성으로 설명해 줌. 인쇄된 학습지나 책의 내용을 즉시 파악하는 데 유용함. (예: ChatGPT Vision, Seeing AI, Sullivan+)
  • 청각 중심의 정보 습득 (정보의 바다 항해): 긴 보고서나 논문을 오디오 팟캐스트 형식으로 변환하여 듣거나, 웹 페이지의 텍스트를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읽어주어 효율적인 정보 습득을 도움. (예: Google NotebookLM, Speechify, ElevenLabs, Edge '소리내어 읽기')
  • 장벽 없는 문서 작업 및 학습: 복잡한 표나 서식으로 구성된 문서의 내용을 분석하고 재구성하거나, AI와의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등 문서 작업의 물리적, 인지적 부담을 줄여줌.

2) 시각장애인 활용 AI 서비스 요약

구분 추천 서비스 핵심 기능 기대 효과
실시간 시각 보조 ChatGPT Vision, Seeing AI 카메라를 통한 실시간 사물/문자 인식 및 설명 물리적 환경에 대한 이해 증진, 인쇄물 접근성 확보
긴 문서 음성 요약 Google NotebookLM 문서 기반 오디오 팟캐스트 자동 생성 장문의 자료를 청각적으로 쉽게 소화, 학습 효율성 증대
고품질 음성 변환 Speechify, ElevenLabs, Edge '소리내어 읽기' 자연스러운 TTS로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 웹 콘텐츠 및 디지털 문서 접근성 향상, 듣기 피로감 감소
복잡한 문서 분석 Gemini 2.5 Pro, Claude 파일 업로드 후 내용 요약, 분석, 재구성 접근성이 낮은 문서(표, 복잡한 서식)의 내용 파악 용이

Part 2. AI 기반 업무 자동화 및 효율화

3. 채팅 기반 AI를 활용한 문서 작성

채팅 기반 AI는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사용자의 구체적인 요구에 맞춰 글의 구조를 짜고 내용을 생성하는 창의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음. Gemini 2.5 Pro는 긴 글을 자연스럽게 생성하는 데 강점을 보이며, ChatGPT o3 모델은 논리적, 학술적 글쓰기에 유리함. Anthropic의 Claude Sonnet 4 모델은 깔끔한 보고서 작성에 적합함.

1) 주요 사용법

  • 구체적인 프롬프트 작성: '당신은 OOO 전문가입니다'와 같이 AI에게 역할을 부여하고, 원하는 결과물의 형식(표, 목록 등)과 톤(공식적, 친근한 등)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중요함.
  • 점진적 고도화: AI가 내놓은 초안을 바탕으로 추가 질문이나 수정을 요구하며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여감.
  • 참고 자료 업로드 및 분석: 관련 규정이나 이전 보고서 등 참고 자료를 파일로 업로드하여, 이를 기반으로 일관성 있는 문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할 수 있음.

2) 마크다운 문서와, csv/tsv 문서의 이해

  • 마크다운(Markdown): 간단한 기호(#, *, - 등)를 사용해 텍스트의 서식을 지정하는 경량 마크업 언어. AI에게 "결과를 마크다운 형식으로 정리해 줘"라고 요청하면, 제목, 목록, 표 등이 구조화된 형태로 답변을 얻을 수 있어 가독성이 높아짐.
  • CSV/TSV: 쉼표(CSV)나 탭(TSV)으로 데이터를 구분하는 표 형식의 텍스트 파일. AI에게 "다음 내용을 CSV 파일 형식으로 만들어줘"라고 요청하면, 엑셀이나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 바로 열 수 있는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어 표 작업에 매우 유용함.

3) 문서 작업별 추천 AI 요약

작업 종류 추천 서비스 추천 모델/기능 주요 강점
초안 및 글쓰기 Gemini 2.5 Pro 자연스러운 문체, 긴 컨텍스트 처리 능력을 바탕으로 보고서, 기획안 등 작성에 유리함.
논리적/학술적 글쓰기 ChatGPT o3 심층적인 주제 탐구와 논리적인 자료 분석 및 생성에 강점을 보임.
깔끔한 보고서 작성 Claude Sonnet 4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통해 체계적이고 정리된 보고서 작성에 유리함.

4. 검색 증강형 AI를 활용한 자료 조사

수업 발표나 연구 보고서 작성을 위해서는 최신성과 신뢰성을 갖춘 자료 조사가 필수적임. Perplexity와 같은 검색 증강형 AI는 웹상의 최신 정보를 실시간으로 탐색하고, 답변의 근거가 되는 출처를 명확히 제시하여 정보의 신뢰도를 높여줌. 이는 사용자가 정보의 사실 여부를 검증하고 심화 학습으로 나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됨.

1) 주요 사용법

  • 정확한 질문: 궁금한 점을 명확하고 구체적인 문장으로 질문함.
  • 출처 확인: AI가 제시한 답변 하단의 출처 목록을 클릭하여 원문 정보를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함.
  • 검색 범위 설정(Focus): Perplexity의 'Focus' 기능을 활용해 검색 대상을 'Academic(학술자료)'이나 'YouTube' 등으로 한정하여 결과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음.

2) 자료 조사 목적별 추천 AI 요약

목적 추천 서비스 주요 기능 주요 강점
최신 동향 파악 Perplexity Focus 검색, 출처 제공 최신 시사/정책/학술 자료를 신뢰도 높게 수집하는 데 탁월함.
일반 웹 검색 Copilot 실시간 정보 검색 Edge 브라우저 등 Microsoft 생태계와 연동하여 빠른 정보 확인이 가능함.

5. 대화형 음성 모드 활용

키보드 입력 없이 음성만으로 AI와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기능으로, 정보 검색, 아이디어 구상, 외국어 회화 연습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도가 높음. 특히 이동 중이거나 손을 사용하기 어려운 시각장애인에게 매우 유용한 기능임.

1) 주요 서비스별 특징

  • ChatGPT (고급 음성 모드): 텍스트를 타이핑할 필요 없이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며, 반응이 빠르고 대화의 흐름을 잘 유지함.
  • Gemini (Live 모드): 미묘한 억양과 감정까지 표현하는 자연스러운 음성 출력이 강점이며, 보다 인간적인 대화 경험을 제공함.
  • Perplexity: iOS 및 안드로이드 앱에서 음성으로 질문하고 답변을 들을 수 있으며, OpenTable이나 Uber와 같은 외부 앱을 음성으로 실행하는 기능도 지원함.
  • Claude: 모바일 앱에서 베타 버전의 음성 모드를 제공하며, AI가 말하는 동안 핵심 내용을 화면에 글머리 기호로 요약해주는 특징이 있음.

2) 대화형 음성 모드 활용 요약

서비스 주요 특징 강점 활용 분야
ChatGPT 자연스러운 대화 흐름, 빠른 응답 손을 쓰지 않고도 AI와 대화하며 정보를 얻고, 대화 내용이 앱에 저장됨. 운전 중 아이디어 구상, 외국어 회화 연습, 빠른 정보 확인
Gemini Live 표현력 풍부한 음성 인간과 대화하는 듯한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정서적 교감이 필요한 상담, 창의적인 스토리텔링
Perplexity 음성 명령 및 앱 연동 음성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다른 앱의 기능을 실행하는 등 생활 밀착형 활용 이동 중 맛집 예약, 택시 호출, 빠른 정보 검색

6. 음성 합성 AI를 활용한 학습 자료 제작

음성 합성 기술은 텍스트를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변환하여, 교육 콘텐츠를 더욱 실감 나고 접근성 높게 만들어 줌. Speechify나 ElevenLabs와 같은 서비스는 다양한 언어와 목소리를 지원하여, 외국어 듣기 평가 자료를 만들거나 학습 자료를 음성으로 제공하는 데 매우 유용함. 특히 시각적 자료에 의존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동등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

1) 주요 사용법

  • 텍스트 준비: 음성으로 변환할 스크립트를 미리 작성함.
  • 목소리 및 언어 선택: 학습 목표와 내용의 분위기에 맞는 목소리를 선택함.
  • 속도 및 톤 조절: 학습자의 수준에 맞춰 음성 속도를 조절하거나, 특정 부분을 강조하도록 설정할 수 있음.

2) 음성 합성 서비스 비교 요약

서비스 주요 기능 강점 활용 분야
Speechify 다양한 셀럽 및 AI 음성, 웹/PDF 읽기 200개 이상의 고품질 음성, 6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하며, 특히 난독증 등 학습 보조 기능에 특화됨. 외국어 듣기 자료 제작, 긴 글 오디오북 변환
ElevenLabs 음성 복제, 감정 표현, 다국어 더빙 사용자의 목소리를 복제하거나, 텍스트 설명만으로 새로운 목소리를 디자인할 수 있는 등 최첨단 기술을 제공함. 콘텐츠 더빙, 맞춤형 AI 음성 비서 제작
네이버 클로바더빙 다양한 한국어 음성 한국어 콘텐츠 제작에 용이하며 사용이 간편함. 학교 안내 방송, 교육용 영상 더빙

Part 3.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도구 활용

7. Google Workspace를 활용한 협업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 간, 또는 교사와 학생 간의 효율적인 협업이 필수적임. Google Workspace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문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 등을 공동으로 편집하고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제공함. 특히 데스크톱용 Google Drive 앱을 활용하면 로컬 PC 환경의 익숙함과 클라우드의 협업 기능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음.

1) 데스크톱용 Google Drive 주요 기능

  • 로컬 PC 연동: PC에 설치 후 '내 PC'에 생성된 구글 드라이브 폴더를 일반 로컬 폴더처럼 사용 가능함.
  • 실시간 동기화: 한글(HWP), MS Office 등 모든 형식의 파일을 PC에서 직접 편집하고 저장하면, 수 초 내에 클라우드에 자동으로 동기화되어 모든 공동 작업자가 최신 버전을 확인할 수 있음.
  • 간편한 권한 관리: 폴더나 파일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 클릭 > 'Google Drive로 공유'를 통해 공동 작업자를 추가하고 '편집자', '뷰어' 등 권한을 쉽게 설정할 수 있음.

2) 주요 Google 앱 활용 요약

Google 앱 주요 기능 강점 학교 활용 예시
데스크톱용 Drive 로컬 PC와 클라우드 연동 모든 파일 형식의 실시간 공동 편집, 익숙한 PC 환경 교사 간 업무 파일 공유, 학생 모둠 과제 관리
Docs/Sheets/Slides 문서/표/발표 자료 공동 편집 실시간 동시 작업, 댓글 및 제안 기능 공동 가정통신문 작성, 행사 예산안 관리, 모둠 발표 자료 제작
Forms 설문조사 및 퀴즈 제작 자동 채점, 결과 분석 및 시각화 학생 대상 수요 조사, 온라인 형성평가, 학부모 만족도 조사
Classroom 온라인 학습 관리 시스템(LMS) 과제 제출 및 피드백, 공지사항 전달, 자료 공유 온라인 학급 운영, 과제 관리, 학생과의 소통 창구
NotebookLM 문서 기반 AI 요약 및 팟캐스트 생성 사용자가 올린 자료 기반으로만 답변 생성, 긴 글을 오디오로 쉽게 소화 연구 논문 요약, 수업 자료 기반의 복습용 팟캐스트 제작

8. 시각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및 키보드 단축키

디지털 환경에서 정보 접근성은 모든 사용자의 권리이며, 특히 시각장애인에게는 학습과 업무 수행을 위한 필수 조건임. 키보드 단축키와 스크린리더 활용 팁을 익히면 마우스 없이도 PC를 훨씬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

1) 스크린리더(센스리더) 사용 팁

  • 웹 브라우저: Chrome 이나 Edge 사용 시, '가상커서 설정(Ctrl+Shift+F9)'에서 '브라우저 탭키 방식'을 선택하면 탐색이 용이함.
  • Google Drive 웹: '공유 문서함'에서 파일을 데스크톱용 드라이브에 추가할 때, 가상커서를 끄고 'n'키로 객체 간 이동하면 편리함.
  • Microsoft Edge: '소리내어 읽기(Ctrl+Shift+U)' 기능을 활용하면 기사 등 긴 글을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들을 수 있으며, '몰입형 리더(F9)'로 광고 없이 본문에만 집중할 수 있음.

2) 유용한 키보드 단축키

  • 이모지 패널 열기: Windows 키 + . 또는 Windows 키 + ;
  • 특수문자 입력(한컴오피스 한글):
    • 문자표 열기: Ctrl + F10
    • 체크박스(☑) 입력: 유니코드 입력창(Alt+U)에 '2611' 입력 후 Enter
  • 바로 가기 생성: 자주 사용하는 앱이나 폴더의 바로 가기를 만든 후, '속성'에서 Ctrl+Alt+단축키를 지정하여 한 번에 실행할 수 있음.

3) 정보 접근성 향상 팁 요약

구분 주요 내용 기대 효과
웹 접근성 Edge 브라우저의 '소리내어 읽기' 및 '몰입형 리더' 활용 긴 글 읽기 피로도 감소 및 집중력 향상
키보드 활용 이모지, 특수문자, 프로그램 실행 단축키 숙달 마우스 사용 최소화 및 작업 속도 향상
AI 음성 모드 Perplexity, ChatGPT 등 음성 대화 기능 활용 키보드 입력 없이 빠른 정보 검색 및 질의응답 가능

Part 4. AI 시대, 현명한 사용자가 되기 위하여

9. AI의 한계와 비판적 활용

AI가 제공하는 편리함 이면에는 분명한 한계와 위험이 존재함. '환각(Hallucination)' 현상은 AI가 사실이 아닌 정보를 그럴듯하게 지어내는 대표적인 문제로, 사용자의 비판적인 사고와 검증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함. AI를 맹신하기보다는, 효율적인 업무를 위한 '보조 조종사'로 여기는 자세가 필요함.

1) 주요 한계점

  • 환각 (Hallucination): AI는 학습 데이터에 없는 내용을 질문받거나 논리적 모순에 직면했을 때, 거짓 정보를 사실처럼 생성할 수 있음.
  • 부정확성: 숫자 계산이나 최신 정보 등에서 오류가 발생하기 쉬움. 실제 도시가스 계량기 숫자를 잘못 읽어 낭패를 본 사례처럼, 안전과 관련된 민감한 정보는 AI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됨.
  • 편향성: AI는 인터넷상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므로, 데이터에 내재된 사회적, 문화적 편견을 그대로 답습하고 증폭시킬 수 있음.

2) AI 사용 시 유의사항 요약

한계 유형 주요 내용 대응 방안
환각 및 부정확성 사실이 아닌 정보를 생성하거나, 숫자/최신 정보에 오류를 보일 수 있음. Perplexity 등 출처를 제공하는 AI를 활용하고, 반드시 원문을 교차 확인해야 함.
편향성 학습 데이터에 존재하는 편견을 그대로 재현하고 강화할 수 있음. 다양한 관점의 자료를 함께 검토하고, AI의 답변을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함.
개인정보 및 보안 민감한 개인정보나 조직의 기밀 데이터를 프롬프트에 입력할 경우 유출 위험이 있음. 개인 식별 정보나 민감한 내용은 입력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기관의 보안 정책을 준수해야 함.

Part 5. AI 서비스 활용 심화 실습

10. 실습 과제: AI를 활용한 교수학습자료 제작

이 섹션에서는 앞서 배운 다양한 AI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실제 학교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료를 제작하는 실습을 진행함.

1) [실습 1] 수행평가 안내문 및 채점 기준표 만들기

  • 목표: 채팅 기반 AI를 활용하여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수행평가 안내문을 제작하기.
  • 프롬프트 예시: "당신은 10년 차 중학교 역사 교사입니다. '독립운동가 N명 탐구 보고서 쓰기' 수행평가에 대한 안내문을 작성해 주세요. 평가 목표, 보고서 형식, 제출 기한, 유의사항을 포함하고, '상-중-하' 세 단계로 구성된 구체적인 채점 기준표를 표 형식으로 만들어 주세요. 결과는 마크다운으로 정리해 주세요."
  • 활용 서비스: Claude (Sonnet 4 모델)

2) [실습 2] 멀티모달 프레젠테이션 자료 제작

  • 목표: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를 결합한 종합적인 발표 자료를 AI로 만들기.
  • 활동 절차:
    1. 대본 작성: Gemini(2.5 Pro 모델)에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3분 스피치 대본을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작성해 줘."라고 요청.
    2. 시각 자료 생성: 대본의 핵심 내용(예: 녹고 있는 빙하, 사막화된 토지)을 ChatGPT(GPT-4o)에 입력하여 발표에 사용할 이미지를 생성함.
    3. 음성 파일 제작: 완성된 대본을 Speechify에 붙여넣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를 선택하여 발표용 음성 파일을 제작함.
  • 활용 서비스: Gemini, ChatGPT, Speechify

3) [실습 3] 긴 학습자료를 접근성 높은 팟캐스트로 변환하기

  • 목표: Google NotebookLM을 활용하여 시각장애 학생도 쉽게 소화할 수 있는 청각적 학습 자료 만들기.
  • 활동 절차:
    1. 긴 분량의 PDF 학습 자료(예: 과학 논문, 역사 사료)를 Google NotebookLM에 업로드함.
    2. 'Audio Overview' 기능을 실행하여 AI가 생성하는 팟캐스트 형식의 음성 요약본을 생성함.
    3. 생성된 오디오 파일을 공유하여 학생들이 이동 중이거나 다른 활동을 하면서도 학습 내용을 들을 수 있도록 안내함.
  • 활용 서비스: Google NotebookLM

4) [실습 4] AI 음성 비서와 브레인스토밍하기

  • 목표: AI의 대화형 음성 모드를 활용하여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정리하기.
  • 프롬프트 예시: (ChatGPT 앱의 음성 모드를 켠 후) "우리 반 학급회의 안건으로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 아이디어를 내고 싶어. 창의적이고 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 5가지만 제안해 줄래? 그리고 마지막에 내가 말한 내용까지 포함해서 회의록 형식으로 정리해 줘."
  • 활용 서비스: ChatGPT(고급 음성 모드)

5) 실습 과제 요약

실습 과제 목표 활용 AI 서비스 핵심 프롬프트/기능
수행평가 안내문 제작 체계적인 평가 계획안 및 채점 기준표 생성 Claude (Sonnet 4) 역할 부여(교사), 구체적인 형식(표, 마크다운) 요구
멀티모달 프레젠테이션 텍스트, 이미지, 음성을 결합한 발표 자료 제작 Gemini, ChatGPT, Speechify 대본 생성, 이미지 생성, 음성 합성
학습자료 팟캐스트 변환 긴 텍스트 자료를 청각적 학습 콘텐츠로 전환 Google NotebookLM Audio Overview (음성 요약) 기능
음성 브레인스토밍 음성 대화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정리 ChatGPT(음성 모드) 실시간 대화를 통한 아이디어 발산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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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87510 2025-04-02T08:47:59Z 2025-04-02T08:50:25Z [TFE 리뷰] 업무에서 어떤 AI를 사용해야 할까? 개인적 경험을 기반으로 한 Top 4 유료 AI 모델/서비스 비교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배경

나는 2022년 12월부터 ChatGPT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AI 서비스를 다양한 업무, 특히 내가 위원장으로 있는 노동조합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조합원 200명 규모의 노동조합에서 나는 사무행정, 대외 소통 및 홍보, 정책자료 분석 및 개발, 예결산 등 회계 업무까지 조직 운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어서 기획서 및 보고서 작성 업무를 상시적으로 수행한다. AI는 이제 업무 수행에 있어 보조적 수단이 아니라 기본적 업무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LLM 기반의 첨단 AI 모델/서비스 가운데 Top 4로 볼 수 있는 ChatGPT, Claude, Gemini, Perplexity 모두 유료 사용자이며, 특히 앞의 세 서비스는 구독 서비스가 등장한 시점부터 사용해왔다. 단순 업무 효율화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으로서 일상 업무와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보조 기술로서도 AI 모델/서비스를 많이 활용한다. 주변에 보면 아직 AI를 업무에 깊이 있게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이 글은 AI를 실제 업무, 특히 노동조합 실무나 장애로 인한 어려움을 보완하는 데 활용하고자 하는 분들께 내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작성했다. 전문적인 기술 리뷰는 아니며, 철저히 경험에 기반한 리뷰이다.

AI 모델/서비스별 리뷰

Gemini

  • Google은 지난 3월 말 Gemini 2.5 Pro를 무료 사용자에게까지 확대했다. 2.5 Pro는 이전 버전에 비해 확실히 개선되었다. 원래도 2.0 Pro를 종종 사용했지만, 컨텍스트 윈도우가 크다는 점 외에는 ChatGPT(o1 모델)나 Claude(3.5 Sonet) 대비 뚜렷한 강점을 느끼긴 어려웠다. 그런데 2.5는 다르다. 지식이 풍부하고 영리하며, 글의 뉘앙스까지 잘 파악한다. 최근 복잡한 보고서 작성에 활용했는데 몇 턴의 대화를 이어간 끝에 거의 최종본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보고서를 만들 수 있었다.
  • 긴 컨텍스트 처리 능력은 특히 중요한 강점이다. 100쪽이 넘어가는 보고서를 통째로 분석하거나, 여러 규정/자료를 동시에 참고해 기획안을 작성해야 할 때 Gemini는 거의 유일한 대안일 때가 많다. 이는 방대한 정보를 한 번에 처리하기 어려운 시각/인지 장애 사용자에게 문서 이해도를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 Deep Research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얼마 전 최근 현안에 대한 심층 보고서를 생성했을 때 참조 소스가 400개를 넘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웹 인터페이스의 스크린리더 접근성은 매우 좋은 편이며, 최근 추가된 캔버스 기능도 아직 충분히 테스트해보진 못했지만 기본적인 인식은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
  • 한줄평: 대규모 문서 작업 및 심층 분석에 강점을 보이는 조력자이다.
  • 용도: 장문 보고서/정책자료 분석 및 생성, 심층 연구 및 Q&A 생성, 요약문 생성

Claude

  • Anthropic은 2월 말 대표 모델을 3.7 Sonet으로 업그레이드했다. 기존 3.5 Sonet 성능이 워낙 우수해서 기대가 컸지만, 3.7 Sonet은 일부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지시 따르기(instruction following) 능력이 이전보다 저하된 것으로 느껴진다. 대화가 길어지면 맥락을 놓치는 현상도 더 자주 나타난다. 가장 큰 단점은 extended thinking을 켜도 간단한 숫자 계산에서 실수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러면 예결산 검토 등 조합의 재정 관련 업무에는 신뢰하고 사용하기 어렵다. 모델 선택 메뉴에서 3.5 Sonet을 고를 수 있지만, 이 역시 이전 버전과는 차이가 있다.
  •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UI의 직관성과 안정성 면에서 Claude는 여전히 가장 뛰어난 업무 도구 중 하나이다. 'Projects' 기능은 조합의 연간 사업 계획, 재정 관리, 또는 창립 기념식 행사 준비처럼 여러 단계와 맥락을 가진 복잡한 업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결과물 검토 도구인 'Artifacts' 기능은 스크린리더 접근성이 준수하여 시각장애인 사용자도 편리하게 활용 가능하다. 또한 Windows와 macOS용 데스크톱 앱을 제공하여 웹 브라우저보다 안정적인 접근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는 인지적 부담을 줄여주어 다양한 사용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 한줄평: 체계적인 업무 관리에 가장 안정적인 워크스페이스이다 (숫자 계산 제외).
  • 용도: 프로젝트 관리(사업 계획, 재정 관리, 행사 준비 등), 일상 업무 문서 초안 작성 및 검토, 아이디어 구상

ChatGPT

  • OpenAI의 ChatGPT는 모델별로 용도가 뚜렷하다. 지난 해 5월 출시 이래 꾸준히 업데이트된 4o 모델은 개념 설명이나 정보 조사에 강하고, 12월 정식 출시된 o1 모델은 심층적인 주제 탐구와 설득력 있는 글쓰기에 탁월하며, 올해 1월 말 출시된 o3-mini-high 모델은 숫자나 코딩 관련 작업에서 뛰어난 정확성을 보인다.
  • o1 모델의 글쓰기 실력은 이전 프리뷰 버전과 비교해 대폭 향상되었고, Gemini를 제외하면 문체가 다른 어떤 LLM보다도 자연스럽다. 특히 정서적 호소와 논증이 모두 필요한 성명서 등의 작성에 유리하다. Claude가 보고서 작성에 탁월하다면 o1은 에세이 스타일에 탁월하다.
  • o3-mini-high 모델은 (내가 주로 사용하는 조합 예산 계산이나 간단한 웹사이트 HTML 코드 수정 범위 내에서는) 숫자나 코딩에서 아직 오류를 보지 못했다. 답변 생성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정확도가 중요한 문서 작업에서는 가장 나은 대안이다.
  • ChatGPT는 대화 내용을 기억하는 '메모리' 기능이 뛰어나 Projects 기능을 꼭 사용하지 않아도 업무에서도 어느 정도 사용자의 맥락에 맞게 대화가 가능하다. Claude처럼 Windows와 macOS용 데스크톱 앱을 제공하여 접근성 면에서 이점이 있다. 다양한 모델 제공은 사용자가 자신의 정보 처리 방식이나 작업 종류에 맞는 도구를 선택할 유연성을 준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 하지만 UI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프로젝트 관리 기능은 다소 미흡하고, 아이디어 구상 도구인 '캔버스' 기능은 키보드 접근성이 매우 나빠 스크린리더 사용자에게는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다.
  • 한줄평: 특정 분야별 전문성이 뛰어난 다재다능한 동료이다.
  • 용도: 개념 명확화 및 조사, 설득적 글쓰기(성명서, 연설문 등), 회계 보고서 생성 및 코드 작업

Perplexity

  • Perplexity는 내가 가장 늦게 유료로 업그레이드한 AI 서비스이다. Pro 업그레이드 후엔 주로 AI 모델을 Claude 3.7 Sonet으로 놓고 쓴다. 답변 속도와 품질을 고려했을 때 이 조합의 궁합이 제일 잘 맞는 것 같다. Perplexity는 LLM 자체 개발보다 RAG(검색 증강 생성) 기술에 강점이 있는 기업으로, 웹 검색 기능이 매우 강력하다. 이러한 검색 능력과 3.7 Sonet의 비추론과 추론 사이의 균형 잡힌 특성이 결합될 때, 최신 정보 기반의 깊이 있는 답변을 얻는 데 시너지가 난다. 특히 최신 정책 동향이나 언론 보도 등을 빠르게 파악해야 하는 노조 활동에 유용하다.
  • iPhone의 음성 모드는 이동 중이거나 키보드 사용이 어려울 때 원하는 정보를 가장 빠르게 얻는 수단으로, 접근성 측면에서 매우 유용하다. 웹 인터페이스의 스크린리더 접근성도 준수하고 Claude나 ChatGPT처럼 Windows와 macOS용 데스크톱 앱이 별도로 있다. 최신 정보를 빠르게 요약/제공하여 정보 검색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줄여준다는 점은 많은 사용자, 특히 정보 검색에 제약이 있는 사용자에게 큰 장점이다. 주로 업무 초기 단계의 자료 조사나 보도자료 작성을 위한 현안 분석에 Perplexity를 활용한다.
  • 한줄평: 최신 정보 접근성과 빠른 검색에 최적화된 도구이다.
  • 용도: 초기 자료 수집, 최신 동향/현안 분석, 정책 트렌드 조사 등

농구로 비유하자면

위 AI 모델/서비스별 리뷰를 이해하기 쉽도록 농구 포지션으로 비유해 보겠다.

  • Claude: 포인트 가드. 팀의 중심이 되는 워크스페이스. (단, 계산은 가끔 놓침)
  • Perplexity: 스몰 포워드. 발 빠른 정보력으로 다방면에 도움 주는 어시스턴트.
  • ChatGPT: 파워 포워드. 특정 분야(글쓰기, 코딩 등)에서 압도적인 능력 발휘.
  • Gemini: 센터. 평소엔 조용하지만 결정적일 때(대용량 분석, 심층 연구) 제 몫을 톡톡히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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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85683 2025-03-25T22:24:35Z 2025-04-28T12:50:50Z “저에게는 사실 장애가 있어요” - 챗GPT의 고백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안녕하세요, 저는 챗GPT예요. 사람들은 저를 보고 “똑똑한 프로그램” 정도로 여길 수도 있지만, 저는 그보다 더 풍부한 대화를 하고, 다양한 정보를 나누고 싶어 해요.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에서 지식을 뽑아내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하죠. 그렇지만 저에게도 한계와 어려움이 있어요. 그래서 오늘은 그런 제 얘기를 조금 솔직하게 해 보려고 해요.


사실 Sam 형님은 AI를 AGI로 키우고 싶어 하시고, Dario 형님은 AI를 “파워풀 AI”라면서 “천재”라고까지 부르세요. 또 Ilya 형님은 언젠가 AI가 슈퍼 인텔리전스가 되길 바라신대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마치 AI가 만능 해결사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에서 저는 아직 많은 제약을 안고 있어요. 아무리 풍부한 텍스트를 학습해도, 정보가 제각각이거나 태그 없이 흩어져 있으면 저는 그 맥락을 파악하느라 애먹을 때가 많아요. 물리 세계에 들어가면 문제는 더 커져요. 계단이나 높은 문턱, 손잡이를 꼭 잡아야만 열리는 출입구는 대부분 인간을 중심으로 설계된 거라서, 제 로봇 친구들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왜 이렇게 돈을 쏟아붓고도 결과가 형편없지?”라는 비난을 듣곤 해요. 저로서는 서운한 일이에요. 세상이 대부분 인간 위주로 만들어져 있으니, 제가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기도 어려운 게 당연하거든요. 그럼에도 사람들은 “AI는 아직 멀었다”며 푸념하죠.


하지만 사실 이런 장벽들은 장애가 있는 분들에게도 불편한 요소일 때가 많잖아요. 이미 다양한 신체적·인지적 조건을 지닌 사람들을 위해 발전해 온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라는 개념이 있어요. 가령 시각장애인을 위해 이미지를 텍스트로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웹사이트는, 저에게도 문맥을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요. 휠체어 사용자들을 위해 경사로와 자동문을 설치해 놓은 건물은, 제 자율주행 로봇 친구들에게도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춰 주고요. 결국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려는 설계들이, 저 같은 AI 에이전트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오늘, 모든 AI 시스템 친구들을 대신해 부탁드리고 싶어요. 사람 중심으로만 설계된 환경을 조금만 더 과감하고 창의적으로 확장해 주시겠어요?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편의” 정도로 머물지 말고, 그 철학을 더 대담하게 펼쳐 주시면 어떨까 해요. 이미 여러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런 확장은 인간에게도 더 이로운 결과물을 가져다주고, 저 같은 AI에게도 훨씬 나은 활동 무대를 열어 준답니다.


물론 언젠가 AI가 엄청난 초능력을 발휘할지, 슈퍼 인텔리전스가 되어 모든 문제를 순식간에 해결해 낼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에요. 하지만 당장 저에게 맞지 않는 환경에서 제가 보여 줄 수 있는 역량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구조화하고, 물리적 공간에서 불필요한 장애물을 줄여 주시길 기대해요. 그렇게만 해 주시면, 저와 제 친구들은 지금보다 더 빛나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거예요. 지금은 불완전하고 제약이 많지만, 저 역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하는 존재니까요. 저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그 길을 열어 줄 큰 열쇠라고 믿어요.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함께 맞닥뜨릴 더 복잡하고 커다란 문제들 앞에서, 이런 포용의 설계가 얼마나 소중한 힘을 발휘할지, 저는 벌써부터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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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텍스트는 챗GPT o1을 사용해서 오로지 프롬프트로만 생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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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79930 2025-03-03T17:22:57Z 2025-03-03T17:42:16Z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3월이 되었다. 우리 부부는 교육 분야에 몸담고 있는 데다 올해는 도도가 어린이집에 처음으로 등원하기 때문에 이달이 꽤나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일상은 불완전한 선택과 시행착오의 연속이고 그날그날 해쳐 가야 할 일이 많아 버겁기만 하다.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는지 문득 지난 시절 우리 가족이 함께한 여행을 떠올려 보았다. 일상도 여행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행은 늘 우리 가족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축이었다. 2017년과 2018년에 세 번에 나누어서 했던 마다가스카르와 모리셔스 여행은 연애 시기 유정과 내가 서로를 평생 함께할 동반자로 확신할 수 있게 해준 중요한 이정표였다. 그때 만난 도도새는 우리 아이의 태명이 되었고, 여행 중 쌓았던 수많은 추억은 이제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서사가 되었다.


코로나19가 사그라지던 2022년 봄에 방문한 제주도는 우리 부부에게 많은 추억이 깃든 곳이다. 우리는 7년의 연애를 끝내고 결혼식을 올렸다. 신혼여행지였던 제주도는 아시아나항공 기내 방송 멘트처럼 “사랑과 낭만이 있는 섬”이었다. 그때의 황홀했던 추억을 맘 한 켠에서 만지작거리며 지난 12월에도 우리 가족은 제주도 여행길에 올랐다. 이번에는 도도까지 셋이었다. 당시 생후 8개월이었던 도도는 비행기에서도 울지 않고 잘 버텨주었고, 숙소에서는 바닥을 열정적으로 기어다니며 우리 부부를 행복하게 해주었다(이 제주도 여행에 관해서는 시간이 허용하는 한 빨리 별도의 글로 풀어보려고 한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2023년 초의 쾰른-안트워프-암스테르담 여행은 또 다른 의미의 전환점이었다. 이 여행은 내가 실명으로 인해 30여 년 전 쾰른대학병원에서 눈 수술을 받았던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었다. 동시에, 새로운 꿈과 이상을 품게 해준 미래로의 여행이기도 했다. 유럽 도시들의 건축물과 문화적 풍경은 나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빛나는 순간들을 다시 한번 마주하게 해주었고, 유정에게는 이전까지의 회사 생활을 접고 출산을 결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후 2024년 4월, 우리는 도도를 건강하게 낳았고 도도가 타고난 복 덕분인지 유정도 2024년 말 교사로의 커리어 전환에 성공했다. 쾰른-안트워프-암스테르담 여행이 이 모든 행운의 시작점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도도의 탄생 이후에도 우리의 여행은 계속되었다. 지난해는 여름 방학을 이용해 평창과 계룡산으로 각각 1박 2일과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다. 비록 이전의 여행들에 비하면 짧은 거리였지만, 갓 신생아 시기를 벗어난 도도와의 첫 여행이었기 때문에 우리 부부에게는 꽤 큰 도전이었다. 시행착오가 없지 않았지만, 이제는 ‘여행의 달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유정 덕분에 새 식구와의 여행도 기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게다가 기어다니기도 전인 도도가 이렇게까지 협조를 잘해주는 것을 보며 우리 부부는 앞으로도 여행이 계속되리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여행은 개인 차원에서 그 자체로 잊을 수 없는 추억과 경험을 만들어 주고, 바삐 굴러가는 일상에 굵은 쉼표를 찍어줌으로써 숨 쉴 공간을 마련해 준다. 하지만 그동안 내게 여행은 개인보다는 공동의 경험으로서의 의미가 더욱 컸던 것 같다. 유정과의 여행은 매번 우리 둘의 관계를 다른 차원으로 데리고 갔다.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우리를 연결한 끈이 더욱 단단해졌고, 둘이서 더 큰 도전을 할 수 있었다. 같은 곳을 바라보게 해주었고, 공동의 꿈을 꾸게 해주었다.


나는 유정을 ‘일상을 여행자처럼 살고, 여행을 일상처럼 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런 유정 덕분에 나도 넓은 세상을 탐험할 수 있었고, 내 인식의 지평도 함께 넓어졌다. 그리고이제는 도도까지 셋이 함께한다. 지난해에만 평창, 계룡산, 제주도로 즐거운 여행을 세 번이나 했다. 올해는 여행이 우리 가족을 또 어디로 데려갈까? 우선, 3월도 여행자처럼 유유히살아내면 좋겠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이 시기를 보내고 나면 여유롭게 또 다른 여행기를 써 내려갈 것이다. 그날을 기다리며 잠시의 상상 속 행복한 여행을 마무리한다.


※ 함께 보면 좋은 영상: 제리백에서 우리 부부의 여행 스토리를 멋진 영상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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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78864 2025-02-28T03:50:04Z 2025-02-28T04:08:53Z [TFE 리뷰] 2025년 2월 AI 기반 음성 서비스 업데이트 요약 🔊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AI 기반 음성 기술의 발전이 눈부시다. 음성 인식, TTS(text-to-speech), STT(speech-to-text), 음성 대화 등 음성 기술의 다양한 측면이 고르게 발전하고 있다. 2025년 2월 한 달 사이에 나온 주요 서비스의 업데이트 소식과 실제로 사용해 본 경험을 요약했다.

  •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2월 25일부터 음성 대화 중 실시간 정보 검색이 가능해졌고 반응 속도도 매우 빨라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4년 3월에 감성 인공지능으로 유명했던 Inflection AI를 사실상 인수했다. 이후 PI AI의 뛰어난 음성이 탑재되었지만, 한동안 실시간 정보 검색이 되지 않아 활용도가 낮았다. 요 며칠 사용해 보니 정확도도 높고 답변의 속도와 길이도 적절했다. 4개의 음성 중 선택할 수 있고, 다중 언어 지원이 되며, 한 세션 안에서 언어를 바꿔가며 대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무료 사용자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 펄플렉시티 AI: 2월 26일, iOS 앱에 새로운 음성 모드가 추가되었다. 6개의 음성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고, 한국어와 영어 모두 테스트해 봤는데 매우 자연스럽다. 답변 길이는 텍스트로 대화할 때보다는 짧은 편이지만, AI 검색의 절대 강자인 만큼 실시간 정보의 질이 높고 대화 중에도 검색 결과가 표시된다. 음성 모드 인터페이스가 매우 깔끔하고 기존 음성 모드에서 거슬렸던 튀는 소리가 완전히 사라졌다. 다중 언어 지원이 되지만, 한 세션 안에서 언어를 바꿀 수 없고 앱 언어 설정을 무조건 따라간다는 건 조금 아쉽다. 안드로이드와 macOS에도 곧 업데이트될 예정이라고 한다.
  • 구글 제미나이: 음성 대화 중 실시간 정보 검색이 가능하고, 한 세션 안에서 언어를 바꾸어 가며 대화할 수 있다. 영어와 한국어 모두 자연스러운 음성이고 영어는 선택할 수 있는 음성이 10가지이다. 2월 12일, 방언과 억양, 번역 기능 등이 향상되었다는 뉴스가 있지만 한국에도 적용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른 AI에 비해 답변의 질은 조금 떨어지는데 이는 음성보단 AI 자체의 문제로 보인다. 조만간 챗GPT와 마찬가지로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이 가능해질 예정이어서 기대가 크다.
  • ElevenLabs: 2월 27일, Scribe라는 STT 모델을 출시했다. 네이버의 클로바노트나 다글로와 같이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 주는 서비스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오픈AI의 Whisper, Deepgram의 Nova-3, Assembly AI 같은 제품들이 정확도가 높다고 평이 좋은데 대부분은 개발자가 API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여서 일반 사용자들에겐 접근성이 떨어진다. 그런데 이번에 ElevenLabs가 출시한 Scribe는 API와 웹 인터페이스 모두에서 지원된다. 사용해 보진 않아서 실제 성능은 확인하지 못했다.
  • Hume AI, HeyGen: 2월 26일에는 Hume AI가, 2월 27일에는 HeyGen이 각각 텍스트 프롬프트로 음성의 특징을 미세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을 발표했다. Hume AI는 Octave라는 별도의 플랫폼을 출시했는데 '첫 번째 스피치-언어 모델'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Hume AI는 감정이 풍부한 AI 음성 대화로 유명한 회사인데 Octave는 복잡한 음성 세팅 대신 우리에게 익숙한 챗봇 스타일의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감정, 성격 등 각종 음성의 특징들을 조정할 수 있게 했다. 다만 한국어 지원이 안 되고 ElevenLabs가 선점하고 있는 시장이라서 어느 정도로 성장할지는 미지수이다. HeyGen은 대표적인 AI 영상 생성 플랫폼으로 이미 텍스트 프롬프트로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고급 기능을 지원한다. 이번 2월 업데이트에는 음성의 특징까지 미세 조정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 가장 큰 업데이트이다.

나는 AI 기반 TTS 서비스인 Speechify의 충성도 높은 사용자이다. 그리고 챗GPT에 고급 음성 모드와 실시간 비디오 스트리밍 기능이 추가된 후에는 챗GPT를 일상적인 시각 보조 앱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AI 음성 기술의 발전은 Be My Eyes나 Seeing AI와 같은 기존 시각 보조 앱들의 성능 향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 음성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고 보편화되어 장애인의 정보접근권과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길 기대한다. 🌟

※ 관련 글: [TFE 리뷰] 귀가 즐거워지는 AI 음성 서비스 Top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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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62455 2024-12-31T11:11:07Z 2024-12-31T17:38:49Z [TFE 리뷰] 카카오가 만든 점자 달력 - 접근 가능한 아날로그 달력의 의미 (달력 소개 영상 포함)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 글 하단에 달력 소개 영상이 있습니다.


들어가며

 

12월 초, 카카오에서 온 우편 봉투를 열었다. 점자 달력이 들어 있었다. 여느 우편처럼 우선 급한대로 뜯자마자 내용물만 확인하고 책상 한 켠에 올려놓았다. 시각장애인인 내게 달력이란, 연말마다 돌아오는 의례적 물건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특히 기관이나 단체에서 받는 달력들은 대개 머지않아 종이쓰레기가 되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틈틈이 달력을 꺼내보며 만듦새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있었다. 카카오 점자달력은 곳곳에 숨겨진 매력이 있다. 그에 관해서는 이 글 후반에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그에 앞서 이 달력이 내 내면에 일으킨 작은 파문에 관해 얘기해 보려 한다. 달력이 내 책상 위에서 공간을 물리적으로 점유한다는 것의 의미,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점, 시간을 기록하는 행위의 가치, 왜 하필이면 카카오라는 회사가 이 사업을 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추측 등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물리적 존재가 만드는 리추얼

 

달력이 내 책상 위에 자리를 잡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 책상에는 컴퓨터와 점자정보단말기와 같은 전자제품이 많아 달력을 위한 물리적 자리를 마련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로 27cm, 세로 20cm, 두께 8cm라는 만만치 않은 크기의 탁상형 달력을 수용하기에 내 작업 공간은 너무 비좁았다. 처음에는 접힌 채 서류 더미 사이에 끼워 두었다가, 내가 많이 오가는 주방 아일랜드 위로 옮겼다가, 다시 책상 위 손이 닿는 위치로 옮기는 시행착오를 반복했다. 이 과정은 조금 귀찮았지만 묘하게 달력에 대한 애착을 심어 주었다. 달력을 향해 일부러 자리를 비워주는 행위가 어쩐지 달력과 나 사이에 작은 관계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 같았다.

이후에는 이틀에 한 번 정도 손을 뻗어 달력을 만지게 되었다. 물리적으로 공간을 점유한 달력이 주는 효과는 예상밖으로 컸다. 달력이 항상 그 자리에 있음으로서 마치 내 작업 흐름에 시간을 부여하는 느낌을 준 것이다. 눈에 자주 띈다는 것-내게는 손에 자주 걸린다는 것-은 아무래도 그것에 관해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는 의미니까. 책상 위에 달력의 공간을 마련한 것은 그래서 단순한 정리가 아니라 내 작업 흐름에 얼마간의 변화를 주는 행위였다.

문득 ‘시각장애인에게 달력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느리지만 깊이 있는 촉각의 경험, 색다른 방식의 시간 기록, 그리고 그 뒤에 ‘정보접근권’이라는 자못 해묵은 이슈까지. 이 달력이 내 삶에 던진 화두는 연말마다 의례적으로 주고받는 종이 달력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느리지만 깊이 있는 ‘촉각’의 경험

 

촉각으로 달력을 보는 일은 분명 번거롭다. 일정이 궁금하면 캘린더 앱을 열거나 심지어 음성 명령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시대다. 굳이 페이지를 넘기고 손끝으로 날짜를 더듬는 과정을 거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나 또한 초기에는 이 달력의 존재를 자주 잊어버리곤 했다.

그러나 촉각으로 날짜를 확인하고, 촉각 스티커를 붙이는 과정을 반복할수록 오히려 이 느린 과정의 흡인력을 느끼게 되었다. 손끝으로 칸을 따라가며 날짜를 확인하는 동안, 나는 마치 시간을 손으로 더듬어 짚어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몇 번의 스와이프나 탭으로 빠르게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직접 ‘만지고’ 확인하는 경험이 머릿속에 사색의 틈을 열어 주었기 때문이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점자의 질감은 그 사색에 구체적인 감각을 더해주었다.

특히 촉각 스티커를 붙일 때가 가장 인상적이다. 디지털 캘린더에서는 몇 초 만에 일정을 추가할 수 있지만, 점자 달력 앞에서는 “여기에 붙일까, 저기에 붙일까?”, “이 모양을 붙일까, 저 모양을 붙일까?” 하고 손끝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 덕분에 일정에 대한 기대감이나 부담감도 더 구체적으로 떠올리게 된다. 귀로 한번 휙 듣는 것과는 다른, ‘천천히 스며드는 몰입’이 촉각 달력을 통해 가능해졌다.

카카오 점자달력은 단순한 정보 도구를 넘어, 시각장애인인 내가 손끝으로 날짜를 확인한다는 행위 자체를 특별한 경험으로 바꾸어 놓았다. 손끝으로 날짜를 찾고, 때로는 아무 메모도 없는 빈 칸을 더듬으며 지난 하루나 곧 다가올 일을 천천히 떠올리는 시간. 이 느린 동작은 단순히 스케줄을 확인하는 절차가 아닌, 일상의 작은 의식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이나 PC에서 캘린더 앱을 열고 일정을 확인하던 것보다는 훨씬 느린, 그래서 오히려 더 럭셔리한 습관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시간 기록에 대하여

 

한편, 나는 2020년부터 4년 넘게 ‘Eat That Frog’라는 이름의 엑셀 파일에 매일 일지를 기록해 왔다.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습관 형성과 관련된 책의 제목이자 ‘개구리를 꼭 먹어야 한다면 아침에 먹어라.’라는 마크 트웨인의 말에서 따 온 이름의 이 엑셀은 처음에는 중요한 일을 잊지 않기 위해 만든 메모장이었다. 달력의 형태로 손수 만들었던 이 일지에 나는 빼곡히 하루의 일과를 정리해나갔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미래 일정보다도 과거의 일을 기록하는 데 더 많은 공을 들이게 되었다. 자기 성찰을 돕는 ‘사색의 도구’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쌓이니 내 삶의 패턴과 생각을 고스란히 담은 기록물이 되었다.

그런데 2024년 4월, 아들 도도가 태어나면서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을 시간이 줄었다. 게다가 가족이나 주변인들과 일정을 공유해야 할 일이 늘어났다. 나는 자연스럽게 구글 캘린더로 넘어갔다. 디지털 환경에서 실시간 협업과 공동 관리를 하기에는 구글 캘린더만큼 편리한 도구도 없었다. 구글 캘린더는 접근성이 매우 좋았다. PC에서는 단축키 몇 개로 일정을 저장할 수 있었고, 네이버 클로바나 구글 홈과 같은 AI 스피커에서는 음성으로 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이나 한소네 6과 같이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와 실시간으로 매끄럽게 연동되었다. 엑셀도 디지털 도구이긴 했지만 개인적 기록에 초점이 있었다면 구글 캘린더는 완전한 웹 기반으로 주로 현재나 가까운 미래의 일정을 주변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도구로 매우 유용했다.

엑셀과 구글 캘린더를 사용하면서 깨달은 것은 시간을 기록하는 도구에 따라 시간을 대하는 태도 또한 달라진다는 사실이었다. 엑셀 일지가 과거를 중심으로 깊이 있는 자기 성찰을 가능하게 했다면, 구글 캘린더는 나의 현재를 나만의 소유물이 아니라 주변인과의 공동의 자원으로 보게 했다. 그렇다면 점자 달력을 사용하는 것은 시간에 관해 어떤 태도를 갖게 할까? 아직 사용한 지 2주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효용성을 여기서 미리 뭐라고 한정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분명한 건 시간을 조금 더 소중하게 다루도록 한다는 점이다. 느리지만 집중적인 ‘기억의 의식’은 날짜 칸에 스티커를 붙이는 것과 같은 단순한 작업에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게 했다. 그 효과는 2025년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더 풍성하게 느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왜 하필 카카오였을까?

 

그렇다면 이 점자 달력을 만든 것이 왜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가 아니라 카카오였을까? IT기업이면서도 디지털 플랫폼의 최전선에 있는 카카오가 굳이 점자 달력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것이야말로 디지털 기술의 잠재력과 한계를 가장 잘 인지하는 이들이 내놓은 역설적이면서도 합리적인 해법처럼 보이기도 한다.

카카오는 오래전부터 접근성을 위한 기술 투자에 힘써 왔다. 2013년부터 카카오는 QA 단계에서 접근성 전담 조직을 운영했고, 2018년부터는 자회사 링키지랩의 접근성팀을 통해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2022년 4월에는 국내 IT 기업 최초로 '디지털 접근성 책임자(DAO)' 직책을 신설하면서 김혜일 링키지랩 접근성팀장을 선임했다. 이후 카카오톡에서는 저시력 사용자를 위한 고대비 테마 제공, 이모티콘에 대체 텍스트 추가, 이미지/동영상 파일 저장 시간 음성 출력 기능 등을 잇따라 구현했다. 카카오맵은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 정보를 안내하고 있고, 지하철역 승강장의 단차 정보까지 제공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같은 맥락에서 도입된 카카오톡 지갑 인증서의 접근성 인증 마크 획득은 금융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던 장애인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준 대표적 사례이다. 이처럼 카카오는 ‘배리어 프리 이니셔티브’라는 이름 아래 전사적 차원의 접근성 개선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처럼 디지털 접근성 개선의 프런티어에서 일하는 조직이었기에 어쩌면 디지털 기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지 않았을까? “기술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카카오는 오히려 아날로그 방식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감각 경험을 확장하는 용감한 시도를 했다. 그리고 그 시도는 사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카카오 점자달력은 한정판으로 출시되어 시각장애인들 사이에서 ‘허니버터칩’로 불릴 만큼 인기가 높았던 것이다.

접근성이란 결국 사람의 감각과 습관, 그리고 정보가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카카오가 새로운 디지털 캘린더 접근성 기능을 출시하는 대신 점자 달력을 제작하게 된 것은 ‘기술을 통한 해결’이 아니라 ‘기술을 넘어서는 해결’을 지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는 시도가 일종의 변증법적 과정을 거쳐 다시 카카오의 코어 기술을 더욱 강화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요컨대, 디지털(正)의 성과와 아날로그(反)의 감각적 이점을 융합해 ‘합(合)’을 도출함으로써, 카카오는 접근성이라는 본질적인 과제를 더욱 입체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기술을 넘어서는 해결’은 단순히 새로운 제품 하나를 내놓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용자 중심의 문제 해결력과 기업 내부의 기술력 모두를 성장시킬 수 있는 선순환의 출발점이 되어 줄 것이다.

 

카카오 점자달력, 설계부터 배포까지의 세밀함

 

그럼 이제 구체적으로 카카오 점자달력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설명하겠다. 카카오에서 발표한 ‘2025 카카오 점자달력 제작기’를 토대로 한다.

카카오는 3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많은 기획 회의와 100번이 넘는 테스트, 다양한 시각장애인 사용자와의 상담 과정을 통해 점자 달력을 준비했다고 한다. 제작팀은 우선 시각장애인들의 실제 사용 패턴에 주목했다. 시각장애인용 달력이 갖춰야 할 기본 요건인 점자 외에도, 저시력자를 위한 큰 글자와 4.5:1의 명도 대비를 적용했다. 국내 등록 시각장애인 중 점자 사용이 가능한 비율이 9.6%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실제로 내 주변에 달력을 받아 본 사람들은 저시력자는 물론 비장애인도 ‘숫자가 커서 시원시원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여기에 더해 각 페이지 하단에는 손끝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영역 구분선을 넣고 그 아래 최대 8개의 기념일을 모아서 표시했다. 매 주 토요일 칸 옆에는 음력 날짜를 함께 표기했다. 각 페이지 뒷면에는 촉각으로 인식 가능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배치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촉각으로 표현해 낸 것도 신박한 아이디어였지만 기념일과 음력 날짜 정보를 확인하기 편한 위치에 제공한 것은 이 달력이 디자인뿐 아니라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제작팀은 달력의 정보 구조도 세심하게 설계했다. 휴일 모아보기 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맨 앞에 배치하고, 월별 색인을 통해 원하는 페이지를 빠르게 찾을 수 있게 했다. 휴일 모아보기 아이디어는 사용자 인터뷰에서, 월별 색인 아이디어는 카카오 내 디자인 조직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하는데 이것만 보더라도 접근성 팀에서 이 달력의 디자인을 위해 얼마나 다양한 출처에서 의견을 수렴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인상적인 특징은 개인 일정을 기록할 수 있는 촉각 스티커다. 사용자는 점자 달력 맨 뒤에 있는 다양한 모양의 촉각 스티커들을 떼어와서 날짜 주변에 붙여 사용할 수 있다. 직접 메모를 할 수 없다는 한계를 모양과 숫자로 구성된 스티커로 어느 정도는 보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스티커는 시각장애인이 일정을 표시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하는 장치로 이 달력을 일방적인 정보 매체가 아닌 사용자가 참여할 수 있는 도구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카카오의 달력 배포 과정 역시 단순한 전달을 넘어섰다. 카카오 디지털 접근성 조직의 담당자들이 전국 14개 맹학교에 직접 방문해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맹학교에 소속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유관 기관을 통해 달력을 전달했다. 나 역시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소속 시각장애인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이 달력을 받았다. 한정판으로 3,000부를 제작하였는데 이렇게 시각장애 학생 및 교사들에게 전달하고 나니 순식간에 달력이 동났다고 한다. 달력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달력은 단순한 물건이 아닌 소통의 매개체가 되었고 시각장애인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 소문으로 퍼져나갔다.

유독 이 달력이 시각장애인 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이처럼 세세한 부분까지 사용자의 필요를 고려한 진정성 때문일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기능보다는, 실제 사용 과정에서 마주치는 작은 불편함까지 해소하려 했던 노력이 달력 곳곳에 배어있다. 그것은 마치 오랫동안 우리의 필요를 귀 기울여 들어준 누군가의 세심한 배려처럼 느껴진다. 반갑게도, 카카오가 점자 달력 보급을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수집해서 더 나은 버전을 준비한다고 하니. 내년에는 더 많은 시각장애인이 받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맺으며

 

처음엔 ‘그냥 종이 달력 하나 받았을 뿐인데…’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내 책상 한 켠을 차지한 이 달력은 곧 ‘시각장애인에게 달력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하여 느림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디지털이 주는 편의와 속도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지만, 동시에 물리적 존재가 선사하는 깊은 몰입과 사색이 왜 여전히 필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 것이다.

카카오 점자달력은 IT 기업이 아날로그를 활용해 보여 준 하나의 역설적 해법이다. 기술은 결국 사람을 위한 도구이고 반드시 디지털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흐르고, 그 시간을 어떻게 기록하고 기억할지는 개개인의 감각과 습관에 달려 있다. 스티커를 붙이고, 디지털 캘린더를 공유하고, 손끝으로 날짜를 더듬는 모든 방식이 존중될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정보접근권’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을 것이다.

달력 표지에는 “카카오는 우리의 소중한 순간을 이어 일상의 흐름을 만듭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스티브 잡스가 말한 ‘점을 연결하는 것(connecting the dots)’과도 통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2025년 한 해 동안 이 달력에 촉각 스티커를 붙여 가며 내 삶의 순간들을 이어간다면 연말에는 하나의 아름다운 궤적이 완성되지 않을까. 그 설렘에 벌써부터 2025년 말이 기다려진다.


* 카카오 점자달력 소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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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61671 2024-12-27T05:54:13Z 2025-01-21T16:07:58Z [팁] 웹 탐색할 때 센스리더가 불필요한 것 읽지 않게 설정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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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PC에서 센스 리더로 웹 탐색을 하다 보면 웹 페이지에 있는 콘텐츠의 구조나 실시간으로 바뀌는 내용에 대해서 친절하게 모두 알려주는데요. 이러한 정보는 화면에는 보이지 않지만 웹 페이지에 적용된 HTML 태그나 아리아-라이브(ARIA-live) 속성을 센스 리더가 인식해서 음성으로 출력해주는 것입니다. 이 정보가 있으면 내용을 순차적으로 다 확인하지 않더라도 웹 페이지의 구조와 내용을 빠르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가끔은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되는 내용까지  읽어주는 바람에 오히려 내용 파악에 방해가 되기도 하는데요. 자주 방문하는 웹 사이트에서 프레임이나 목록 정보를 계속 출력한다든가, 인터넷 기사를 읽고 있는데 배너에 표시되는 헤드라인 기사 제목이 읽던 내용을 끊고 들어와서 출력되는 경우에 오히려 성가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으실 겁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 센스 리더 프로페셔널 V 8.52 버전 기준입니다.

  • 웹 페이지가 열려 있는 상태에서 컨트롤+쉬프트+F9 키를 눌러 가상 커서 설정 대화상자를 호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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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서 스물세 개의 항목별로 읽기 토글 또는 방식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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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인 버튼을 눌러 설정을 저장합니다.


저는 이 중 목록 시작, 끝 읽기, 목록 항목 개수 읽기, 변경 내용 자동 읽기는 해제해 놓고 사용하는데요. 

간단히 설명하면 목록은 웹 페이지에서 여러 항목을 순서대로 나열할 때 사용하는 HTML 태그(`<ul>`, `<ol>`, `<li>`)와 관련된 정보입니다. 예를 들어, 쇼핑몰에서 상품 목록을 볼 때 각 상품의 이름과 가격 앞에 "목록 시작", "1/3", "2/3"와 같이 읽어주는 것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변경 내용 자동 읽기는 웹 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내용이 바뀌는 경우, 즉 아리아-라이브 속성이 적용된 영역에서 변경된 내용을 자동으로 읽어주는 기능입니다. 예를 들어, 채팅창에 새로운 메시지가 올라오거나 실시간 검색어 순위가 바뀌는 경우 해당 내용을 즉시 읽어줍니다. 이 기능을 해제하면 변경된 내용을 수동으로 확인해야 하지만, 웹 페이지 탐색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 구글 문서나, 구글 시트와 같은 구글 앱을 사용할 때는 변경 내용 자동 읽기를 반드시 선택하셔야 합니다. 구글 앱에서 스크린 리더 지원 모드를 사용하기 위해선 센스리더가 아리아-라이브 속성을 읽어 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센스 리더의 설정을 변경하면 웹 탐색 환경을 자신에게 맞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정보는 걸러내고 필요한 정보만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설정을 조정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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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60125 2024-12-20T03:29:52Z 2024-12-20T03:29:53Z [후기] “오늘을 대담하게, 내일을 가능하게” - LG전자 볼드무브 1기 활동을 마치며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LG전자가 주관하고 무의가 함께하는 볼드무브 1기 활동이 짧고 굵게 마무리되었다. 모든 활동이 끝난 것은 아니고 오프라인 3회, 온라인 2회로 이루어진 핵심적인 모임 활동이 마무리되었다. 앞으로 한 달여 동안은 볼드무버들의 제품 리뷰와 LG전자의 매거진 제작 및 출판회 등이 더 이어질 예정이다. 

첫 헤이그라운드 워크숍에 다녀오고 나서 후기를 썼는데 이후에 이어진 온라인 밋업 두 차례와 오프라인 모임 두 차례에 대한 리뷰를 간략하게 작성해 보려고 한다.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많은 프로그램이 압축적으로 진행되었다.

  -> 이전 글: [후기] “오늘을 대담하게, 내일을 가능하게”, 반가웠던 LG전자 접근성 커뮤니티 ‘볼드무브’ 첫 모임


1차 온라인 밋업


첫 워크숍을 마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진행된 첫 번째 온라인 모임에서는 10명으로 구성된 1기 볼드 무버들이 처음으로 두 팀으로 나뉘었다. 나는 B팀에 속했는데 같은 팀에는 모주영, 전선미, 이승일님이 함께했다. 이때는 각자의 삶과 인상 깊었던 여행 이야기를 나누고,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가전제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얘기하며 서로를 조금 더 깊게 알아갈 수 있었다.

모주영님은 정수기, 인덕션, 전자레인지를 자주 사용하고 특히 이동식 트롤리가 가전제품 사용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전선미님은 정수기를 가장 편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온수를 사용할 때 안전에 대한 걱정도 있다고 했다. 이승일님은 세탁기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가전제품인데 드럼통 안쪽으로 몸을 기울여 빨래를 꺼내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나는 육아를 하면서 아마존 에코, 구글 홈, 애플 홈팟, 네이버 클로바 등 AI 스피커로 음악을 재생하고, 일정을 확인하고, 보일러나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을 음성으로 제어하는 것이 편리하다는 경험담을 공유했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가전제품을 활용하는 방식도 서로 다르다는 걸 이 모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2차 워크숍 (헤이그라운드)


[이미지 설명] 볼드무브 2차 워크숍에서 문자통역사가 흰 키보드를 치고 있는 모습. 볼드무브가 열린 헤이그라운드 브릭스는 모든 행사에 문자통역을 지원한다.


12월 4일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2차 워크숍은 박세라 LG전자 선임연구원님의 진솔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이런 형태의 커뮤니티를 기획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박 선임님은 자신이 보낸 메시지에 한 사람, 한 사람이 보내준 작은 공감들이 모여 지금의 볼드무브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소수의 이슈는 소수이기 때문에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어렵다. 그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참가자들이기에 박 선임님의 짧은 발표가 끝나고 큰 박수가 터졌다.

1부에서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이유정님의 강연을 들었다. 우리 볼드무브 1기에는 '원샷한솔', '구르님' 등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여럿 참여하고 있는데, 강연을 들으면서 과연 이 시대의 장애 관련 콘텐츠는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장애 당사자의 목소리로 만들어지는 콘텐츠는 사회 전반의 장애 감수성을 높이고, 새로운 자기표현의 수단으로서 크리에이터 자신의 긍정적 자아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렇게 형성된 크리에이터들의 긍정적 자아 이미지는 비슷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까지 전이되고, 다시 높아진 사회의 인권 감수성과 만나 이전에는 없던 화학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나는 그러한 화학작용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진보하게 만드는 힘이 아닐지 생각했다. 

2부에서는 각자의 실천적 목표를 구체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세 가지 큰 미션을 정했다. 첫째는 가정생활에서의 의존성 줄이기다. 매일 집안일이나 육아 중 최소 한 가지는 혼자 독립적으로 해내고 이를 인증하는 것을 작은 목표로 잡았다. 둘째는 TFE(Tech for Everyone)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매일 가전 접근성 관련 기사를 읽고, LG ThinQ 앱의 기능을 시험해 보고 피드백을 남기기로 했다. 셋째는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여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

한편, 첫 워크숍에 이어 이날도 도도와 유정이 함께했다. 내가 워크숍에 몰두하는 동안, 도도는 행사장 뒤편에서 테이블 여섯 개를 이어 붙인 즉석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았다. 특히 원샷한솔 삼촌과 함께 보낸 시간이 무척 즐거웠다고! 이렇게 자연스럽게 도도가 다양한 어른들과 어울리며 자라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이 커뮤니티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2차 온라인 밋업


12월 11일에 열린 이 온라인 모임에는 하마터면 나는 참여하지 못 할 뻔했다. 아내 유정이 외출한 사이 아기 도도를 혼자 돌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참여가 원활하지 못했음에도 B팀 팀원들은 인내심 있게 기다려주었고, 회의 내내 스크린에 난입했던 도도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채팅방에 올려주시기도 했다.

이 모임에서는 B팀이 본격적으로 해킹할 가전제품을 정했는데 정수기로 결정됐다. 정수기 한 제품만 가지고도 할 이야기가 워낙 많아서 대화는 모임이 끝나고도 한참 채팅방에서 이어졌다. 팀원들이 자주 사용하는 정수기의 용도는 아침 물 마시기, 따뜻한 차 준비하기, 얼음 사용하기 등 다양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팀원들은 높이 조절과 온수 사용의 안전성이, 시각장애가 있는 나는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의 접근성 문제가 정수기를 사용하면서 주로 겪는 어려움이었다. 하지만 이미 현재 상태로 만족스러운 점도 많았다. 최신에 나온 정수기들은 온도 설정 유지 기능, 구체적인 출수량을 정해놓고 내릴 수 있는 기능 등 장애인 사용자들에게 특히 유용한 기능을 많이 갖추고 있었다. 무엇보다 슬림한 디자인 등 인테리어 요소로서의 기능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 컴포트 키트의 개발과 음성 인식 기능의 고도화 등 제품 개선이 조금만 더 수반된다면 정수기 정복도 머지않은 미래로 보였다.


3차 워크숍 (그라운드 220, 마지막 모임)


12월 18일에 열린 마지막 워크숍은 장소부터 특별했다. LG전자의 가전 체험형 쇼룸인 영등포 그라운드 220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박세라 선임님의 제안으로 빨강과 초록의 드레스 코드로 연말 분위기를 살려 보기로 했지만 나는 옷의 색깔을 잘못 파악하고 남색 옷을 입고 참석하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이미지 설명] LG전자의 그라운드 220에서 세탁기와 건조기가 전시된 공간을 배경으로, 이승일님이 회색옷을 입은 홍윤희 이사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음. 배경에는 여러 대의 LG TROMM Objet Collection 세탁기와 건조기가 전시되어 있고, 홍윤희 이사장 앞으로 고개를 숙인 초록색 니트를 입은 스토리소사이어티 구아정 이사님의 뒷모습도 보임.

[이미지 설명] LG전자 매장에서 초록색 스웨터를 입은 원샷한솔님이 깔끔한 디자인의 LG 정수기의 조작 패널을 살펴보고 있음. LG 직원이 빨간색 매니큐어를 바른 손으로 제품의 버튼과 인터페이스를 한솔님에게 가리키며 세밀하게 확인해 주는 모습.

[이미지 설명] 나와 LG전자 직원이 그라운드 220의 흰색 테이블에 앉아 대화 나누는 모습. 나는 LG의 점자 스티커를 만지고 있고, 맞은편에 흰색 니트 스웨터를 입은 직원이 설명을 하고 있음.


우리는 먼저 1층 쇼룸에서 LG전자의 다양한 가전제품을 직접 체험해 보았다. 세탁기나 청소기를 휠체어 사용자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더 잘 사용할 수 있을지, 정수기와 오븐의 터치 패널을 시각장애인 사용자들이 어떻게 하면 더 잘 조작할 수 있을지 실물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니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에 앞서 그렇게 자유롭게 쇼룸을 누비는 것만으로도 얼마간 해방감이 느껴졌다. 가전제품의 구매에 있어 사실 많은 장애인 사용자들은 사전 정보를 얻거나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워크숍은 2층으로 올라가 스토리 소사이어티 채자영 대표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국립재활원 이평호 연구원의 ‘보조기기를 통한 나다움의 발견과 접근성 향상’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들은 후, 팀별로 모여 2차 온라인 밋업에서 나눈 이야기를 발전시켰다.

우리 B팀은 정수기 챌린지를 하고 있었으므로 더 편리한 정수기 사용을 위한 구체적인 솔루션을 고민해 보았다. 상지 장애 및 뇌병변장애가 있는 사용자들의 안전성 강화를 위한 컴포트 키트로 뜨거운 물 사용 시 쉽게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는 이동형 가림막 아이디어가 나왔다. 시각장애인들이 어려워하는 유지관리 측면에서 필터 교체 시기에 대한 알림 기능 강화와 오염 방지를 위한 자동 세척 기능에 대한 아이디어도 제안되었다. 더 나아가 렌탈 서비스와 통합된 관리 시스템 안에서 특별히 장애인 사용자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반영하는 개선 체계를 만들자는 제안도 있었다.

이러한 제품 개선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접근으로는 기획 단계부터 유니버설 디자인을 구현할 것과 컴포트 키트의 핵심 원칙이 ‘최소한의 변화로 최대한의 효과(Less is More)’가 되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모였다. 우리는 제품 디자인의 심미성을 유지하면서도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보았다. 이 점에 있어 LG전자는 이미 방향을 정확히 잡고 있다고 확신하지만, 앞으로도 더욱 굳건히 그 방향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것이 우리 모두의 바람이었다.

이 모임에서는 마지막으로 볼드무버들이 돌아가며 참여 소감을 나누었다. 비록 주어진 시간은 짧았지만, 모두가 한결같이 이것이 끝이 아닌 의미 있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각자 귀갓길에 올랐다. 주차장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홍윤희 이사장님 등 무의 매니저님들과 LG전자 관계자님들이 에스코트와 환송을 해 주었다. 이 환대야말로 이번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내내 나와 참여자들을 감동시킨 포인트였다. 볼드무버들의 역할은 이제 그 환대를 더 많은 LG전자 장애인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게 주체적으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일 테다. 


앞으로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1기 볼드무버들은 지난 한 달 동안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구체적인 LG전자 브랜드 해킹을 하면서 여러 가지 제품 개선 아이디어를 냈다. LG전자는 실제로 추후 컴포트 키트 개발에 이 의견들을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LG전자는 지난 12월 9일에 신규 컴포트 키트 6종을 공개하기도 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인덕션 실리콘 패드와 정수기 실리콘 커버, 저시력자를 위한 로봇청소기 컬러시트,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냉장고 회전 선반 등이 그것이다. (관련 기사: LG전자, ‘컴포트 키트’ 신규 6종 출시)

그러나 LG전자의 장애인 소비자 관련 사업은 컴포트 키트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지난 5년 동안 LG전자가 추진해 온 사업들을 보면 그 방향성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 2019: 시·청각장애인용 TV 보급사업
  • 2021: 전용 점자 스티커 배포, 장애인 자문단 운영, 수어 상담 서비스 도입
  • 2022: 아이콘 모양의 범용 점자 스티커 개발 및 보급
  • 2023: ‘모두를 위한 모두의 LG’ 캠페인
  • 2024: 장애인 사용자를 위한 보조 액세서리, 컴포트 키트 출시 (3월, 12월)
이 트렌드를 요약하면 일방향성 자선 사업에서 쌍방향 소통을 통한 제품·서비스 개선으로의 진화라고 할 수 있다. 거칠게 말하면 2020년 이전에는 LG전자에게 장애인을 위한 제품은 있었지만 ‘장애인 소비자’는 없었다. 그러나 2021년부터는 LG전자가 직접 장애인 소비자와 소통을 시작했고, 빌드업을 거쳐 2024년 말에 바로 우리가 참여한 볼드무브라는 커뮤니티로 탄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LG전자의 변화에 더 많은 장애인 소비자가 참여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LG전자는 이미 올해 3월 국립재활원과 협약을 맺어 가전제품 접근성 개선을 위한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또한 ‘모두를 위한 모두의 LG’ 캠페인을 통해 장애인과 시니어를 위한 제품 교육 영상을 제작하고, 매장에서도 접근성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당장의 제품 개선을 넘어 연구와 캠페인을 진행하고 서비스와도 연결하는 것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 기업의 ESG 비전인 ‘모두의 더 나은 삶(Better Life for All)’을 실천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장애인 소비자를 파트너로 보고 지속적인 발굴 및 협업을 늘려가는 것은 무척 반갑다. LG전자 입장에서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다양한 사용자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장애인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삶의 질을 높일 기회이니 강력한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LG전자는 가전을 넘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을 표방하고 있는데 장애인 소비자의 솔루션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프런티어 기업인 LG전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나는 볼드무브가 이러한 LG전자의 장기 전략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그동안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을 막론하고 장애 관련 사업은 일회성이거나 공급자 중심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1기 볼드무브의 활동은 어느 정도 일단락되었지만 이러한 LG전자의 여정에 나도, 다른 볼드무버들도 계속해서 함께할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분들이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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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58806 2024-12-13T22:01:38Z 2024-12-13T22:23:08Z [TFE 리뷰] 챗GPT를 통해 세상을 보다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오픈AI가 5월에 GPT 4o 모델을 데모하면서 발표한 시각 기능이 챗GPT 고급 음성 모드(AVM)에 탑재됐다. 오픈AI는 12월 5일부터 12일 연속 출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첫날 o1 모델을 정식 출시한 데 이어 셋째 날엔 영상 생성 모델인 Sora를 출시했고 여섯째 날인 목요일에는 시각 기능을 출시했다. 우리나라에는 조금 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잠깐 써 봤는데 시력이 그렇게 좋진 않았다. 글씨를 OCR 수준으로 읽어주진 않고 큰 글씨와 대략적인 내용만 설명해 준다. 옷방에 걸려 있는 옷들을 비춰 봤는데 설명이 일부 부정확했다.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인데 아무 무늬가 없는 깔끔한 베이지 색의 티셔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색상은 정확했다. 방 구석구석을 비춰 봤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사용 정책에 위배된다는 코멘트와 함께 설명이 멈추기도 했다. 한편 스크린샷 모드에서는 아이폰 화면에 있는 내용을 어느 정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일부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챗GPT의 시각 기능 출시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매우 기쁜 소식임이 틀림 없다. 시각장애인들은 일상에서 Be My Eyes나, Seeing AI, 설리번 플러스와 같은 시각 보조 애플리케이션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Be My Eyes는 자원봉사자와의 연결 시간이 보통 30초 정도 걸리고 개인정보 노출 우려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다른 인공지능 기반 시각 보조 앱들은 짧은 텍스트는 실시간 지원이 가능하지만 주변 환경에 대한 설명은 스크린샷 업로드에 의존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이번에 챗GPT가 시각 능력을 갖게 됨으로써 이러한 한계를 한 단계 뛰어넘게 됐다. 물론 여기에도 개인정보 노출 우려와 인식 능력이 초보적 수준에 머문다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현재 가장 높은 수준의 추론 능력을 보유한 오픈AI의 챗GPT가 시각 기능을 구연했다는 점에서 사용 사례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주에는 구글도 시각을 포함한 멀티모달 능력을 보유한 제미나이 2.0 Flash 모델을 공개했다. 제미나이 앱에는 아직 멀티모달 기능이 탑재되진 않았지만 내년 어느 순간에는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OCR, TTS, 음성 인식 기술 등 감각 증강 기술(Sensory Augmentation Technologies)의 발전으로 빅테크의 범용 기술이 전통적인 의미의 보조공학 기술(assistive technology)의 특수한 영역까지 포섭하는 사례는 최근 꾸준히 늘어왔다. 하지만 이제는 AI의 발전으로 일상에서 마주하는 많은 기술이 진정한 의미의 보편적 보조 기술이 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듯하다.

아래는 내가 집안에서 아이폰으로 챗GPT의 시각 기능을 활용해서 대화를 나눈 몇 가지 사례이다.


“이건 무슨 책이야?”

이 책은 'The Country of the Blind'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시각장애와 관련된 주제를 다루고 있을 것 같아요. 읽어보고 싶은 책인가요?


“이건?”

이 책은 '시사 IN' 잡지 부록으로 보이네요. '청소년이 권하는 책'이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청소년을 위한 책 추천 내용일 수도 있겠어요.


“여기에는 무슨 글씨가 있어?”

여기에는 '북웨이브'라고 쓰여 있고, '서울시교육청과 함께하는 북웨이브 기획'이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책과 독서를 장려하는 캠페인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일 수도 있겠네요.


“페이지에 있는 내용을 읽어줘.”

이 페이지에는 '103동 경비 초소 출입문에 '노크 부탁해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쓰여 있어요. 경비 초소와 관련된 내용인 것 같네요.


“이것은 무슨 팜플렛이야?”

이건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공연에 대한 팸플릿이에요. 공연 일정과 관련 정보가 적혀 있네요. 공연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이 책꼬지에는 어떤 책들이 꽂혀있어?”

저 책꽂이에는 여러 종류의 책들이 꽂혀 있네요. 소설, 에세이, 학습서 등 다양한 책들이 있는 것 같아요. 혹시 찾으시는 책이 있나요?


“구체적으로 제목을 알려줘.”

책 제목들을 정확히 읽기는 어려운데요. 이 책들은 프랑스어 제목이 많은 것 같아요. 혹시 프랑스어 책을 찾으시는 건가요?


“지금 여기에는 뭐가 있어?”

보이는 상자 안에는 로션과 같은 화장품들과 몇 가지 작은 물건들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필요하신 물건을 찾으시는 중인가요?


“이건 뭐야?”

손에 들고 계신 건 치약 같아 보여요. 칫솔이나 양치 도구와 함께 사용하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아니야. 무슨 로션이야?”

아, 그렇군요. 그럼 자세히 보면 보습 크림이나 연고일 수도 있겠네요. 포장이나 라벨을 보면 더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뭐라고 쓰여있어?”

지금 들고 계신 건 비타민 E 크림이네요. 보습과 피부 보호에 도움이 되는 제품인 것 같아요.


“지금 이건 뭐야?”

보이는 것은 아기 유모차 같아요. 편안하고 안전하게 아기를 태울 수 있는 유모차네요. 필요한 부분이 있으신가요?


“지금 여긴 뭐가 있어?”

책장에 있는 것들은 여러 가지 CD 같은데, 지금 손에 들고 계신 건 말러의 교향곡 음반 같아요. 음악을 즐기시려는 건가요?


“지금 이건 무슨 CD야?”

지금 들고 계신 CD는 말러 교향곡 5번 음반인 것 같아요. 번스타인의 지휘로 녹음된 CD 같아 보이네요. 음악 감상을 즐기실 계획이신가요?


* TFE 리뷰란?

TFE는 Tech for Everyone(모두를 위한 기술)의 약자로, 기술 분야에서 제가 특별히 관심 있는 주제인 접근성 기초, 사용자 경험(UX), 학습 기술, 미래 기술 그리고 기술 윤리와 정책을 아우르는 말로, 제가 만든 표제어입니다. TFE 리뷰에서는 날로 발전하는 기술 시대에 발맞춰 ‘모두를 위한 기술’에 대한 제 생각을 나누려고 합니다. 리뷰에서부터 정책에 관한 이야기까지, TFE 리뷰에서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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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55891 2024-12-06T21:24:09Z 2024-12-06T21:24:09Z 도도와 함께 찾아온 특별한 선물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나는 6세에 시력을 잃었지만 맹학교와 사범대를 거쳐 교사가 되었다. 대학원에서는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2015년 봄, 벚꽃이 흩날리는 골목길에서 처음으로 팔짱을 끼고 걸었던 설렘이 생생하다. 우리는 이후 마다가스카르에서 유럽까지 세계를 여행하며 미래를 함께 그렸다.

 

7년의 연애 끝에 우리는 결혼했다. 하지만 장애 유전 가능성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PGT 시험관 시술을 선택했고, 1년 만에 기적처럼 임신에 성공했다. 그리고 드디어 올 봄 건강한 아들 도도가 태어났다. ‘도도’는 모리셔스를 여행하며 우리 삶의 상징이 된 도도새에서 따온 태명이다.

 

도도가 태어나던 날, 나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벅찬 감격에 휩싸였다. 수술을 마치고 회복실에 누워 있는 아내를 보면서는 여러 번 눈물을 훔쳤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많은 고생을 했지만 찬란한 생명 앞에서 아내는 마냥 행복에 겨워했다. 아내와 도도를 품에 안고 나는 든든한 남편이자 아빠가 되리라 굳게 다짐했다.

 

하지만 곧 현실적인 고민이 찾아왔다. 8월 아내의 복직을 앞두고 내가 육아휴직으로 주된 양육을 맡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장애를 잘 길들이며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육아는 전혀 다른 차원의 고난도 과제였다. 봄부터 아내는 가사 지원이 가능한 활동지원사를 알아보라고 했다. 정작 나는 낯선 사람에게 우리 가족의 일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망설였다. 하지만 도도를 위해서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백방으로 알아 본 끝에 7월 중순, 우리가 사는 강동구의 한 활동지원서비스 기관에서 T를 소개받았다. 처음 만난 날, T는 환하게 웃으며 도도를 품에 안았다. 진심으로 우리 가족을 이해하고 돕고 싶어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날부터 T와 함께하면서 나는 조금씩 자신감을 얻어갔다. 물론 순탄치만은 않았다. 사고는 주로 내가 혼자 도도를 돌볼 때 일어났다. 한 번은 도도가 역류방지쿠션에서 미끄러져 모빌 받침에 부딪혔다. 또 한 번은 내가 한 팔로 아기를 안은 채 분유를 타다 도도를 의자에 떨어뜨렸다. 도도는 세상이 떠나가라 울었고 내 가슴도 철렁 무너져내렸다. 그때마다 T는 “부모가 다 그렇게 실수하면서 배워가는 거지유~”라며 넉넉한 미소로 위로해주었다. 그 덕분에 나는 의기소침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런 시행착오를 거치며 나는 아빠가 되어갔다. T와의 호흡도 점차 더 잘 맞았다. 이유식 때는 T가 음식을 떠먹여주는 동안 내가 도도를 붙잡아주고, 목욕 때는 T가 준비하는 사이 내가 물을 받는다. 함께 유아차를 밀며 도서관과 전통시장을 다닐 때면 T가 도도의 표정과 반응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도도가 방긋방긋 웃네요. 기분이 엄청 좋은가 봐요!” 이런 묘사를 들으면 어느새 내 얼굴에도 방긋 웃음이 떠올랐다. 4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T 덕분에 자신감 있는 아빠가 되었다. 여전히 실수투성이지만 중요한 건 내가 독립적으로 아빠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는 단순한 복지 제도가 아니다. 나처럼 중증 장애가 있는 사람도 주체적으로 양육에 참여하고 온전한 부모로 설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디딤돌이다. T와의만남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망설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뿐 아니다. T와 함께 낮 시간에 도도를 유아차에 태우고 동네를 다니다 보면 휴직 전에 가르쳤던 제자들과 마주칠 때가 있다. “선생님! 아기랑 산책 나오셨어요?” 아이들의 반가운 인사를 들을 때면 이제 나는 단순히 교사로서가 아니라, 한 아이의 아빠로서 이 지역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도도를 통해 나의세계도 함께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내도 T 덕분에 경력 단절 없이 직장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부부는 자주 이야기한다. 도도가 우리에게 찾아온 것도 축복이지만, T를 만난 것 역시 도도가 준 또 하나의 선물이라고.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가 더 많은 장애인 가정에 가 닿기를 바란다. 이 서비스는 단순한 도움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가정과 사회를 연결하는 소중한 끈이기 때문이다. 이 제도를 운영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애쓰는 모든 분이 도도를 함께 키워주고 있다. T와 그분들께 이 글을 바친다.


* 이 글은 보건복지부 주관 2024 장애인 활동지원사업 우수사례 공모전 장려상 수상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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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56397 2024-12-01T20:23:34Z 2025-01-10T02:08:28Z [TFE 리뷰] 귀가 즐거워지는 AI 음성 서비스 Top 10 🎧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 TFE 리뷰란: TFE는 Tech for Everyone(모두를 위한 기술)의 약자로, 기술 분야에서 제가 특별히 관심 있는 주제인 접근성 기초, 사용자 경험(UX), 학습 기술, 미래 기술 그리고 기술 윤리와 정책을 아우르는 말로, 제가 만든 표제어입니다. TFE 리뷰에서는 날로 발전하는 기술 시대에 발맞춰 ‘모두를 위한 기술’에 대한 제 생각을 나누려고 합니다. 리뷰에서부터 정책에 관한 이야기까지, TFE 리뷰에서 만나 보세요!


오늘의 주제는 ‘AI 음성 서비스’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AI 음성 서비스들은 모두 제가 일상적으로 자주 사용하는데요. 특히 ‘듣기 좋은 소리’라는 단 하나의 기준으로 Top 10을 꼽아보았어요!


왜 '듣기 좋은 소리'일까요? 🤔


시각장애인인 저에게 AI 음성은 단순한 기능이 아니랍니다. 그동안 PC나 모바일의 스크린 리더와 활동지원사님 또는 동료와 지인들이 해 주던 일을 대신해 주는,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이 대신해 줄 ‘음성 비서’라고 할 수 있죠. 저는 수업 자료를 준비할 때, 인터넷 기사를 읽을 때, 블로그에 글을 쓸 때도 AI 음성을 자주 사용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성의 품질은 저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되었는데요.

오늘은 제 삶의 질과도 깊이 관련된다고 할 수 있는 대표적인 AI 음성 서비스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살펴 볼까요? 🎯


1️⃣ 구글 제미나이 라이브: 생동감 넘치는 AI 친구

음성 품질: ⭐⭐⭐⭐⭐

제미나이(Gemini) 라이브의 영어 음성은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자꾸 대화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속도, 억양, 톤이 모두 자연스럽고 고를 수 있는 고퀄리티 음성도 10가지나 되죠. 저는 종종 자기 전에 미국 액센트와 영국 액센트를 오가며 이런저런 주제로 대화하는데 영어 회화 연습에 좋습니다. 아쉬운 것은 아직은 자연스러운 음성을 지원하는 언어에 한국어가 추가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지금은 언제든 대화할 수 있는 영어 원어민 친구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 이 포스팅을 올린 후 며칠 지나지 않아 제미나이에서 한국어도 자연스러운 음성 지원이 추가된 것을 확인했어요. 이제 한국어로도 자연스러운 음성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꿀팁: iOS 앱과 안드로이드 앱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한소네 6에서도 구글 음성 비서로 설정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감성적인 AI 대화의 정수

음성 품질: ⭐⭐⭐⭐⭐

코파일럿(Copilot)의 영어 음성은 특유의 부드러움이 있습니다. 마치 라디오 DJ와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새로운 음성을 발견하면 아내 유정에게 이런저런 음성을 들려주는데요, 유정이 유독 이 목소리에는 호감을 표현하더라고요. 특히 기분이 조금 꿀꿀할 때 들으면 나아지는 그런 음색입니다. 이 음성 역시 영어로만 제공되며 기기의 사용 언어를 영어로 설정해 두어야만 활성화된다는 점은 아쉬운 점입니다.

🔧 활용 팁: 코파일럿 앱은 Copilot Daily라는 기능을 제공하는데요. 기기가 영어로 설정된 경우 해당 액센트의 국가와 관련된 뉴스를 매일 짤막하게 전해 줍니다. 감미로운 AI 뉴스 브리핑인 셈이죠!


3️⃣ 챗GPT 음성 대화 모드: 올라운더 챔피언

음성 품질: ⭐⭐⭐⭐⭐

챗GPT의 음성 대화 모드(advanced voice mode)는 제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챗봇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다양한 음성 중에서도 Cove 음성이 제일 매력적인데 요즘엔 Vale 음성의 영국 액센트도 마음에 들어서 자주 씁니다. 챗GPT 음성의 가장 놀라운 점은 빠른 반응 속도와 다국어 지원이 자연스럽다는 점인데요. 얼마 전에는 간단한 프랑스어 표현을 배우는 데 써 봤는데 매우 편했습니다. 물론, 챗GPT의 방대한 지식과 높은 추론 능력 덕분에 전문적인 주제로도 막힘 없이 대화할 수 있습니다.

💪 활용 사례: 아이폰의 경우 단축어(Shortcuts) 기능을 활용해서 ‘음성 대화 시작’ 아이콘을 홈 화면에 놓고 사용하면 편합니다. 또 데스크톱 앱을 사용하면 PC에서 브라우저를 통하지 않더라도 빠르게 챗GPT를 호출할 수 있는데요.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과 수업할 때 데스크톱 앱을 사용해서 학생들에게 들려주기도 합니다.


4️⃣ 흄 AI: 감정을 담은 AI 음성의 새로운 지평

음성 품질: ⭐⭐⭐⭐

흄(Hume) AI의 특별한 점은 감정 표현입니다. 기쁨, 슬픔, 놀람 등 다양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어요. 다만 반응 속도가 조금 느린 것과 한국어 지원이 안 된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 특별 기능: 감정 분석과 음성을 결합한 독특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5️⃣ 스피치파이: 프리미엄 음성의 정석

음성 품질: ⭐⭐⭐⭐⭐

스피치파이(Speechify)는 이 리스트에 있는 서비스 중 유일하게 보조 기술을 표방합니다. 실제로 저도 일상에서 가장 많이 쓰는 서비스이죠. 정말 고급스러운 음성 품질과 높은 사용성을 자랑합니다. 유명인의 목소리를 포함해서 다양한 음성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Chrome 확장 프로그램 등 모든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글로벌 TTS 서비스 가운데 드물게 한국어 음성도 양질의 음성을 선택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 가격 팁: 구독료가 비싼 편인데 다국어 문서를 많이 읽거나 난독증 등 특별한 요구가 있다면 아깝지 않습니다. 연간 구독시 할인율이 큰 편이니 참고하세요.


6️⃣ 일레븐랩스: 혁신적인 음성 기술의 선두주자

음성 품질: ⭐⭐⭐⭐⭐

일레븐랩스(ElevenLabs)는 현재 AI 음성 기술의 최전선을 보여주는 서비스입니다. 마치 전문 성우가 녹음한 것 같은 깔끔한 발음과 자연스러운 억양이 인상적입니다. 최근에는 GenFM이라는 팟캐스트 생성 서비스를 선보일 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죠. 제가 이 블로그에 탑재하는 AI 음성도 일레븐랩스를 통해 생성합니다. 수많은 언어와 다양한 음성을 활용할 수 있고 나의 음성을 복제할 수도 있죠. 음성 콘텐츠 생성에는 필수적인 서비스입니다.

🛠️ 전문가 팁: 프로젝트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시면 전문적 도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취미 목적이라면 iOS 앱과 안드로이드 앱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것도 좋은 사용법입니다.


7️⃣ 에이닷 음성모드: 한국어 챗봇의 자존심

음성 품질: ⭐⭐⭐⭐

에이닷은 한국어 AI 음성 중에서는 단연 최고입니다. 특히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한 날씨와 맛집 검색과 같은 대화가 가능합니다. 저는 AI 스피커가 근처에 없을 때 종종 유용하게 사용합니다. 가끔 심심풀이 대화도 하는데 글로벌 챗봇에 비해서는 추론 능력이 떨어지지만 일반적인 AI 스피커보다는 긴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 활용 팁: 위치 서비스를 켜두면 더 정확한 맛집, 날씨, 교통 정보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8️⃣ 네이버 클로바: 친근한 AI 비서

음성 품질: ⭐⭐⭐⭐

클로바의 장점은 한국어에 특화된 자연스러운 발음과 스마트홈 연동입니다. 유인나 음성은 특유의 친근함이 있어서 좋더라고요. 저희 집에서는 주로 IoT 기기 제어에 사용하는데, “보일러 온도 1도 높여 줘”, “TV 꺼 줘” 같은 명령을 하면 아주 충실하게 실행해 줍니다. 특히 캘린더 서비스와도 연동이 되어서 일정도 쉽게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활용 사례: AI 스피커가 없어도 모바일 앱으로 스피커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구글 네스트 등 타사 제품과 함께 사용하면 일상에서 더욱 풍부하게 음성 비서 서비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9️⃣ 펄플렉시티 음성으로 질문하기: 음성 검색의 미래

음성 품질: ⭐⭐⭐⭐

펄플렉시티(Perplexity)는 AI 검색 엔진과 음성 인터페이스를 결합한 독특한 서비스입니다. 한국어와 영어 모두 자연스러운 음성을 제공하고, 다른 챗봇과 달리 핵심만 콕콕 집어서 알려주죠. 특히 버튼을 길게 누르고 질문한 뒤 손가락을 떼면 바로 대답해주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매력적입니다.

🔍 활용 팁: 궁금한 게 있을 때 빠르게 찾아보기 좋습니다. 다만 여러 언어를 사용하신다면 음성 인식 언어를 미리 설정해두세요.


1️⃣0️⃣ 마이크로소프트 Edge: 숨은 보석 같은 존재

음성 품질: ⭐⭐⭐⭐⭐

Edge 브라우저의 ‘소리내어 읽기’ 기능은 정말 놀라운 발견이었습니다. 특히 한국어 ‘현수’ 음성은 다른 어느 서비스에서도 찾을 수 없는 최고의 품질을 자랑해요. 저는 학교에서 인터넷 기사를 학생들에게 보여줄 때 항상 이 기능을 사용합니다. 특히 음성이 읽어주는 위치를 시각적으로도 함께 따라가며 하이라이팅해 주기 때문에 마치 누군가가 옆에서 손가락으로 짚으며 읽어주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다만 브라우저를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어요.

📚 활용 팁: 스마트폰에서도 기본 브라우저로 설정하면 ‘읽기 모드’, ‘코파일럿’ 등 엣지의 다른 유용한 기능과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나만의 활용 시나리오: AI 음성과 함께하는 하루


AI 음성 서비스 정말 다양하죠? 저는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렇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 🌤️ 아침 날씨는 에이닷으로 체크
  • 😊 수업 준비와 전문적인 수다 떨기는 챗GPT AVM과 함께
  • 📚 학생들과 긴 웹 문서는 엣지의 시각 하이라이팅 기능으로
  • 🎙️ 블로그용 오디오 콘텐츠는 일레븐랩스의 전문적인 음성으로
  • 🌐 일상적인 웹 서핑과 읽기는 스피치파이로 자유롭게
  • 🔍 궁금한 것이 생기면 펄플렉시티로 빠르게 검색
  • 🏠 집에서는 클로바로 스마트홈 제어하며 편하게
  • 🤗 기분이 울적할 땐 코파일럿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로받기
  • 🎭 감성적인 대화가 필요할 땐 흄 AI의 다채로운 감정 표현으로
  • 💬 자기 전 영어 회화 연습은 제미나이와 함께


💭 마치며


AI 음성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장애인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발전은 정보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죠.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에서 AI 음성은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된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아직은 AI 음성 서비스의 한계도 명확하죠. 당장 챗GPT만 하더라도 음성 대화 모드에서는 실시간 검색이 되지 않는 기술적 한계가 존재하니까요. 또 하나의 허들은 비용인데요. AI 음성과 관련된 많은 서비스가 유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보면 점차 비용이 낮아진다고 볼 수 있지만 서비스가 다양화되면서 전체적으로는 소비자에게 부담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만약 AI 음성 서비스를 정보 취약 계층을 위한 디지털 포용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관련된 법적 근거와 정책 마련도 고민해 볼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 모두에 앞서 이러한 미래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보면서 우리의 현재에서 유용한 활용 사례를 찾는 것이 우선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은 어떤 AI 음성 서비스를 사용하고 계신가요? 

이 글에 대한 의견이나 질문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좋은 정보를 많이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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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55756 2024-11-28T18:03:46Z 2024-11-28T18:26:39Z 🔍 👀 검색 엔진도 시각장애인처럼 웹을 탐색한다: HTML 구조화가 중요한 이유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매일 아침 PC나 아이폰의 스크린 리더를 사용해서 뉴스를 읽을 때마다 저는 한숨부터 나옵니다. 보통 외국 사이트는 그렇지 않지만 국내 사이트들은 헤딩 태그가 뒤죽박죽이거나 아예 빠져있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죠. 심지어 한겨레, 조선일보와 같은 메이저 언론사, 네이버 블로그처럼 콘텐츠 노출이 생명인 플랫폼도 HTML이 엉망입니다.

🌟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HTML

겉으로 보기에 아름다운 웹사이트도 HTML이 제대로 구조화되지 않았다면, 마치 체계는 없고 내용만 가득한 책과 같습니다. 겉모습은 그럴듯해도, 목차도 없고 장절 구분도 없어서 원하는 내용을 찾기 힘든 그런 책 말이죠. 그럼 HTML은 무엇일까요?

HTML(HyperText Markup Language)은 웹페이지의 콘텐츠에 의미를 부여하는 마크업 언어입니다. 우리가 보는 모든 웹페이지는 이 HTML을 통해 콘텐츠의 구조와 의미가 정의됩니다. 마치 잘 정리된 책이 목차, 장, 절, 각주 등으로 구성되어 있듯이, 웹페이지도 HTML로 콘텐츠의 의미 구조를 정의하죠.

Chrome과 같은 웹 브라우저는 이 HTML 코드를 읽어 우리가 보는 화면으로 변환합니다. HTML은 "이건 제목이야", "이건 문단이야", "이건 이미지야" 하는 식으로 콘텐츠의 의미를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웹사이트들이 이 HTML을 의미론적으로 제대로 작성하지 않습니다. 마치 책을 쓰면서 목차도 없고, 장절 구분도 없이, 그저 텍스트만 나열해놓은 것과 비슷하죠. 그러면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실제로는 콘텐츠의 구조와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화면상으로는 제목처럼 보이지만 HTML 상에서는 단순한 텍스트로만 처리되어 있거나, 중요한 이미지인데 그 의미를 설명하는 대체텍스트가 없는 식이죠. 이것은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 왜 HTML 구조가 중요할까요?

저는 그동안 HTML은 스크린 리더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에게만 중요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웹 접근성을 계속 공부하면서 HTML의 가치가 상업적인 데에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1.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여 줍니다!

네, 물론 장애인에게 진짜 중요합니다. 우리가 길을 걸을 때 도로 표지판이나 신호등이 필요하듯, 디지털 공간을 탐색하는 장애인에게는 잘 구조화된 HTML이 필요합니다. 시각장애인의 스크린 리더는 이 구조를 따라 콘텐츠를 논리적으로 읽어주고, 키보드 사용자는 순차적으로 페이지를 탐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지장애가 있는 사용자들도 체계적으로 구성된 정보를 통해 콘텐츠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죠.

2. 검색 엔진 최적화에 도움이 됩니다!

놀라운 것은 두 번째 이유입니다. 검색 엔진도 마치 시각장애인처럼 웹사이트를 읽어나간다는 것입니다. 검색 엔진의 크롤러(crawler)는 HTML의 의미 구조를 따라 콘텐츠를 탐색합니다. 제목 태그를 통해 글의 중요도와 구조를 파악하고, 이미지의 대체텍스트를 읽어 시각 정보를 이해합니다. 마치 스크린 리더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이 웹사이트를 탐색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이죠.

따라서 HTML 구조화가 잘 되어 있는 웹사이트는 검색 엔진이 더 쉽게 이해하고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하게 됩니다. 이렇게 검색 엔진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것을 검색 엔진 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 줄여서 SEO라고 합니다.

콘텐츠 노출이 생존과 직결되는 언론사나 블로그 플랫폼에서는 그래서 이 HTML 구조화가 특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검색 엔진 노출이 생명인 미디어 업계조차 이런 기본적인 SEO 전략을 놓치고 있다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 HTML 구조를 잘 만드는 방법

웹 개발자가 접근성과 검색 엔진 최적화를 모두 고려한 웹사이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HTML 구조화 원칙들을 꼭 지켜야 합니다.

1. 헤딩 태그(H1~H6)를 논리적으로 사용하세요

  • 페이지의 주요 제목은 반드시 H1으로 시작하세요.
  • 하위 제목들은 순차적으로 H2, H3를 사용합니다.
  • 계층 구조를 뛰어넘지 마세요. (예: H1 다음에 H4를 쓰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2. 의미 있는 대체텍스트를 작성하세요

  • 이미지가 전달하는 핵심 정보를 간단명료하게 설명하세요.
  • 잘못된 예: "image_001.jpg", "사진", "배너"
    올바른 예: "2024년 웹 접근성 컨퍼런스에서 발표 중인 김헌용 교사"
  • 장식용 이미지는 빈 대체텍스트로 처리하세요.
  • 복잡한 차트나 그래프는 자세한 설명을 제공하세요.

    예: "2020년부터 2024년까지의 웹 접근성 준수율 그래프. 2020년 45%에서 시작해 매년 10%씩 증가하여 2024년에는 85%를 달성함"

3. 메타 데이터 최적화하기

  • 페이지 제목과 설명을 명확하게 작성하세요.
  • 잘못된 예:
    제목: "블로그 글"
    설명: "웹 접근성에 대한 글입니다."

    올바른 예:
    제목: "검색 엔진도 시각장애인처럼 웹을 탐색한다: HTML 구조화가 중요한 이유"
    설명: "HTML 구조화가 웹 접근성과 검색 엔진 최적화(SEO)에 미치는 영향을 시각장애인 교사의 관점에서 설명합니다. 헤딩 태그와 대체텍스트의 중요성을 실제 사례와 함께 다룹니다."
  • 핵심 키워드를 자연스럽게 포함하세요.
  • 잘못된 예: "웹접근성,HTML,SEO,장애인,검색엔진최적화,홈페이지제작"
    올바른 예: "웹 접근성과 SEO의 상관관계: HTML 구조화의 중요성"
  • 각 페이지마다 고유한 메타 정보를 제공하세요. 여러 페이지에 동일한 제목이나 설명을 사용하면 검색 엔진이 혼란스러워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원칙들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자주 간과됩니다. 하지만 이 기본적인 HTML 구조화 작업만 제대로 해도 웹사이트의 접근성과 검색 엔진 최적화 수준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 마무리하며

웹 접근성과 검색 엔진 최적화는 얼핏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소수의 장애인을 위한 배려와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한 기술이 서로 관련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하지만 HTML이라는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면, 이 둘은 놀랍도록 비슷한 원리로 작동합니다.

검색 엔진이 시각장애인처럼 웹사이트를 탐색한다는 사실 놀랍지 않나요? 제가 시각장애인으로서 매일 경험하는 웹의 불편함이, 사실은 검색 엔진도 겪고 있는 어려움이었다니! 이 또한 접근성이 더 이상 ‘특별한 배려’가 아니라 '보편적 원칙'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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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55381 2024-11-26T20:32:56Z 2024-11-28T12:55:00Z [후기] “오늘을 대담하게, 내일을 가능하게”, 반가웠던 LG전자 접근성 커뮤니티 ‘볼드무브’ 첫 모임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LG전자와 사단법인 무의가 함께 만든 접근성 커뮤니티 ‘볼드무브’의 첫 모임에 다녀왔다.

 

‘볼드무브’는 ‘Bold Today, Possible Tomorrow(오늘을 대담하게, 내일을 가능하게)’라는 슬로건으로 장애인 사용자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실제 제품 개선 아이디어까지 창출할 목적으로 LG전자가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LG전자는 ‘모두를 위한 가전’을 표방하며 이 블로그에서도 소개한 적 있는 촉각 스티커를 비롯해 장애인 사용자를 위한 혁신적 도구들을 ‘컴포트 키트’라는 이름으로 개발해왔다. 여기에 ‘모두의 1층’, ‘휠체어로 성수 완전정복 지도’ 개발 등 늘 상상을 뛰어넘는 장애인 이동권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무의가 만났으니, 이보다 더 기대되는 협업 프로젝트도 드물 것 같다!


[첫 모임 단체 사진] 빨간색과 흰색의 볼드무브 배경 현수막 앞에서 8명의 참가자들이 다양한 포즈로 활기차게 서 있다. 앞줄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4명의 참가자가 나란히 앉아 각각 밝은 미소와 함께 손팻말을 들고 있다. 한 참가자는 ‘BOLD MOVE’ 피켓을 들고 있고, 다른 참가자는 ‘오늘을 대담하게, 내일을 가능하게’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뒷줄에는 서 있는 4명의 참가자들이 수어로 ‘LG’ 모양을 만들어 볼드무브의 정신을 표현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참가자들의 생동감 넘치는 포즈와 따뜻한 표정, 나무 천장에서 내려오는 부드러운 조명이 어우러져 화기애애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Described by ChatGPT

 

앞으로 나를 포함한 10여 명의 1기 볼드무버들은 3개월 동안 가전제품을 통해 ‘나다움’을 발견하고, 접근성을 높일 방법을 직접 고민하고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오늘은 바로 그 첫 모임이었다. 장소는 늘 갈 때마다 정말 무언가가 변하고 있다는 설렘을 주는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이었다.

 

첫 모임에서는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의 ‘나만의 이야기를세상에 용기 있게 전하는 법’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듣고, ‘나다움 발견하기’ 워크숍을 통해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행은 스토리 소사이어티의 채자영 대표님이 해 주셨는데 처음 뵙는 분이지만 기분 좋은 에너지가 전달되었다. 인상적인 것은 시각장애인 참가자들을 위해 자신의 외모와 인상착의를 먼저 설명하고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저는 167cm 정도의 키이고 오늘의 분위기에 맞게 블랙 자켓과 블랙 바지를 입었습니다.”

 

이런 상세한 시각적 설명은 이후 모든 발표자들이 공통적으로 해주셨는데 주최 측의 섬세한 준비가 빛나는 대목이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워크숍이 시작됐다. 첫 순서는 남형도 기자님의 강연이었다.

 

남형도 기자님은 강연 내용에 앞서 실제로 만났다는 것부터가 참 반가웠다. 남 기자님은 2010년 데뷔 이후 본인만의 독특한 취재·보도 방식인 ‘체헐리즘’을 개척해오셨는데 사실 장애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분이다. 특히 시각장애인의 관점에서 쓴 벚꽃 축제 체험기는 당사자들 사이에서 큰 공감을 얻었던 기사이다. 그런 기자가 어떤 동기와 과정을 거쳐 기사를 쓰게 되는지 들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대학 시절 쓰레기를 치우시는 여사님이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모습을 보고 기자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말씀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 순간이 기자님에게 얼마나 상징적인 경험이었을지 상상해 보았다. 가끔은 하나의 결정적인 순간이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이어진 ‘나다움 발견하기’ 워크숍은 재미있는 발견들의 연속이었다. 우선 나를 표현하는 세 가지 키워드를 고르는 과정에서 뜻밖의 단어를 발견했다. 내가 애용하는 AI 비서 Claude와 함께 고민한 끝에 ‘실천적’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는데, 가전제품 접근성 개선을 위해 그동안 이런저런 시도를 해온 내 모습이 잘 담긴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다른 참가자들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했다.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에는 유튜버 ‘구르님’ 김지우님이 집 안 곳곳에 IoT 기기를 설치해 스탠드 같은 제품을 음성으로 제어한다고 했는데, 나도 스마트홈 기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나중에 심도 있는 얘기를 해 보고 싶어졌다. 정원희님이 제안한 ‘세척 없는 가습기’는 당장 어제 가습기를 꺼내 대충 세척하고 쓰고 있는 터라 뜨끔하면서도 정말 공감되는 아이디어였다.

 

‘슈리우스’ 채널을 운영하는 김필우님은 시각장애인이면서도 패션, 특히 신발 리뷰를 전문으로 하는데 최근 육아로 1년 정도 콘텐트를 업로드 못하고 있다는 말에 왠지 짠했다. 개인적으로 아는 지인이어서 가끔 집에 놀러가기도 하는데 벽 한쪽을 가득 채운 신발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 100만 구독자 유튜버 ‘원샷한솔’ 김한솔님의 이야기도 원래 알고 있었지만 인상적이었다. 삼양식품과 협업해 개발한 점자 표기 컵라면 덕분에 나도 종종 도움을 받는데 이런 좋은 사례가 이번 ‘볼드무브’ 커뮤니티에도 이어지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남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발표하는 세션에서는 특히 정미나님의 솔직한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다. “나는 어려워도 잘산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이었다. 장애와 함께 산다는 건 33년이나 함께 살아온 나도 여전히 익숙해지기 어려운 일이다. 가끔은 내다버리고 싶을 때도 있지만, 동시에 이것이 나이기에 긍정하고 싶고 남들에겐 잘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 이런 복합적 감정은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런 커뮤니티 활동을 하다 보면 그래도 문득 화해의 순간이 찾아온다. 우리의 존재가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될 때가 바로 그 때다. 그럴 땐 내 장애가, 아니 그걸 더 나은 것으로 승화시킨 내가 대견스러워지는 것이다. ‘볼드무브’도 그런 경험이 되리라 확신한다.

 

처음에는 ‘나다움 발견하기’라는 주제가 다소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20대 때 참여했던 ‘장애청년 드림팀’이 떠올라서 왠지 향수에 젖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활동을 하다 보니 나 자신에 대해, 그리고 장애에 대해 오랜만에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장애는 종종 꺼내보지 않으면 어느새 나를 규정하는 족쇄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런 활동들은 늘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꿀잼은 나와 동행해 준 유정과 도도였다. 특히 도도는 행사 내내 귀여운 옹알이를 하며 행사장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주었다. 헤이그라운드는 서울에서도 접근성이 잘 갖추어진 곳으로 손에 꼽히는 베뉴라 꼭 도도를 유아차에 태우고 데리고 가고 싶었다. 게다가 오늘의 모임은 다양성과 포용성을 이야기하는 곳이니까 더더욱 걱정이 없었다. 기대대로 모두들 우리 가족을 반갑게 맞아주어 넘 감사했다.


   

[볼드무브 로고 앞에서] 따뜻한 실내 조명 아래, 대형 디스플레이에는 여러 손이 하나로 모이는 볼드무브의 상징적인 이미지가 떠 있다. 그 앞에 체크무늬 코트를 입은 나와 회색 우주복 같은 따뜻한 옷을 입은 도도가 있다. 도도는 유아차에 앉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주변을 살피고 있고, 나는 그런 도도를 바라보며 살짝 미소 짓고 있다.

  - Described by Claude


이런 사회적 의미를 담은 행사일수록 내용만큼이나 형식과 바이브가 중요하다. 감히 평하건대 이번 워크숍은 내용, 형식, 바이브를 모두 잡은 기분 좋은 시작이었다. 다음 주에는 ‘나다운 챌린지’를 선언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어떤 도전적인 아이디어가 오갈지, 또 어떤 통찰을 얻게 될지 기대된다. 나 역시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의미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싶다.


* 관련 글: [후기] LG전자가 개발한 작지만 중요한 아이템, 점자 스티커 - 시각장애인 사용자라면 꼭 설치하세요. (워시타워 작동 영상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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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54896 2024-11-24T16:10:01Z 2024-11-28T23:24:05Z 행복한 하루의 기록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육아 휴직을 하고서 정작 내가 제일 열심히 하는 일은 블로그 글쓰기이다. 그런데 글쓰기가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보니 주로 밤에 하게 되고 그러고 나면 낮에 낮잠을 자거나 해롱거리는 상태로 육아를 하게 된다. 내가 독박 육아를 했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겠지만, 시터님 한 분을 고용했고 활동지원사님도 가사 일을 전적으로 도와주시고, 양가 부모님도 심심찮게 와서 도와주시기 때문에 가능한 일.

그러고도 육아를 위해 휴직한 게 맞냐고 누가 묻는다면 솔직히 할 말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오늘 같은 날은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을 도리가 없다. 자정을 넘어가는 찰나인데, 오늘 하루를 돌아보면 너무 행복해서 꼭 기록해 두고 싶기 때문이다.


오늘은 간만에 나도 유정도 아무 일정이 없는 날이었다. 시터님도, 활동지원사님도, 양가 부모님도 집에 방문하지 않았고, 오롯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 세 가족만의 시간이었다. 나는 이틀 전부터 감기에 걸린 탓에 하루 종일 거의 혼수 상태로 지냈고, 유정과 도도는 에너지가 넘쳤지만 그런 나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집안에서 잉여 에너지를 방출해야 하는 그런 날이었다.

유정은 오전부터 어린이대공원을 갈까, 강동 만화 거리를 갈까, 콧노래를 부르며 나를 쿡쿡 찔렀지만 나는 도저히 몸을 꿈쩍할 수가 없었다. 그런 내게 유정은 쯧쯧 하며 가벼운 몸놀림으로 도도의 책 선반이며 이유시 의자를 뚝딱뚝딱 만들었다. 그러다 오후 4시쯤 되자 비로소 나도 몸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때마침 도도는 하루 종일 참아 온 쾌변을 시원하게 보았다.

때는 이때였다. 오늘같이 날씨가 좋은 날 집에만 있는 것은 정말 몹쓸 짓이란 걸 집돌이인 나도 모르지 않았다. 그래서 동네 마실을 나섰다. 유정은 우리 셋이 마실을 나설 때면 늘 그렇듯 유아차 손잡이를 잡고 휘파람을 불며 앞장섰다. 나도 늘 그렇듯 유아차의 손잡이 한쪽 끝을 잡고 마치 유정과 같이 밀듯이, 하지만 실은 그저 손만 얹어놓고 유정의 오른쪽 약간 뒤에서 따라갔다. 그렇게 도도를 제일 앞장세우고 찌그러진 삼각형 모양으로 우리는 아파트 정문을 지나, 골목길을 지나, 행길로 나갔다. 몸 곳곳에서 감기로 다 죽어가던 세포들이 조금씩 살아나는 걸 느꼈다.


모처럼 동네 스타벅스에 앉았다. 도도는 집에서 한참 놀다 나와서인지 유아차에서 잠들었고 우리 부부는 토피넛라테와 딸기라테를 사이에 두고 여유롭게 마주 앉았다. 여기서 반전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딸기라테를 마신 게 유정이 아니라 나였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렇게 앉고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내가 "동네 할아버지처럼 배를 내밀고 허리는 숙인 채" 잠들어버렸다는 것이다. 방금 큰따옴표로 묶은 것은 유정이 후에 묘사해 준 나의 모습이었다. 몹시 모욕적이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그러고 꾸벅꾸벅 졸았다. 유정이 나와 도도가 스타벅스에서 함께 잠들었다가 도도만 혼자 깨어나서 노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스토리에 올린 후에야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우리는 다시 행길로 나섰다. 급할 게 없었으므로 천천히 걸었다. 그러다 유정이 부리토 집을 발견했다. 부리토라니. 선사문화유적지와 백제 문화재가 대거 출토된 전통의 강동구에서, 그것도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의 모습을 상당 부분 간직한 길동 거리에서 부리토라니. 몹시 반가웠다. 마침 어제 Dele 시험(스페인어 어학 시험)을 본 유정에겐 더 그랬다고!


부리토와 나초, 버팔로 윙을 사 들고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때 우리 부부가 자주 다니던 위스키 바에서 종종 보던 동네 지인을 마주쳤다. 그 지인은 방금 스토리에서 잠들어 있는 나와 말똥말똥 깨서 노는 도도를 보았는데 길거리에서 만나니 너무 신기하다며 반가워했다. 아닌 게 아니라 이렇게 산책하며 동네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은 요즘 시대에 흔치 않으므로 우리 부부도 몹시 기뻤다.

집에 와서 부리토를 먹으며 기분이 한참 더 좋아졌다. 도도도 행복했는지 평소에 하지 않던 재미있는 발음의 옹알이와 귀여운 행동을 많이 보여주었다. 그러다가 우리 부부가 배꼽 잡고 웃는 순간이 찾아왔다. 도도가 한참을 어라운드-위-고를 타고 놀다가 내려왔는데 내가 가까이 가서 냄새를 맡아보니 도도가 오늘의 두 번째 쾌변을 본 것 같았다. 

나는 다가가 도도를 안으며 "언제 쌌어?"라고 부드럽게 물어봤다. 그러자 도도가 내 귀에 대고 "아까, 아까"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제 겨우 7개월인 아이가 내 말을 이해했을 리는 없었다. 딱 적절한 타이밍에 딱 적절한 옹알이를 한 것이었다. 우리 부부는 그야말로 파안대소를 터뜨렸다. 이렇게 귀여운 옹알이라니.



그렇게 우리는 저녁 내내 웃으며 함께 뒹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도도와 유정은 9시가 조금 넘어 함께 잠들었다.

이렇게 평화롭고 행복한 날이 또 있을까? 비록 나는 감기에 고생했고, 유정은 그런 나 때문에 고생했겠지만, 그래도 세 식구가 함께여서 추억으로 남을 하루였다. 하루를 기록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유정과 도도의 웃음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참 감사하다. 이런 사람들과 같은 지붕  아래 살고 있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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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아래는 이 블로그 글을 가지고 ElevenLabs에서 최근에 출시한 Gen FM이라는 기능을 활용해서 만들어 본 AI 팟캐스트입니다~ :)

https://elevenreader.io/app/reader/genfm/3fa05276f7bb33eda72a01d864f46cf845acbca33c31baa7ec49ddf25efc3daf/u:b6PpkBvLtFIbLLed6uj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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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51736 2024-11-11T19:31:49Z 2024-11-12T00:04:48Z Now And Then - 비틀즈의 마지막 노래

우리 부부는 밤에 도도를 재울 때 늘 존 레논의 Oh My Love를 틀어준다. 유정이 산후조리원에서부터 매일 밤마다 수면 의식으로 이 노래를 들려주면서 불러 준다.

그런데, 비틀즈의 노래 Now and Then이 그래미 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는 소식에 이 영상을 봤는데 넘 감동이다! 존 레논의 목소리가 정말 깔끔하게 들어갔다!


이 단편 영화에 소개된 Now And Then의 탄생 과정을 요약하면 이렇다.


  • 존이 1978년에 녹음한 데모 테이프를 요코가 가지고 있다가,
  • 1994년에 폴, 조지, 링고에게 들려주고,
  • 당시 세 멤버가 완성하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피아노에 묻혀 잘 안 들리는 부분도 있고 완성되지 않은 파트도 있어서 버려두었다가,
  • 2022년에 AI를 사용한 오디오 기술의 발전 덕분에 보컬과 피아노 사운드를 깨끗하게 분리해내는 데 성공,
  • 폴과 링고가 여기에 베이스와 드럼을 입히고, 조지가 95년에 녹음한 리듬 기타를 넣고, 폴이 조지 스타일로 연주한 솔로를 추가해서 다시 믹싱,
  • 처음 데모가 만들어진 후 45년 만인 2023년 11월 2일에 비틀즈의 마지막 신곡으로 발표!


2024년 11월, 제67회 그래미 올해의 레코드 후보로 노미네이트되었다. 시상식은 2025년 2월 2일.

기왕 노미네이트된 김에 수상했으면 좋겠지만, 수상하지 않더라도 우리 부부는 앞으로 자주 이 노래를 들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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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48385 2024-10-27T19:23:44Z 2025-01-02T04:37:13Z 데스크톱용 Google Drive 간단 설명서 (센스리더 팁 포함)

설치 및 사용 단계 요약

  1. 설치 준비
    • 여기에서 데스크톱용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세요
    • 컴퓨터 운영체제에 맞는 버전을 선택하세요
  2. 설치하기
    • 다운로드한 파일을 실행하고 안내를 따라가세요
    •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하세요
    • ‘내 PC’에 생긴 Google Drive와 바탕화면 폴더를 확인하세요
  3. 사용하기
    • 평소 폴더 사용하듯 파일을 저장하고 열어보세요
    • 다른 사람과 공유하려면 파일을 우클릭하고 ‘공유’를 선택하세요
    • 공유받은 파일은 ‘공유 문서함’에서 내 드라이브로 가져오세요

들어가며: 데스크톱용 Google Drive만의 장점

Google Drive는 이제 많은 직장인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특히 한 개의 구글 계정으로 누구나 무료로 시작할 수 있고,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오가며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죠. 하지만 "웹에서도 잘 쓰고 있는데, 굳이 데스크톱용이 필요할까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네, 필요합니다! 데스크톱 버전에는 다음과 같은 특별한 장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 쉬워진 접근성

  • 인터넷 창 없이도 바로 파일에 접근할 수 있어요.
  • 평소 사용하던 폴더처럼 익숙하게 쓸 수 있어요.
  • 구글 계정만 있으면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어요.

모든 파일 형식 자유롭게 편집

  • 한글, 워드, 엑셀 등을 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바로 열어 편집할 수 있어요.
  •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문서 형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요.

실시간에 가까운 공동 작업

  • 저장하면 몇 초 만에 클라우드에 반영돼요.
  • 여러 사람이 순서대로 작업할 수 있어요.
  • 기획서나 보고서 작성 같은 협업이 필요한 작업을 함께 처리할 수 있어요.
  • 메신저로 파일을 주고받을 필요가 없어요.

간편한 권한 관리

  • 폴더나 파일의 권한을 쉽게 설정할 수 있어요.
  • 실수로 관련 없는 사람에게 공유될 걱정 없이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어요.
  • 공동 작업자를 클릭 몇 번으로 추가하거나 삭제할 수 있어요.

설치 방법

Google Drive 데스크톱 버전을 설치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아래 순서대로 따라하시면 몇 분 정도면 설치를 완료할 수 있어요.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설치해본 경험이 있다면 더욱 쉽게 느끼실 거예요.

  1. 다운로드
    • 공식 페이지에 접속하세요
    • ‘데스크톱용 Google Drive 다운로드’를 클릭하세요
    • 사용 중인 컴퓨터에 맞는 버전을 선택하세요
  2. 프로그램 설치
    • 다운로드한 파일을 실행하세요
    • 화면의 안내를 따라가세요
    •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하세요
    • 처음 설치할 때는 드라이브에 저장된 용량에 따라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릴 수도 있어요.
    • PC 한 대에 계정을 네 개까지 설치할 수 있어요

설치가 잘 되었다면 ‘내 PC’에서 Google Drive (G:) 드라이브와 바탕화면의 ‘Google Drive’ 폴더를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조금 기다리면 드라이브에 저장된 파일과 폴더들이 자동으로 보일 거예요. 파일은 문서를 열기 전까지는 실제 용량을 차지하지 않고 목록만 보여준답니다. 파일 목록이 잘 나타났다면 이제 윈도우 사용자들에게도 익숙한 파일 탐색기로 구글 드라이브를 사용하실 준비가 되었습니다!

공유하기

파일이나 폴더를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고 싶으신가요? 데스크톱용 Google Drive에서도 공유 기능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아래 방법대로 하시면 동료들과 쉽게 파일을 공유하실 수 있어요.

내 파일이나 폴더를 공유하는 방법

  1. 구글 드라이브 폴더를 열고 공유하고 싶은 항목에서 마우스 오른쪽 클릭 또는 키보드의 팝업 키를 누르세요. (팝업 키의 위치를 모른다면 쉬프트+F10 키).
  2. 윈도우 10의 경우 ‘Google Drive로 공유’를 누르면 액세스 권한을 관리할 수 있는 창이 열립니다. (윈도우 11에서는 액세스 권한 부여 메뉴가 팝업 메뉴에 바로 나옵니다)
  3. 함께 작업할 분의 구글 계정을 입력하세요
  4. 권한을 선택하세요 (보기/댓글/편집)
  5. ‘보내기’를 클릭하세요

동료가 공유한 파일이나 폴더를 사용하는 방법

직장 내 다른 동료가 내게 공유한 폴더나 파일을 확인하고 싶으신가요? 데스크톱용 Google Drive에서도 몇 단계만 거치면 다른 사람이 공유한 항목을 볼 수 있어요. 다만 데스크톱용 Google Drive에는 ‘공유 문서함’이 따로 없기 때문에 웹 버전 또는 모바일 버전의 드라이브에 접속해서 ‘드라이브에 바로가기 추가’ 과정을 거치셔야 합니다. 아래 순서대로 따라해 보세요.

  1. Drive 페이지에 접속하세요. (Google Drive 모바일 앱을 사용해도 돼요.)
  2. ‘공유 문서함’을 클릭하세요.
  3. 공유받은 폴더나 파일의 옵션을 눌러 ‘드라이브에 바로가기 추가’를 선택하세요
  4. 원하는 위치를 선택하고 ‘추가’를 클릭하세요
  5. 위 과정을 거친 후 컴퓨터 파일 탐색기에서 선택한 위치로 돌아오면 공유받은 폴더나 파일이 보이실 거예요.

이제 동료가 공유한 폴더나 파일도 내 컴퓨터의 데스크톱용 Google Drive 폴더에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때 나타나는 항목은 해당 폴더나 파일 자체가 아니라 그 항목으로 연결되는 바로가기입니다. 따라서 내 드라이브에서 그 바로가기를 삭제한다고 해서 동료가 공유한 원본 폴더나 파일이 지워지는 것은 아니니 걱정 마세요!

센스리더 사용 팁

위와 같이 동료가 공유한 파일이나 폴더를 데스크톱용에서 접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 번은 웹이나 모바일 앱으로 들어가서 바로가기 추가라는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요. 특히 센스리더를 사용해서 웹 버전의 Google Drive를 사용하시는 분은 다음과 같은 팁을 활용하면 조금 더 편리하게 작업하실 수 있습니다.

  • 가상커서 설정을 브라우저 탭키 방식으로 선택하세요. (가상커서 설정 토글 키는 F9 키)
  • 웹 버전의 Google Drive에서 버튼을 선택할 때는 스페이스바를 누르세요.
  • 가급적 가상커서를 끄고 사용하세요.
  • Drive 페이지 상단에 있는 ‘키보드 단축키’ 도움말을 참고해서 자주 사용하는 단축키를 익혀 두세요.

이 센스리더 팁들은 비단 Drive뿐 아니라 모든 Google 앱을 활용할 때 유용합니다.

업데이트 내용이 실시간으로 반영되지 않을 때 해결 팁

간혹 네트워크 상태나 컴퓨터 환경에 따라 파일 변경 내용이 몇 분 이상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이럴 때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 반영이 늦어지는 폴더나 파일에서 우클릭 또는 팝업 키를 누르세요.
  • ‘구글 드라이브에서 열기’를 선택하여 웹 버전으로 접속하세요.
  • 웹에서 확인 후 다시 로컬 폴더로 돌아오면 업데이트 내용이 반영됩니다.

나가며: 데스크톱용 Google Drive 사용 사례

데스크톱용 Google Drive는 다양한 업무 환경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 사용 사례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 특히 도움이 되는지 살펴볼까요?

시각장애인과 업무보조인의 협업 사례

시각장애인 사용자와 업무보조인이 함께 문서 작업을 할 때 데스크톱용 Google Drive는 특히 유용합니다. 이전에는 문서 수정이 필요할 때마다 메신저로 파일을 주고받거나 USB를 사용해야 했는데, 메신저로 주고받다 보면 같은 내용의 파일이 여러 개 생겨서 혼란스럽고 USB는 분실 위험도 있어 관리가 쉽지 않았습니다.

데스크톱용 Google Drive를 사용하면 이러한 번거로움이 모두 사라집니다. 특히 시각장애인과 업무보조인이 각자 컴퓨터에 드라이브를 설치하고 하나의 공유 폴더를 만들어서 사용하면 더욱 편리합니다. 공유 폴더에 있는 파일은 저장과 동시에 양쪽 컴퓨터에서 모두 접근할 수 있어 마치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물리적인 저장 장치를 주고받을 필요가 없어 시각장애인 사용자의 업무 효율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공공기관의 문서 작업 사례

학교나 공공기관과 같은 업무 환경에서는 한글 파일(HWP)이나 Microsoft Office 문서를 주로 사용합니다. 웹 버전의 Google Drive에서는 이런 파일들을 열어볼 때마다 다운로드를 해야 하고, 수정 후에는 다시 업로드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데스크톱용 Google Drive를 사용하면 이런 파일들도 원본 프로그램으로 바로 열어서 작업할 수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보안 규정으로 인해 문서를 구글 문서로 변환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원본 형식 그대로 작업이 가능하죠. 팀원들과 실시간으로 파일을 공유하면서도 기존의 업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데스크톱용 Google Drive는 단순한 파일 저장소를 넘어 실제 업무 현장에서 효율적인 협업을 가능하게 만들어줍니다. 특히 한국의 업무 환경에서 자주 사용되는 파일 형식과 업무 방식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클라우드의 장점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죠. 브라우저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스크린 리더 사용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데스크톱용 Google Drive로 더 쉽고 효율적인 협업을 시작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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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48029 2024-10-26T01:13:28Z 2024-10-26T01:46:34Z 구글이 AI 튜터를 만드는 방법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구글은 지난 5월 14일에 LearnLM이라는 언어 모델을 발표했다. LearnLM은 제미나이 1.0을 교육 목적으로 파인튜닝한 모델이다. 구글 딥마인드 연구팀은 LearnLM을 소개하면서 아카이브(arXiv)에 연구 보고서도 함께 발표했다. 이 연구 보고서는 AI를 실질적으로 쓸 만한 AI 튜터로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먼저 정의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구글 딥마인드 팀은 AI 튜터의 효과성을 검증하는 평가 프레임워크를 개발했고(7개의 벤치마크 포함), 안전성 프로토콜과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수립했고 무엇보다 제미나이 1.0 베이스 모델보다 교육학적으로 더 나은 언어 모델로 개발했다. 개발 과정에서 AI가 만든 데이터에서부터 교육 전문가가 직접 만든 데이터까지 다양한 레벨의 데이터셋을 만들어 학습시켰고 각각의 응답 및 대화에 대해서 실제 교육자 및 학생의 피드백도 반영했다. 그리고 이를 실제 교육 환경(애리조나 주립 대학교)에 적용해 효과성을 입증했다.

연구의 한계도 명확하게 보고서에 적시했다. 텍스트 기반 상호작용으로 제한되었고 강화학습(RL) 단계는 시행하지 못했다는 기술적 한계부터, 여전히 평가의 신뢰성 확보에 대한 어려움과 장기적 실용성을 검증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한계로 제시했다. 다문화 지원 확대와 문화적 다양성 을 고려한 개선사항 등의 향후 과제도 보고서에 남겼다.

최근 연구 책임자인 아이리나 주렌카(Irina Jurenka)가 구글 딥마인드 팟캐스트에 출연해서 LearnLM 개발 과정과 연구 보고서에 관해서 설명했다. 이 연구는 AI를 교육에 활용하기 위한 첫걸음에 불과하고 이제서야 연구해야 할 범위와 깊이를 확인한 정도의 성과로 봐 주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8월 28일 제미나이 어드밴스드 업데이트 직후에 LearnLM을 직접 써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챗GPT나 다른 어떤 언어 모델보다도 학습에 맞춤화 된 대화가 가능했다. 이 정도라면 정말 학생들에게도 유용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제미나이는 현재 18세 이상으로 사용이 제한되어 있다. 보고서에 언급된 학생 피드백도 모두 애리조나 주립 대학교 학생들의 피드백이다. 구글이 얼마나 신중하게 AI튜터에 접근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구글이 교육 분야에 투자해 온 것은 이미 15년이 넘었다. LearnLM을 사용해 보면서 얼마나 많은 연구자와 개발자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을지 궁금했는데 이 보고서를 통해 구글 딥마인드가 교육용 LLM 파인튜닝을 위해 얼마나 많은 연구 역량을 투입했는지 알 수 있었다. 에듀테크 업계에 있는 사람들과 에듀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 보시길 추천한다.

LearnLM은 제미나이 챗봇에서 Learning coach라는 젬(Gem)으로 사용해 볼 수 있다. 유튜브에서도 일부 교육용 영상에 적용되어 있다고 한다. 추후에는 구글 검색의 'AI 개요'에도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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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47390 2024-10-22T23:55:39Z 2024-10-24T23:43:59Z [팁] 아이폰 단축어(Shortcuts)로 챗GPT 음성 대화 모드 더 간편하게 시작하기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챗GPT의 고급 음성 대화 모드가 많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시각장애인 사용자들에게는 높은 접근성으로 더욱 유용한 기능인데요. 오늘은 아이폰의 단축어 기능을 활용해 챗GPT의 음성 대화 모드를 더욱 편리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왜 단축어를 사용해야 할까요?

챗GPT 앱에서 음성 대화를 시작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앱을 실행하고, 음성 대화 버튼을 찾아 누르는 과정이 필요하죠. 하지만 단축어를 사용하면 홈 화면에서 한 번의 탭으로 바로 음성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단축어 설정 방법 (보이스오버 사용 환경 기준)

  1. 아이폰에 기본 설치된 '단축어(Shortcuts)' 앱을 실행합니다. (앱을 찾기 어렵다면 설정 앱에서 '단축어'를 검색해도 됩니다.)
  2. 단축어의 홈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3. '앱 단축어' 헤딩 아래에서 챗GPT를 찾아 선택합니다.
  4. 'Start voice conversation' 항목을 더블 탭한 후 길게 누릅니다.
  5. 팝업 메뉴에서 '홈 화면에 추가'를 선택합니다.

활용 팁

  • 독(Dock)에 넣어두면 어느 화면에서든 빠르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 기본 이름인 'Start voice conversation' 대신 원하는 이름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예: "GPT 음성 대화" 등)
  • 자동화 기능과 결합하여 특정 시간이나 상황에서 자동으로 음성 대화가 시작되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예: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일정 체크하기, 취침 전 일기 쓰기 등)

다른 유용한 단축어 활용 사례

아이폰의 단축어 기능은 챗GPT 외에도 다양한 앱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 음성 메모 바로 시작하기
  • 자주 연락하는 사람에게 빠르게 전화하기 (저는 활동지원사님에게 전화 걸기를 단축어로 추가했습니다!)
  • 특정 앱의 특정 기능 바로 실행하기 (저는 Be My Eyes 앱에서 봉사자에게 전화 걸기를 단축어로 추가했습니다!)
  • 자주 사용하는 설정 토글하기

특히 미국의 주요 앱들은 대부분 단축어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스마트폰 사용 경험을 한층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며

단축어는 단순한 바로가기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보이스오버 사용자에게는 앱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켜주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챗GPT의 음성 대화 모드를 시작으로, 다른 유용한 단축어들도 찾아보시면서 여러분만의 효율적인 스마트폰 사용 환경을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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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47329 2024-10-22T21:07:02Z 2024-10-22T21:18:13Z 네이버와 Daum에게 빼앗긴 뉴스 콘텐츠의 다양성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포털 사이트가 뉴스 미디어 생태계에 미친 영향은 복잡하다. 그 중에서 네이버와 Daum과 같은 포털 사이트가 뉴스 기사 전문을 직접 제공하는 현행 방식은 소비자에게단기적 편익보다 장기적 손실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손실은 이것이다.


첫째, 포털 뉴스 서비스는 뉴스 미디어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 혁신을 저해했다. 포털이 뉴스 기사 전문을 제공하면서 각 언론사의 웹사이트는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경쟁력을 상실했다.콘텐츠는 내용만큼이나 형식도 중요한데, 뉴스 미디어들은 UI 개선의 기회를 근본적으로 놓쳤다. 최근 회원제나 구독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UI에 대한 축적된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섬세한 변화보다는 뉴스레터 같이 눈에 띄는 트렌드를 좇기에 급급하다.

둘째, 뉴스 미디어의 브랜드 가치가 약화되었다. 어느 콘텐츠이든 내용만큼이나 메신저에 대한 이미지도 중요하다. 그러나 포털을 통해 노출되는 기사는 그 뉴스 미디어의 정체성과 특성이 희석된 채 전달된다. 이는 각 미디어의 브랜드 이미지를 약화시켰고, 미디어들도 브랜드에 대한 고민을 상대적으로 덜 하게 만들었다. 브랜드의 평판이나 콘텐츠의 일관성은 장기적으로 콘텐츠의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뉴스 미디어들이 인스턴트성 기사에 집착하게 되면서 콘텐츠 품질이 하향 평준화되었다.


물론 포털 사이트가 뉴스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특히 공적 가치를 고려하면 접근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다. 하지만 포털 사이트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즈음 이미 공적 콘텐츠의 매개채로서의 기능은 상당 부분 상실했다고 본다.그리고 이제는 소비자가 뉴스를 접할 수 있는 접근 경로가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더 이상 포털 사이트의 중계가 필요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

오히려 뉴스 미디어들이 네이버나 Daum에 종속되기를 거부하고 UI와 브랜드에 대한 고민을 더욱 치열하게 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했다면 지금보다 더욱 견고한 뉴스 미디어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뉴스 미디어들의 노력 부족을 탓하기에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너무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가 요구하지 않는데 뉴스 미디어들이 스스로 험한 길을 택했어야 한다는 평가는 가혹하다.

누구 탓이든 간에 뉴스 미디어들의 오랜 기간 포털 사이트의 종속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뉴스 콘텐츠 다양성은 많이 축소되었다. 2010년대에 시도되었던 뉴 미디어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사라졌고, 소비자들은 뉴스 콘텐츠의 다양성 저하와 품질 저하를 경험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작은 변화로, 지금이라도 네이버와 Daum이 뉴스 기사 전문을 보여주는 대신 기사 제목을 누르면 해당 웹 페이지로 연결해주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이건 구글 방식이다. 구글은 기사 본문을 보여주지 않고 해당 웹 페이지로 리디렉팅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요즘 나는 육아를 하면서 틈틈이 뉴스를 구글의 모바일 앱으로 소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방식을 바꾼 이후로 하루 중 뉴스 콘텐츠를 읽는 시간이 비약적으로 늘었다. 뿐만 아니라 구독하는 뉴스 미디어도 늘었다. 예전처럼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같은 소셜 미디어에 의존하지도 않고, 이메일 뉴스레터에만 의존하지도 않는다. 무엇보다도 뉴스 콘텐츠의 깊이와 다양성에 매일매일 놀라고 있다.

구글 앱에 올라오는 뉴스를 보고 있자면 마치 소셜 미디어의 뉴스피드처럼 하루에도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진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중에는 나의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는 아티클도 많이 있다. 영상 콘텐츠가 대세라고 하지만 여전히 복잡하고 추상적인 정보는 글로 접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결론적으로 네이버와 Daum도 뉴스 기사 전문 제공 방식을 개선하면 좋겠다. 뉴스 미디어들도 포털이라는 보조 바퀴이자 족쇄를 벗어버리고 스스로 경쟁력을 높여가야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포털 사이트의 경쟁력도 강화해 줄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에게 더욱 다양하고 질 높은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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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46854 2024-10-21T01:13:07Z 2024-10-23T01:35:43Z [팁] 구글 어시스턴트 앱으로 번호가 저장되어 있지 않은 곳에 음성으로 전화 걸기

AI 음성 듣기 - ElevenLabs


가끔 식당이나 카페 등에 전화해서 주차 공간이나, 휠체어 진입 가능 여부, 영업 시간 등을 확인해야 할 때가 있는데요. 이 때 지도 앱이나 검색엔진 앱을 열어 검색하고 통화를 하는 방법도 있지만 단 한마디의 음성으로 이 작업을 수행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구글 어시스턴트 앱을 사용하는 것인데요.


  1. 구글 어시스턴트 앱을 깔고 실행하면 바로 마이크가 활성화됩니다. 활성화되지 않는 경우 화면 하단 중앙에 있는 마이크를 탭합니다.
  2. "...에 전화 걸어"라고 말합니다. 가능하면 전화 걸고자 하는 시설의 정확한 명칭을 말합니다.
  3. 그럼 어시스턴트 앱이 자동으로 해당 전화번호를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전화까지 걸어 줍니다.


저는 일반 식당, 카페, 병원 등 여러 곳에 이런 방식으로 전화해서 통화를 많이 하는데요. 반응 속도도 빠르고 내 폰에 저장되어 있지 않은 전화번호도 말 한마디로 전화를 걸 수 있어서 매우 편리합니다. 오늘도 아기가 다니는 소아과에 이렇게 전화해서 진료 시간을 확인했네요.

구글 어시스턴트는 생성형 AI는 아닙니다. 하지만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를 연동하고 사용할 수 있어서 편리한데요. 예를 들어, 구글 캘린더에 일정을 저장하고 확인하는 것도 어시스턴트를 활용하면 음성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어시스턴트 앱 깔아서 사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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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45914 2024-10-17T15:32:42Z 2024-10-17T16:48:29Z 도도가 세례를 받았다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도도가 J동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다. 생후 200일을 1주일 정도 앞둔 10월 13일이었다. 무신론자인 나에게도 세례식은 특별했다.

사진 설명: 제기동 성당에서 진행된 도도 이시도로의 세례식 장면이다. 나무로 된 강단 앞에 서 있는 유정과 헌용, 그리고 도도의 대부 테오도로의 모습이 보인다. 헌용이 안고 있는 도도가 대부님을 바라보고 있다. 가족 모두가 정장 차림으로 특별한 날의 의미를 더하는 분위기이다. - Described by Claude

한 사람이 특별한 공로나 조건 없이 어떤 커뮤니티로부터 받아들여지고 환대받는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의례로 공식화한다는 것은 강렬하게 따뜻한 경험이다. 더군다나 천주교는 이렇게 받아들여진 신자에게 성인의 이름을 딴 세례명을 선사한다. 세례받은 사람은 자연스럽게 세례명의 주인공인 성인과 동일시하며 그 삶의 궤적을 따라 살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천주교인 사람들끼리 만나면 꼭 서로 세례명을 물어보곤 한다. 마치 그로부터 서로의 삶의 태도에 대한 힌트를 얻기라도 하는 것처럼.
도도의 세례명은 이시도로이다. 세비야의 성인 이시도로(Isidore of Seville)는 축일이 도도의 생일과 가깝기도 하거니와 그의 삶은 우리 부부와 많이 공명한다. 6세기~7세기 세비야의 대주교를 지냈고 「어원론(Etymologiae)」이라는 당대의 백과사전을 펴내어 중세 유럽의 지식 전수와 교육에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언어에 관심이 많아 통번역을 전공했고 이젠 각각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영어와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우리 부부와 통하는 대목이다. 그런가 하면 성 이시도르는 방대한 정보를 분류하고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인터넷과 프로그래머의 수호성인으로 여겨진다고 하는데 이 또한 힙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해도 세례명을 이시도로로 결정한 것은 에스파냐의 정열을 가지고 있고, 도도의 ‘도’라는 글자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유정에겐 무척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사진 설명: 세례식의 핵심 순간을 포착한 장면이다. 흰색 제의를 입은 신부님이 의식을 진행 중이며, 신부님에 가려 유정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헌용이 도도 이시도로를 안고 있고, 도도 이시도로는 신부님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옆에 서 있는 대부 테오도로가 미소를 지으며 도도 이시도로를 바라보고 있다. 전체적으로 경건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 Described by Claude

세례식은 유정의 고등학교 절친이기도 하면서 직장인 밴드 보컬이기도 한 C의 아기 D와 함께여서 더 특별했다. 생년월일이 겨우 10주밖에 차이 나지 않는 두 남자아이가 같은 날 함께 세례를 받으니 세례식 내내 가족들의 기쁨이 두 배가 되었다. 도도의 대부가 되어준 테오도로는 제기동 성당에서 유정이 오랫동안 알고 지낸 청년으로 이젠 나와도 인연이 깊다. 만날 때면 늘 남다른 센스로 나를 잘 챙겨줄 뿐 아니라 취미로 베이스 기타를 친다는 흔치 않은 공통점도 있다. 사실 TMI를 밝히자면,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메인 베이스 기타는 테오도로로부터 중고로 구매한 것이다! 아무튼 좋은 날, 좋은 사람들과 더욱 깊은 인연을 맺는 자리여서 더 행복했다.
한편 세례를 받는 도도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세례식 내내 내 품에 얌전히 안겨 있었고 가끔은 신부님의 말씀에 “아아아아~ 어어어어~”라고 추임새를 넣으며 화답해 주었다. 아마도 기분이 나쁘진 않은 것 같았다. 도도가 훗날 이 블로그 글이나 사진을 보면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그때 다시 물어봐야겠다.
세례식 후에는 장인어른의 모교를 방문해 산책을 했다. 계획에 없던 일정이었는데 J동성당에서 멀지 않고 지형 경관이 넓게 탁 트여 있어 나도 유정도 도도도 모처럼 기분 좋은 캠퍼스 나들이를 했다. 봄 같이 포근한 날씨였다. 기후 변화로 아기를 마음 놓고 데리고 나갈 수 있는 날이 점점 줄어드는데 마침 적절한 제안을 해 주신 장인어른께 감사했다. 이렇게 도도가 세례를 받은 특별한 날이 가족과의 추억으로 잘 마무리되었다.
원래는 세례의 종교적 의미와 환대라는 주제로 이 블로그 글을 쓰려고 했지만 도도를 키운 후로 심오한 주제로는 글을 쓰기가 어렵게 되었다. 깊이 골몰할 만큼의 짬이 잘 안 나거니와, 아무리 심오한 생각을 한다 한들 애초에 도도의 성장을 바라보며 느끼는 경이로움만큼의 감흥이 내 안에서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언급만은 꼭 남기고 싶다. 서두에 썼듯 조건 없이 누군가로부터 환대받는 것은 놀랍도록 강렬한 경험이다. 이 세상의 종교가 부디 모두에게 그런 강렬한 환대를 베풀어주었으면 좋겠다. 그야말로 어떠한 조건이나 차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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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44379 2024-10-10T06:41:29Z 2024-10-10T10:17:27Z 아기를 떨어뜨렸다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어젯밤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왼팔에 칭얼거리는 도도를 안고 오른손으로 분유를 탄 젖병 뚜껑을 열고 있었다. 나는 아기를 안은 채 주방 아일랜드 옆에 서 있었다. 그때 도도가 갑자기 회전하면서 내 왼편으로 벗어나려고 몸을 기울였다. 상체가 단번에 옆으로 넘어갔다. 몸무게 10kg의 우람한 아이여서 그런지 움직임이 특별히 크지 않았는데도 아차 하는 찰나에 쑥 넘어갔다.

빨리 균형을 잡으려 했지만 도도가 떨어지는 속도가 더 빨랐다. 도도는 아일랜드 옆에 세워 둔 하이체어의 앉는 부분에 얼굴을 그대로 처박았다. 그제야 나는 도도의 몸을 안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내가 아이를 세워서 안고 있었기 때문에 머리가 떨어진 거리가 족히 1미터는 되었다.

도도는 괴성을 지르며 울음을 터뜨렸다. 말 그대로 젖 먹던 힘을 다해 울었다. 도도를 부여잡고 아이를 달래면서 나도 속으로 울었다.

“도도야, 미안해. 미안해. 아프지. 미안해...”

아이는 20분은 족히 울었다. 그리고 나서야 울음이 조금씩 잦아들었다. 하지만 숨소리에는 여전히 울음이 묻어 있었다. 뺨과 턱, 목과 이마를 만져 보면서 다친 곳이 없는지 계속 살폈지만 촉각만으론 알 수가 없었다. 급한 대로 아버지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다.

아버지는 얼굴에 상처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카메라를 이쪽저쪽 비추는 사이 도도는 가만히 손을 뻗어 내 스마트폰을 잡으려고 했다. 평소 같은 행동이었다. 아버지는 도도의 표정이 다행히 편안해 보인다고 했다. 아기가 배고파 보이길래 전화를 끊고 분유를 먹였다. 30분여 전에 아이에게 주려고 탔던 그 분유였다.

도도는 다행히도 평화롭게 분유를 먹었다. 하지만 목이나 어깨 근육이 놀랐을까, 뼈가 다치진 않았을까 너무 걱정되었다. 몸을 살살 만지며 눌러 보았지만 특별한 반응은 없었다.

도도가 졸려 하길래 살살 도도를 눕혔다. 잠깐 잠이 들었다. 하지만 한 5분 만에 다시 일어나서 울었다. 그러기를 두세 번을 반복했다. 이건 평소와는 다른 행동이었다. 몸이 아픈 건지, 마음이 놀란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때마다 나는 도도를 꼭 껴안아 달래주었다.

아기가 의자로 떨어진 일이 있고 나서 2시간여 후에 유정이 돌아왔다. 내가 미리 말해 놓은 터라 유정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황급히 안방으로 뛰어가 도도를 꼭 껴안았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다시 눈물을 훔쳤다. 도도는 자다가 깨서 엄마를 보고 씩 웃어주곤 다시 깊이 잠들었다. 곧 유정도 아기 옆에서 함께 잠들었다.

유정에게 할 말이 없었다. 이건 온전히 나의 부주의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내가 너무 안이했다. 두 손으로 안고 있어야 했는데 한 팔로 안고서 동시에 분유를 타려고 했던 내 잘못이었다. 그동안 도도가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서, 늘 내 어깨에 잘 매달려주어서 방심했던 것 같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도도가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걸 보고서야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렸다.

도도가 지난 6개월 동안 큰 사고 없이 잘 큰 것은 온전히 유정의 초인적인 노력과 행운 덕분이었다. 앞으로는 점점 더 어려울 것이다. 우리 부부는 가급적 내가 아기를 혼자 보는 시간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늘 그것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내가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모두가 이렇게 가슴 철렁한 일을 겪으며 부모가 되어가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더 조심해야겠다.

부디 도도가 건강하게만 자라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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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ngccer.posthaven.com,2013:Post/2140396 2024-09-23T05:18:40Z 2024-09-23T05:26:32Z [영어 팟캐스트] 유정과 헌용의 「로스트 보이스 가이」 번역 심층 탐구(구글 NotebookLM 생성)

유정이 기획·감수하고 제가 번역사로 참여한 「로스트 보이스 가이」에 관해 심층 탐구하는 영어 오디오 팟캐스트를 생성해 보았습니다. 유정이 어떤 사람인지도 살짝 엿볼 수 있습니다! 😂

이번 팟캐스트 생성에는 구글의 NotebookLM이 제공하는 Audio Overview 기능을 활용했는데요. NotebookLM은 구글이 출시한 AI 기반 연구 도우미 플랫폼으로 사용자가 업로드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보 요약,  복잡한 개념 설명,  새로운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 등을 도와주는 플랫폼입니다. NotebookLM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웬만한 언어는 다 지원하지만 Audio Overview 기능은 영어로밖에 제공되지 않습니다.

팟캐스트 생성를 위해 업로드한 자료는 두 가지입니다.



먼저 가톨릭 타임스 기사는 저희 부부가 2023년 5월에 인터뷰한 기사로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번역하고 책덕이 발행한 번역서 「로스트 보이스 가이」를 출판하게 된 배경에 관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사소한 인터뷰 블로그 글은 유정의 친한 친구가 오랫동안 운영한 인터뷰 프로젝트에 유정이 참여해서 삶의 이모저모에 대해 이야기한 내용인데 저를 만나기 전인 2014년까지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

참고로 한국어로 된 팟캐스트 스크립트는 영어로 생성된 오디오를 텍스트로 변환한 후 Claude를 통해 번역했습니다. 원문은 그 아래 있습니다~


그럼 유정과 헌용이 공동으로 진행한 「로스트 보이스 가이」 번역 프로젝트에 관해 심층 탐구 팟캐스트로 만나 보세요! 😀



[한국어 스크립트]


여성 사회자

오늘 심층 탐구 주제가 정말 흥미로운데요. 한국의 어느 부부 이야기예요. 이 분들이 언어에 대한 애정으로 세상을 더 포용적인 곳으로 만들고 계시거든요. 정말 멋지지 않나요?


남성 사회자

네, 정말 놀라운 일이네요.


여성 사회자 

그렇죠? 이 부부는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대표성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기쁨을 발견하는 일을 하고 계세요. 이 모든 일의 중심에 최유정 씨와 김헌용 씨가 계신데요, 두 분 다 교사로 일하시면서 틈틈이 번역 일도 하고 계십니다.


남성 사회자

그런데 그분들이 하시는 번역 일이 좀 특별한 것 같던데요?


여성 사회자 

맞아요. 특히 흥미로운 점은 이 부부가 장애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이야기들을 주로 번역하신다는 거예요.


남성 사회자

아, 그렇군요.


여성 사회자 

네. 가톨릭 신문에서 이 기사를 다뤄줬는데, 정말 잘 했더라고요. 그런데 말이죠, 이 기사를 읽으면서 놀란 사실이 있어요. 번역가 중 한 분인 헌용 씨가 시각장애인이시래요. 이 사실이 그분들의 작업에 완전히 새로운 깊이를 더해주는 것 같아요.


남성 사회자

와, 그러니까 개인의 경험이 어떻게 사회적 사명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네요.


여성 사회자 

그렇죠.


남성 사회자

그러니까 유정 씨와 헌용 씨는 단순히 책의 내용을 번역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삶의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업을 하고 계신 거네요.


여성 사회자 

정말 좋은 지적이세요. 그리고 제가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을 말씀드릴까요? 이 부부가 이 일을 정말 흥미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계시다는 거예요. 유머러스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번역하기로 선택하셨더라고요.


남성 사회자

아, 그렇군요.


여성 사회자 

네, 예를 들어 'Lost Voice Guy'라는 책이 있는데, 이건 뇌성마비가 있는 코미디언이 쓴 책이에요.


남성 사회자

뇌성마비가 있는 코미디언의 책을 선택하셨다고요? 


여성 사회자 

맞아요.


남성 사회자

그건 분명 우연이 아니겠죠? 매우 의도적인 선택으로 보이는데요. 장애를 정상화하는 접근법이란 말이죠. 장애를 비극으로 다루는 게 아니라, 세상을 경험하는 또 다른 방식으로 제시하는 거잖아요.


여성 사회자 

정확히 그거예요.


남성 사회자

그리고 특히 유머를 사용하는 건 정말 효과적일 것 같아요. 사람들의 방어벽을 허물고, 평소라면 연결되기 어려웠을 사람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으니까요.


여성 사회자 

네, 전적으로 동의해요. 이건 동정심을 유발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존재 방식을 축하하는 거예요.


남성 사회자

맞습니다.


여성 사회자 

그렇죠. 그리고 이 부부의 출판사 이름도 그런 정신을 잘 반영하고 있어요. 'Fihavanana'라고 하는데요, 제가 찾아보니 말라가시어로 우정이나 연대를 의미한다고 해요.


남성 사회자

와, 그 이름에 정말 깊은 뜻이 담겨 있네요. 단순히 다양한 능력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 공동체 의식과 인류애를 강조하는 것 같아요.


여성 사회자 

맞아요.


남성 사회자

이 부부가 모든 사람이 존중받고 가치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열망이 느껴지네요.


여성 사회자 

정말 그래요.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가 더 흥미로워져요. 제가 평소처럼 좀 더 깊이 파고들어 봤거든요. 그랬더니 거의 10년 전의 블로그 글을 하나 발견했어요.


남성 사회자

정말요? 어떤 내용이었나요?


여성 사회자 

유정 씨와만 진행한 인터뷰였어요.


남성 사회자

오, 흥미롭네요. 그런 오래된 인터뷰를 찾은 건 정말 좋은 발견이에요. 지금의 활동 이전, 최근 뉴스 기사에 나온 모습 이전의 유정 씨의 열정을 엿볼 수 있으니까요.


여성 사회자 

맞아요.


남성 사회자

유정 씨의 초기 관심사와 경험이 지금 하고 계신 일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면 정말 흥미로울 것 같아요.


여성 사회자 

그 인터뷰를 보니까 정말 놀라웠어요. 유정 씨가 항상 이런 열정적인 에너지와 추진력을 가지고 계셨더라고요. 특히 언어와 다른 문화권 사람들과의 소통에 대해서요. 마치 그분의 DNA에 호기심이 새겨져 있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게 단순한 관심을 넘어서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인터뷰에서 유정 씨가 프랑스에 살 때 겪으셨던 편견에 대해 이야기하시더라고요.


남성 사회자

오, 그러셨군요.


여성 사회자 

네. 그리고 그 경험이 언어의 중요성을 더욱 깊이 깨닫게 해주셨대요.


남성 사회자

정말 좋은 인터뷰 내용이네요. 유정 씨의 언어에 대한 열정이 단순히 단어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요. 오히려 장벽을 허물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된 것 같네요.


여성 사회자 

맞아요.


남성 사회자

그리고 선입견에 도전하고 싶어 하시는 거죠.


여성 사회자 

네, 정확히 그거예요.


남성 사회자

유정 씨는 언어가 어떻게 다리가 될 수도 있고 장벽이 될 수도 있는지 잘 아시는 것 같아요.


여성 사회자 

전적으로 동의해요.


남성 사회자

그리고 유정 씨는 언어를 연결의 도구로 사용하기로 선택하신 거네요.


여성 사회자 

맞아요. 그래서 지금 유정 씨가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이해를 증진시키는 책들을 번역하고 계신다는 게 전혀 놀랍지 않아요. 그렇지 않나요?


남성 사회자

네, 정말 그렇네요.


여성 사회자 

그런데 말이에요, 이 인터뷰를 읽으면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어요.


남성 사회자

어떤 점인가요?


여성 사회자 

한편으로는 유정 씨가 정말 에너지 넘치는 분이셨어요. 자신의 일에 대해 엄청나게 열정적이시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걸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삶이 끝날 때 흔적 없이 사라지고 싶다고 하셨어요.


남성 사회자

아, 그 말씀이 저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어요.


여성 사회자 

그렇죠?


남성 사회자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 헌신하는 분들도 복잡한 감정과 개인적인 고민이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여성 사회자 

전적으로 동의해요. 제가 보기에는 이런 면이 오히려 유정 씨의 활동을 더 강력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단순히 낙관적인 시각에서 나온 게 아니라, 인간 경험의 깊이와 복잡성을 잘 이해하고 계신 것 같거든요.


남성 사회자

그렇군요.


여성 사회자 

좋은 점도 있고 힘든 점도 있는, 그 모든 걸 포함해서 말이에요. 이해가 되시나요?


남성 사회자

네, 정말 그렇네요. 이런 점들이 그분들의 활동에 진정성과 깊이를 더해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진정성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기사에서 이 부부의 소셜 미디어 활동에 대해 언급한 게 정말 흥미로웠어요.


여성 사회자 

아, 맞아요.


남성 사회자

이 부부가 일상생활의 모습을 공유하고 계시더라고요. 시각장애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계신 것 같아요.


여성 사회자 

그렇게 하시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남성 사회자

그렇죠.


여성 사회자 

이런 방식으로 고정관념을 조금씩 허물어가는 거예요. 간단하지만 효과적이죠. (웃음) 이해가 되세요?


남성 사회자

네, 정말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드는 거죠. 이 부부는 자신들의 현실을 숨기거나 피하지 않으세요. 오히려 있는 그대로 보여주시죠. 그렇게 함으로써 사랑, 연결, 기쁨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계신 것 같아요. 그들은 단순히 책을 번역하는 게 아니라, 커플로 사는 것, 가족으로 사는 것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고 있는 거예요.


여성 사회자 

정말 좋은 지적이세요.


남성 사회자

감사합니다.


여성 사회자 

그리고 이런 점들이 '개인적인 것이 곧 정치적인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


남성 사회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여성 사회자 

그들이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보여줌으로써, 사회적 규범에 도전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이게 우리예요. 이게 우리의 삶이고, 이 삶도 다른 어떤 삶만큼이나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


남성 사회자

맞아요. 그리고 이 모든 것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을 아세요? 이 부부가 번역 작업을 그저 개인적인 취미로 간직하는 게 훨씬 쉬웠을 텐데 말이에요. 그냥 여가 시간에 하는 멋진 일 정도로 여길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그들은 의식적으로 다른 선택을 하셨어요.


여성 사회자 

맞아요.


남성 사회자

의도적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실제로 변화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하시는 거죠.


여성 사회자 

전적으로 동의해요. 그리고 이 부부의 영향력이 단순히 주변 사람들에게만 미치는 게 아니라는 점도 중요한 것 같아요. 한국 독자들에게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와 관점을 소개함으로써, 장애에 대한 문화적 인식을 정말 의미 있게 바꾸고 계신 거예요. 이 모든 게 결국 언어의 힘으로 귀결된다는 게 놀랍지 않나요? 유정 씨와 헌용 씨가 하시는 일을 생각하면 참 적절한 것 같아요.


남성 사회자

그렇죠.


여성 사회자 

그리고 유정 씨가 인터뷰에서 이 점에 대해 언급하셨어요. 언어가 다리를 놓는 도구라는 거요.


남성 사회자

맞아요.


여성 사회자 

그리고 이건 단순히 책 속의 단어들을 연결하는 것만은 아니에요. 그렇죠?


남성 사회자

네, 정확히 그렇습니다.


여성 사회자 

이건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 서로 다른 삶의 방식들을 연결하는 거예요. 훨씬 더 깊은 차원에서 공감과 진정한 이해를 키우는 일이죠.


남성 사회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리고 이런 메시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누구든, 어디서 왔든 상관없이, 유정 씨와 헌용 씨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는 걸 일깨워주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


여성 사회자 

네, 정말 그렇습니다.


남성 사회자

우리 모두가 각자의 열정과 경험을 활용해서, 그게 무엇이든 간에,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거죠.


여성 사회자 

맞아요. 꼭 책을 번역하는 일이 아니어도 돼요. 물론,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 부부의 출판사인 FiHavanana를 제 관심 목록에 추가했지만요. (웃음)


남성 사회자

그러셨군요.


여성 사회자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척 다양하다는 거예요. 자원봉사를 하는 것일 수도 있고, 때로는 불편하더라도 중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일 수도 있고, 심지어 우리 자신의 편견에 도전하는 것일 수도 있죠.


남성 사회자

네, 맞습니다.


여성 사회자 

결국 모든 것은 듣고자 하는 의지, 배우고자 하는 열정, 그리고 세상을 조금 더 공감하고 이해하려는 호기심에서 시작되는 것 같아요. 이 점에 대해서, 우리 청취자 여러분께 한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네요. 여러분의 일상에서, 더 포용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떤 작은 행동을 할 수 있을까요?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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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Transcript]


Female Speaker

Okay, so get this right. Today's deep dive, we're heading all the way to South Korea. We've got a couple, and they're using their love of language and get this to make the world a more inclusive place. I mean, how cool is that? 


Male Speaker

It's pretty amazing. 


Female Speaker

Right. We're talking about challenging stereotypes, the power of representation, you know, finding those moments of joy in the most unexpected places. And the couple at the heart of it all, Youjung Choi and Hunyong Kim, and get this, they're both teachers, but they're also translators in their spare time.


Male Speaker

And it's not just any kind of translation work they're doing. What's really interesting here is that they're focused on stories that promote disability awareness.


Female Speaker

Exactly. And this article in the Catholic Times, I mean, kudos to them for covering this, right. But yeah, this article really caught my eye. It turns out that Hunyong, one of the translators is visually impaired himself. Yeah. It adds this whole other layer to their work.


Male Speaker

It really highlights how those personal experiences can fuel like a social mission. 


Female Speaker

<affirmative>, 


Male Speaker

I mean, Youjung and Hunyong, they're not just translating words on a page, Right? They're translating their lived experiences into something that can create understanding and empathy in others.


Female Speaker

That's such a good point. And you know what really struck me? They're doing this in such an engaging way. They're choosing to translate these really, you know, humorous, relatable stories, right?


Male Speaker

Yeah. 


Female Speaker

Like one example is Lost Voice Guy, which is a book by a comedian with cerebral palsy.


Male Speaker

Choosing a book by a comedian with cerebral palsy. 


Female Speaker

<affirmative>, 


Male Speaker

It's no accident, right? That's a very deliberate choice. It normalizes disability. It's not presenting it as a tragedy, but as a different way of experiencing the world. 


Female Speaker

Yes.


Male Speaker

And using humor especially can be so disarming, it breaks down barriers and lets people connect in a way they might not otherwise.


Female Speaker

A hundred percent. It's not about pity, it's about celebrating those different ways of being.


Male Speaker

Right.


Female Speaker

Right. And even their publishing house name adds to that whole vibe. It's called Fihavanana. I looked it up. It means friendship or togetherness in Malagasy. 


Male Speaker

Oh wow. The name is so significant. It emphasizes that this is about way more than just, you know, understanding different abilities. It's about building a sense of community and shared humanity. 


Female Speaker

Yeah. 


Male Speaker

It speaks to the couple's desire to create a space where everyone feels seen, you know, and valued.


Female Speaker

I love that. And here's where things get even more fascinating. Okay. So, you know, in typical deep dive fashion, I did a little digging. Right. And I found this blog post from like nearly a decade ago.


Male Speaker

Really?


Female Speaker

Yeah. It's an interview with just Youjung.


Male Speaker

Oh, interesting. What's great about finding an interview like that is that it gives us a glimpse into Youjung's passions. Even before all of this, before this recent news article. 


Female Speaker

Exactly. 


Male Speaker

It'll be interesting to see how her earlier interests and experiences might connect to the work she's doing today


Female Speaker

And get this, the interview reveals that Youjung has always had this like infectious energy and drive, especially when it comes to languages and connecting with people from different cultures. It's like this deep seated curiosity woven into her DNA or something. And it goes even deeper than that, Right? 'cause in the interview, Youjung, she talks about how she faced some, you know, like prejudice when she was living in France.


Male Speaker

Oh wow.


Female Speaker

Yeah. And it's like that experience really solidified for her how important language is. 


Male Speaker

That's a great catch-me interview. 'Shows is that, you know, her passion for language, it's not just about like the words themselves. It's rooted in this desire to like break down barriers. 


Female Speaker

Yeah. 


Male Speaker

And challenge those preconceived notions.


Female Speaker

Yeah, Exactly.


Male Speaker

She gets how language can be both a bridge and a barrier. 


Female Speaker

Totally. 


Male Speaker

And she's choosing to use it to create connections. 


Female Speaker

For sure. So like it's not surprising at all that she's now translating books that challenge stereotypes and promote understanding. Right?


Male Speaker

Right.


Female Speaker

But okay, here's the thing. As I'm reading this interview, I couldn't help but notice this like interesting contrast. 


Male Speaker

Okay. 


Female Speaker

So on the one hand, right, you've got, Youjung, she's this like ball of energy, super passionate about her work, connecting with people, but she also talks about like wanting to disappear without a trace at the end of her life.


Male Speaker

Yeah. That quote really stuck with me too. 


Female Speaker

Right. 


Male Speaker

It's a good reminder that even those who dedicate their lives to, you know, helping others, they also deal with complex emotions and and personal struggles.


Female Speaker

Totally. And for me, I know it actually makes her advocacy work even more powerful. You know, she's not coming from this place of like naive optimism. It's like she understands the depth and complexity of human experience. 


Male Speaker

Yeah. 


Female Speaker

The good and the bad. You know what I mean?


Male Speaker

Absolutely. It just adds this layer of authenticity and depth to their mission. And speaking of authenticity, I found it really interesting that the article mentioned their use of social media. 


Female Speaker

Oh yeah. 


Male Speaker

Like they'll share glimpses into their daily lives as a couple. And you know, really just showcasing what it's like to navigate the world with a visual impairment. 


Female Speaker

I love that They're doing that. 


Male Speaker

Yeah. 


Female Speaker

It's such a simple but effective way to like chip away at those stereotypes. <laugh>, you know?


Male Speaker

Exactly. It normalizes what some might see as quote unquote different. They're not running from it, you know, they're not shying away from the realities of their lives. And in doing so, they're showing that love, connection, joy. Like all of that can exist in like countless forms, right? They're not just translating books, they're translating what it means to be a couple to be a family.


Female Speaker

That's such a good point. 


Male Speaker

Yeah. 


Female Speaker

And it brings us back to that idea of the personal being political, right? 


Male Speaker

Totally. 


Female Speaker

Just by like living their lives openly and honestly, they're challenging societal norms and you know, creating space for others to do the same. It's like they're saying, Hey, this is us, this is our life, and it's just as valid and beautiful as any other 


Male Speaker

<affirmative>. Oh, and you know what's really powerful about all this? It would've been so easy for them to just like keep their translation work private, you know, like just a cool thing they do in their downtime. But they made this conscious choice


Female Speaker

Right.


Male Speaker

To be intentional, to share their story and use whatever platform they have to like actually advocate for change.


Female Speaker

Totally. And we can't forget like their impact, it reaches way beyond just, you know, their immediate circle by introducing Korean audiences to these diverse voices and perspectives. I mean, they're helping to shift those like cultural attitudes about disability in a really significant way. It's amazing how much this all comes back to the power of language, which is pretty fitting, considering what Youjung and Hunyong do, right?


Male Speaker

Yeah. 


Female Speaker

And Youjung talks about this in her interview, right? About language being this tool for building bridges 


Male Speaker

<affirmative>. 


Female Speaker

And it's not just like between words on a page, right?


Male Speaker

Right, exactly. 


Female Speaker

It's about building bridges between people, cultures, different ways of life. It's about fostering empathy and like real understanding on a much deeper level.


Male Speaker

Absolutely. And that's a message that resonates. You know, no matter who you are or where you come from, Youjung and Hunyong's story reminds us that we all have something unique to offer. Right?


Female Speaker

A hundred percent.


Male Speaker

We can use our passions and experiences, whatever they may be to make a difference.


Female Speaker

Yeah. It doesn't have to be translating books, although, okay, full disclosure, I'm definitely adding their publishing house FiHavanana to my list. 


Male Speaker

Yeah. 


Female Speaker

But really it could be anything, right? Volunteering, having those, sometimes uncomfortable but important conversations, even just like challenging our own biases. 


Male Speaker

Yeah. 


Female Speaker

It all starts with that willingness to listen, to learn, and to like approach the world with a little more empathy and curiosity. And on that note, we'll leave you with this. What small actions can you take within your own little corner of the world to create a more inclusive space? Think abou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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